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임 첫날술취한 학생을 만난 교장선생님

나다움레터

by 안상현

지금 여기 교장 왔을 때 첫날, 술취한 애를 만났다.술에 취해서 복도에서 비틀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교장: "너 뭐야?"

학생: "입학생이에요."


그 아이를 데려다놓고 앉아서 물 먹여가면서 이야기했다. 밤새 남의 집 식당가서 갈비 자르는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했다. 집안 사정이 안좋아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일하는 동안 손님들이 따라준거 먹고 취한 것이다. 그 아이 입장에서는 집에 가서 자야되는데 정말 참고 학교에 온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의 행동만 보면 그냥 술 취한 애다. 학생도 아닌 것이다.


그런데 잠깐만 앉아서 물한잔 주고 얘기 듣는 순간에 다른 애가 된다. 소년 가장이다. 가정에 효도하는 아이. 집에 가서 자야 되는데 졸음을 참고 학교 온 아이가 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읽은 글인데요. 생각이 많아지는군요. 보통은 행동만으로 상대를 평가합니다. 그래서 내면을 보기가 어렵죠.


아무래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상대를 공감하고 이해하기 보다 보여지는 대로 즉각 판단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는 급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죠.


'누군가를 이해하려면 그의 신발을 2주간 신어보아라.'라는 속담이 있듯,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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