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 중에 가장 움직임이 많은 부위는 어느 곳일까요? 아마 손가락이 아닐까 싶은데요. 밥을 먹거나 글씨를 쓸 때와 같이 직접적인 손가락 움직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물건을 옮기고 전등이나 TV 전원을 켜는 것처럼 의식하지 못한 체 손가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답니다.
이렇게 움직임이 가장 많은 부위다 보니 손가락의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겨 붓고 통증이 발생하는 손가락건초염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육아나 가사노동을 하는 주부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사용이 많아지면서 젊은 층에서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막에 생기는 염증
건초염이란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막이나 막의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인데요. 여기서 건초란 근육과 뼈를 연결하는 결합 조직인 건을 둘러싼 힘줄을 말합니다. 근육을 움직일 때마다 건이 건초 안을 왔다 갔다 하며 움직임이 이루어지는데요. 여기에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위해 윤활액의 역할을 하는 활액이 들어 있어요. 따라서 근육이나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건초 또는 활액에 염증이 발생하는 건초염이 생긴답니다.
건초염은 어깨, 무릎 등 관절 움직임이 많은 모든 신체기관에서 발생이 가능하지만 주로 손가락이나 손목에 가장 많이 발생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건초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6년에 151만 5000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160만 3000명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습니다.
전 의료진이 수부 스포츠 메이져 대학병원 전임의 출신으로 손과 관련된 질환을 진료하는 에이스병원의 수부클리닉 오진철 원장님은 “손가락건초염은 오랜 시간 손가락을 과사용하면 발생률이 높아지며 여성의 경우 50대 전후로 폐경에 따른 전체적인 호르몬 변화로 인해 발생 위험이 높아져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하십니다.
손가락통증으로 물건을 쥐는 것도 힘들어요
손가락건초염은 손가락 근육이나 관절을 과다하게 사용해 건초가 미세하게 파열되거나 포도상구균이나 결핵균에 감염되어 발생되는데요. 이외에도 통풍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이 발생한 후에 나타나는 만성 건초염도 있답니다.
손가락건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염증 부위의 통증과 부종인데요. 관절 운동의 장애와 근력 약화로 인해 손가락에 힘을 주거나 물건을 쥐어야 하는 경우 통증이 느껴져 젓가락이나 볼펜과 같은 것조차 집기 힘들어 일상생활을 수행하는 것이 힘들게 됩니다. 이런 건초염이 심해지면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지면서 방아쇠수지증후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답니다.
키보드를 매일 사용해야 하는 직장인이나 악기를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와 같은 연주자, 헤어디자이너, 요리사, 핸드폰 사용이 많은 경우에 발생할 확률이 높지요. 젊은 연령대보다는 중·노년층에게 발생률이 높은 편입니다.
젊은 층은 신진대사가 활발해 염증이 생겨도 금세 가라앉지만 중노년층은 노화로 인해 회복 속도가 늦으며 염증이 축적되기 때문이에요. 덧붙여 골프와 테니스와 같이 손가락 사용이 많은 운동을 무리해서 하거나 갑자기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경우에 손가락건초염 발생 위험이 높아진답니다.
.
다른 수부 질환과 혼동하기 쉬워요
손가락건초염은 손가락에 통증이 나타나는 손목터널증후군이나 관절염과 혼동되기 쉽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감각을 기능을 관장하는 정중신경이 눌려서 생기는 질환으로 손가락이 저리고 아픈 반면 손가락건초염은 손 저림 증세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 관절염은 하나 이상의 관절에 염증이 생기고 장시간 통증이 지속되며 양손에 증상이 같이 오는 경우가 많으나 손가락건초염은 하나의 손가락 마디가 아프면서 손가락이 뻣뻣해지는 경우가 더 많아요. 그러나 이런 차이는 일반인이 스스로 구분하기는 힘들지요.
손가락건초염은 전문의의 이학적 검사에 의한 진단과 함께 혈액 검사로 염증 반응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답니다. 보통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착용 등으로 통증이 개선되지만 효과가 없을 시에는 힘줄 덮개 막을 절개해 감압신경성형술을 시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감압 신경성형술이란 실시간 영상 촬영 하에 얇은 카테터를 삽입해 통증 유발 부위에 정확히 도달한 후에 미세 유착을 박리해 통증을 없애는 간단하고 효과적인 시술방법입니다”라고 오진철 원장님이 설명해 주시네요.
드꿰르베인병 VS 방아쇠수지증후군
손가락통증이 발생하면 두 가지 질환을 의심할 수 있는데요. 비슷한 듯한 두 질환은 증상이 다르답니다.
드꿰르베인병은 엄지손가락 주위 손목 통증으로 엄지손가락을 앞뒤로 움직일 때 사용되는 힘줄들이 지나가는 터널에 염증이 생겨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엄지를 벌리고 치켜드는 힘줄이 힘줄 덮개 막에 눌려 염증이 발생하는 것이지요.
반면 방아쇠수지증후군은 손가락에 주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인데요.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것을 관장하는 굴곡건에 염증이 생겨 손가락을 구부리고 펴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질환으로 이런 움직임을 주려고 할 때 마치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저항감을 느껴진다고 해서 방아쇠수지증후군이라고 불립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손가락이 아프거나 구부릴 수 없다면 어떨지 상상해 보셨나요?
손가락건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일상 중간중간에 손가락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답니다. 사소한 일이라 여기지 마시고 잠깐의 스트레칭으로 손가락 건강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