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가는 길에 쓴 시

손자가 쓰는 외할머니의 이별시

by 안시안


밤하늘 별빛 하나 보이지 않아 그러한지
오늘은 유난히도 시계초침소리가 크게 들리는구나

어렴풋이라도 기억나는 모든것들이
지금은 하나하나 너무나도 소중하다

오늘 밤, 이 어미는
너희 아비 옆으로 먼저 가려한다

귀하디 귀한 너희가 고생하는걸 보며
고맙지만서도 항상 미안한 마음이 더 컸단다

내 강아지들 참으로 욕봤다
너희 덕에 참으로 행복했다

이제 나는 비로소 흙이 되어
꽃같은 너희들의 자양분이 되련다

많이 울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정말 그리울테지만 떠나는 길엔 꼭 웃으며 보내다오

우리 인생이 얼마나 고되고 억척스러웠니
그러니 행복하게 마지막을 인사하자

누구보다 사랑했고 고마웠단다
나보다 더 많이 사랑받으며 살기를 기도한다


텅 비었던 병실이
보고싶던 사람들로 가득 채워졌구나
시계초침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는구나


떠나는 이 순간까지도 사랑한단다

우리 꼭 다시 만나자


그때도 지금처럼 꽃같이 아름다워라

작가의 이전글작가의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