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에서 발은 중요하지만 허리와 목과 견주어 통증이 생기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발은 26개의 뼈, 38개의 근육, 125개의 인대 등 여러 기관들이 모여 발과 발목을 이루고 있답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은 조직들이 함께 작용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처럼 우리에게 이동의 자유를 주는 발과 발목은 신체의 무게를 견뎌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걷고, 뛰고, 서 있는 여러 동작을 수행하는 동안 우리 몸을 지탱하는 탓에 통증에도 잘 노출된답니다.
발과 발목에 생기는 통증은 발목 정렬이 틀어져 고관절과 무릎, 발목이 제 위치를 찾지 못해 생기기도 하지만 염증이나 골절이 생겨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중 복숭아뼈통증은 발목통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복숭아뼈통증, 그냥 넘기지 마세요.
대학생 A 군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 자신에게 복숭아뼈가 하나 더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아이스하키를 취미로 하며 일주일에도 3번 이상 발목을 꽉~ 조여주는 스케이트화를 신은 탓으로 생긴 굳은살이라고 생각하고 넘겼지요. 하지만 군입대를 위한 신체검사를 받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보면서 자신이 부주상골증후군임을 그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복숭아뼈통증을 경험한 환자들 중에는 A 군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러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복숭아뼈를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 부속기관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자주 반복되는 복숭아뼈통증을 그냥 두면 상황은 심각해지는 만큼 복숭아뼈에 통증, 발열, 부종 등의 이상 증상이 보이면 전문 병원에 내원해 원인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라고 에이스병원 족부센터 전문의 오진철 원장님이 당부하십니다.
그럼 복숭아뼈통증을 일으키는 질환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부주상골증후군
생소한 병명인 부주상골증후군은 액세서리처럼 있어도, 없어도 그만인 부주상골이 태어날 때 제대로 유합하지 않아 부수적으로 남아 있어 생기는 질환입니다. 주상골 옆에 있는 또 하나의 뼈로 복사뼈, 즉 복숭아뼈의 2c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육안으로 확인이 됩니다. 이런 부주상골은 평소에는 존재 자체를 생각하지 못하며 지내다가 성장기에 운동이나 외상을 입어 그때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요.
특별한 통증이 나타나지 않으면 그냥 무방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데요. 발의 아치를 유지하는 근육이 손상되고, 족저근막염과 발목 염좌를 유발해 자주 발목을 삐끗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발목 아치를 유지하는 근육이 손상되면서 점점 평발로 발을 변형시킨다는 것인데요. 평발이 되면 발에 가해지는 충격이 심해지며 오래 걷기도 힘든 것은 물론 서있는 자세에서도 허리에 많은 부담을 주어 통증을 발생시킨답니다.
그러나 한창 성장기에 나타나는 부주상골증후군은 성장통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은 만큼 부모님의 세심한 관찰이 중요합니다.
점액낭염
무릎에 물이 찼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으실 거예요. 이처럼 우리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주는 점액낭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 바로 점액낭염인데요. 복숭아뼈에도 점액낭염이 생긴답니다.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양반다리를 자주 하게 되는데요. 이때 바닥에 복숭아뼈가 마찰되거나 여러 힘으로 눌리면서 염증이 발생한답니다. 물론 지속적으로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점액낭이 닳아 염증이 생기기도 하지요.
복숭아뼈통증과 함께 부종과 발열 등이 보이면 점액낭염을 의심할 수 있는데요. 급성 감염성 점액낭염은 봉와직염이나 궤양 등의 피부질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피하윤활낭염
스케이트나 등산화 등에 의해 복숭아뼈가 압력을 오랜 시간에 걸쳐 받았을 때 발생하는 질환으로 통증이 없이 바깥쪽 복숭아뼈가 물렁물렁하게 붓습니다. 더불어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통증이 발생하거나 이물질이 흘러나오기도 하기 때문에 복숭아뼈에 무리를 주는 꽉 낀 신발을 신는 것에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힘줄염과 힘줄윤활막염
복숭아뼈의 앞쪽 통증은 대부분 관절이나 인대 병변, 스트레스성 골절일 경우가 많으며 뒤쪽 통증은 뒤정강근 힘줄이 병변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 많이 발생하며 관절염, 윤활낭염, 발목굴증후군이 동반되지요.
발목염좌
발목을 갑자기 돌리거나 농구와 축구 등 운동을 하며 점프를 하거나 달리기 등의 발목을 사용할 때 반복적으로 미세 외상이 발생하는 경우에 생기는 것입니다. 바깥쪽 복숭아뼈 바로 아래 부위를 누르면 아프고, 발목을 안쪽으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져요.
발목 관절염
무릎으로 대표되는 관절염은 발목에도 생기는데요. 다행히도 발목은 내측과 외측 양쪽으로 뼈가 지탱하고 있는 안정적인 구조라 무릎보다는 관절염 발생 빈도가 낮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로 인해 통증을 견디고 넘겼다가 증상이 악화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지요.
발목 관절염의 70% 정도는 발목 골절이나 염좌로 인해 발생하는데요. 골절과 염좌로 인해 발목의 안정성이 무너지면서 복숭아뼈 통증을 발생하게 됩니다.
오진철 원장님은 “복숭아뼈통증과 함께 시큰한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오래 걸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고 쉬면 덜해지는 경우, 주로 아침이나 밤에 통증이 집중되는 경우, 발목이나 복숭아뼈 주변에 붓기가 나타나면서 걷거나 뛰는 일상적인 생활이 힘들어지는 경우 발목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해주시네요.
복숭아뼈통증, 단순히 참고 넘기지 말고 발목건강을 위해 그냥 지나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