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이나 손가락이 저리면 어떤 질환을 의심하세요?
보통 손목터널증후군을 떠올리실 겁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컴퓨터와 휴대폰 사용을 비롯해 육아와 가사일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면서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만일 손목과 손가락뿐 아니라 팔꿈치까지 통증이 나타나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일 수 있어요.
팔꿈치터널증후군이 뭘까?
손목터널증후군은 들어봤는데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처음 들어보셨나요?
팔꿈치 관련 질환이라면 테니스와 골프 엘보만 들어본 탓에 새로운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을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팔 베개나 턱을 괴는 등 잘못된 생활 습관 그리고 팔꿈치에 가해진 외상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에이스병원 수부 클리닉 오진철 원장님은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손목터널증후군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말초신경압박증후군입니다. 팔에는 요골신경과 정중신경, 척골신경이라는 손가락 움직임에 관여하는 세 가지 신경이 지나는데 이 중 팔꿈치 안쪽의 작은 터널 부위를 지나는 척골신경이 압박을 받게 되어 통증이 발생하는 것을 팔꿈치터널증후군이라고 합니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PC 등의 사용이 많은 젊은 연령층에서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해주시네요.
“테니스엘보는 손목을 움직이는 힘줄의 문제로 상완골 외측상과에 붙는 힘줄에 미세한 손상들이 발생해 생긴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라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꿈치를 펴고 구부릴 때 척골신경을 눌러 팔꿈치 내 압력이 증가해 반복적인 염증이 생기며 통증을 일으킵니다”라고 테니스엘보의 차이를 알려주십니다.
잠깐, 혹시 팔꿈치터널증후군이 아닌 지 확인해보세요.
- 팔꿈치 안쪽이 아프고 저리거나 얼얼한 느낌이 든다.
- 약지와 새끼손가락에만 통증이 발생한다.
- 손가락의 근력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 팔꿈치를 굽히거나 사용할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 손가락 사이의 근육이 말라 살이 빠진 것처럼 보인다.
- 약지와 새끼손가락이 구부러진 채 잘 펴지지 않는 갈퀴손으로 변형이 된 것 같다.
만일 위 증상이 있다면 간단한 자가진단법인 ‘팔꿈치 과굴곡 검사’를 해보세요.
팔꿈치를 구부리고 두 주목을 귀 가까이에 댄 자세를 1분 정도 유지해 줍니다. 이때, 약지와 새끼손가락에 손 저림 증상이 발생하거나 심해지면 팔꿈치터널증후군일 수 있어 전문병원에서 X-ray, 전기근전도 검사 등으로 신경의 손상 부위와 정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가벼운 손 저림 증상에서 시작
팔꿈치터널증후군은 가벼운 손 저림 증상으로 시작합니다. 보통 손 저림이 나타나면 혈액순환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팔을 주무르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지요. 이렇게 통증 시그널을 그냥 넘기면 점차 팔꿈치터널증후군이 진행되어 약지와 새끼손가락에 찌릿찌릿 저린 통증이 나타나며 팔꿈치 안쪽 통증이 손 내측까지 이어지게 되지요. 이런 통증은 팔꿈치를 심하게 굽히거나 펴는 동작을 할 때와 굴곡 및 신전을 할 때 악화됩니다.
증상이 악화되면 손가락 변형이 나타나고 손의 근력과 악력이 저하되어 심한 경우 단추 채우기, 방문 열기와 같은 일상생활에도 불편함을 느낄 수 있어 약지와 새끼손가락, 그리고 팔꿈치 통증이 반복되어 나타난다면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받아야 합니다.
손과 팔 사용이 많은 가정주부에게도 많아요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손과 팔 사용이 많은 사람들에게 발병률이 높답니다. 테니스 선수와 골프 선수와 같은 운동선수, 요리사, 미용사, 하루 종일 컴퓨터로 업무를 보는 직장인, 그리고 청소와 요리 등 집안일이 많은 가정주부가 대표적이지요.
잠잘 때 스스로 팔베개를 하거나 턱을 괴는 습관을 가진 분들에게도 나타나는데요. 자신도 모르게 팔꿈치에 무리를 주는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팔꿈치터널증후군 VS 손목터널증후군
팔꿈치터널증후군은 팔꿈치에서 손목까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나는 반면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서 손가락까지 통증과 저림 증상이 나타납니다. 보다 명확한 차이는 통증이 나타나는 손가락인데요. 팔꿈치터널증후군은 약지와 새끼손가락에서 증상이 나타나지만 손목터널증후군은 엄지, 검지, 중지, 약지에서 통증이 나타납니다.
방치하면 수술까지 고려해야 해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팔꿈치터널증후군은 그냥 넘기기 쉬운 질환 중 하나입니다. 팔꿈치나 손가락이 저리면 다른 질환을 의심하거나 쉬면 낫는다고 생각하기 쉽지요.
중상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팔꿈치 사용을 자제하는 것과 같은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통증을 개선할 수 있어요. 추가로 약물치료, 주사치료,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병행하면 좀 더 빨리 좋아지지요.
그러나 이런 비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척골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제거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팔꿈치부터 새끼손가락으로 이어지는 통증이 나타난다면 절대 그냥 넘겨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