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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슨 Jul 05. 2022

‘구자윤’의 그늘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

영화 ‘마녀 영화 ‘마녀 part2: The other one’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총평]

혹평이 워낙 많아서 영화를 보기 전에 걱정을 잔뜩 했던 거에 비해서는 전반적으로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액션이 전작에 비해 꽤나 많이 늘어난 점, 전작에 비해 액션 시퀀스 하나하나가 화려해진 점, 그리고 액션 시퀀스들이 모조리 후반부에 몰려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중간에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점 등은 좋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야기의 빈약함, 지나치게 많은 등장인물들, 굳이 없어도 될법했던 자극적인 장면과 대사 등등 분명한 약점도 있는 작품이었다. 뿐만 아니라 오로지 속편을 위한 작품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많이 보였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 작품을 비롯해 더 나아가 이른바 ‘마녀 유니버스’ 전체의 흥망성쇠는 속편에 달려 있지 않나 싶다.

[액션 시퀀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도 이 영화 그리고 이 영화의 전작의 가장 매력 포인트로 ‘액션’을 뽑을 것이다. 이전 한국영화와 뭔가 달랐던 액션을 보여줬던 전작처럼 이번 작품 역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는 충분했던 SF 느낌이 가득한 액션들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액션 시퀀스들의 영화 내에서 배치는 후반부에 몰려있었던 전작보다는 극에 고르게 퍼져있었던 이번 작품이 더 좋긴 했다. 뿐만 아니라 ‘스토리 텔링-액션-스토리 텔링-액션’의 순서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스토리 텔링이 어쩔 수 없이 가져올 수 있는 단조로움도 성공적으로 탈피하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액션 시퀀스 자체를 놓고 보면 전작이 월등히 우세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작품 내 액션들도 물론 화려하고 눈길을 사로잡기는 하지만 뭔가 전작과는 결이 확실히 달랐고 알게 모르게 어색했다. 특히 주인공 소녀의 액션은 자꾸만 영화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의 액션을 떠올리게 했다.

[주인공 ‘소녀’]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은 바로 신시아 배우가 연기한 주인공 ‘소녀’이다. 이 ‘소녀’는 전작의 김다미 배우가 연기한 ‘구자윤’에 정확히 대응되는 인물이다. 그러나 ‘소녀’에게서 ‘구자윤’의 매력이 보이지는 않았다. ‘구자윤’은 전작에서 전반부와 후반부에 180도 달라진, 전작의 주제 ‘전복’에 상응하는 확연히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 작품의 주인공 ‘소녀’는 뭔가 그런 반전 매력이 보이지 않는다. 영화가 시작했을 때부터 끝날 때까지 큰 감정 변화를 보이지 않으며 시종일관 무표정에 가까운 표정만을 지으며 영화의 전반부와 후반부에 다른 모습을 보이거나 행동을 하지도 않는다. 이렇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소녀’의 상황이나 감정에 공감하기도 어렵고 ‘소녀’의 행동이나 액션에 큰 쾌감을 가지기도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용두와 경희]

‘용두’와 ‘경희’, 두 캐릭터도 많은 아쉬움을 가져다준다. 먼저 ‘경희’는 전작과 비교하면 ‘구자윤’의 부모에 대응되는 그런 캐릭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데 전작의 ‘자윤’의 부모와는 다르게 영화의 사건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개입한다. 그리고 오히려 어색하게 극에서 퇴장한다.

하지만 난 감독이 ‘용두’라는 캐릭터를 다루는 방식이 더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감독이 왜 이 캐릭터에 이렇게까지 집착을 하는지 전혀 이해되지 않았다. 적당히 빠질 타이밍이 분명히 있었는데 왜 굳이 클라이맥스 씬의 흐름을 깨 가면서 ‘용두’ 캐릭터를 극에서 늦게까지 빼지 않았는지는 정말 의문이다.

생각을 해보면 애초에 초능력자들이 판 치는 세계관을 다루면서 ‘용두’와 ‘경희’ 같은 일반인 캐릭터를  굳이 넣은 것부터가 잘못된 시작이 아니었을까 하는 그런 생각도 든다.

[구자윤]

짧고 강렬한 ‘구자윤’의 등장은 이 작품이 아쉬웠음에도 관객으로 하여금 속편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앳된 모습과 아직은 미성숙한 모습이 있었던 1편의 ‘구자윤’이 확실히 아니었고 훨씬 성숙해진, 성장한 모습 그리고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과 포스가 느껴졌던 그런 달라진 ‘구자윤’이었다. 마치 이 마녀 시리즈의 주인공은 바로 나, ‘구자윤’이라는 걸 온 세상에 보여주기로 작정한 듯한 그런 등장이었다.

[스토리 텔링]

 작품에는 상하이 연구소 ‘토우집단이나 미국  ‘조현’, 연구소 관리자 ‘처럼 전작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새로운 인물들, 새로운 조직들이 대거 등장한다. 이로 인해 영화는 꽤나 많이 복잡해졌다. 그런데 예전 감독의 인터뷰에 따르면 속편에서 조직 간의 대립을 다룰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면  많은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속편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속편의 숙제는 바로  부분이다. 주인공을 제외한 주변 인물들이 이미 너무나도 많은 상황에서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와 ‘자윤 ‘소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복잡하지 않게 그리고   이야기가 서로  섞일 수만 있게 만들  있다면 속편에 대한 평가 그리고 마녀 유니버스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지금과는  확연히 달라질  있지 않을까 싶다.


[한줄평]

위태롭게 진행되는 세계관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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