조언보다 귀한 선물, '기다림'

인생수업

by 안상현

사랑하는 딸아,

아빠는 요즘 너를 보며 매일매일 새로운 것을 배운단다. 그중 가장 어려운 공부는 바로 '입을 닫는 공부'야. 사람은 누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시행착오를 겪는 걸 보면 마음이 조급해진단다. 아빠는 이미 가본 길이니까, "거긴 돌부리가 있어", "이쪽으로 가는 게 더 빨라"라고 한마디 해주고 싶은 유혹에 늘 시달리지. 하지만 아빠는 이제 알아. 아빠의 조언은 너의 지도가 될 수 없다는 걸 말이야.


1. 조언은 '답'을 주지만, 경험은 '근육'을 만든단다.

아빠가 답을 가르쳐주면 너는 그 문제를 빨리 풀 순 있겠지만, 다음번에 비슷한 문제를 만났을 때 스스로 해결할 힘은 기르지 못해. 네가 스스로 돌부리에 걸려보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매보기도 해야 너만의 '인생 근육'이 생긴단다.


2. 모든 꽃은 피는 계절이 다르단다.

아빠의 시간표와 네 시간표는 같을 수 없어. 아빠 눈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처럼 보여도, 너에겐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마음의 계절이 오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아빠가 할 일은 조언이라는 채찍질을 하는 게 아니라, 네가 꽃피울 계절이 올 때까지 따뜻한 햇볕이 되어 기다려 주는 거란다.


3. 믿음은 말이 아니라 '기다림'으로 증명된단다.

"내가 다 해봤는데 말이야..."로 시작하는 조언 뒤에는 사실 "나는 너를 못 믿겠어"라는 불안함이 숨어 있곤 해. 상대를 믿는 사람은 그가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을 때까지 묵묵히 곁을 지켜준단다. 딸아, 아빠는 네 인생의 '가이드'가 되기보다, 네가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베이스캠프'가 되고 싶구나. 네가 스스로 길을 찾고 "아빠, 내가 해냈어요!"라고 웃으며 돌아올 그날까지, 아빠는 기꺼이 침묵하며 너를 기다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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