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과 프로그래밍
최근 프로젝트를 두 곳에서 진행했다. 한 곳은 서울 중심부의 주거 커뮤니티 시설, 다른 곳은 신도시의 주거 커뮤니티 시설이다. 막상 일할 때는 무의식적으로 했던 것 같은데,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렇게 일했나를 알게 되어 정리한다.
커뮤니티 시설은 쉽게 말하자면 아파트의 상가시설 제외한 편의시설이다. 피트니스, 식음시설, 도서관, 경로당, 어린이집 등이 있고, 고급 주거시설일수록 영화관, 수영장, 스파, 골프장, 키즈시설 등이 추가로 들어가게 된다. 구성은 호텔의 구성을 따라가는 추세이며, 코로나 시대에 맞춰 개인실 구성으로도 많이 제안한다.
서울 중심부는 인프라가 워낙 잘 되어 있다. 대중교통, 식음시설, 병원, 학교 등 웬만한 시설은 조금 걸으면 갈 수 있기 때문에 “너네 이걸 원하지?”와 같은 타겟층조차 모르는 새로운 니즈를 파악해 새로운 프로그래밍을 제안했을 때 반응이 좋았다. 예를 들면 개인 영화관, 스파, 유튜브 촬영용 스튜디오 등이 있다. 이때의 전략은 외국에선 어떤 프로그래밍이 유행하는가, 코로나 시대에 어떤 시설이 망하고 있고 어떻게 바꿔야 환영을 받을 것인가? 에 달려있다. (코로나 이전에 환영받다가 이후 갑자기 사그라든 경우는 대부분 시설 자체는 좋은데 감염 걱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갈 수 없는 경우이기 때문)
반면 신도시는 뭐가 없다. 아직 계획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교통, 학교, 식음시설도 별로 없어 한참 걸어야만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때는 사이트 주변에 뭐가 가장 없는지, 타겟층 나이대에 따르자면 이런 시설이 가장 환영받을지에 전략지점을 잡으면 된다. “너네 이런 거 필요하지!”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보면 된다.
사이트 분석과 타겟층 분석은 이것을 위해 존재한다. 실무를 하다 보면 제안서에 넣긴 넣어야 하니까 적당히 분석해서 넣는 경우도 있는데, 이 분석에서 나온 결과에 따라 프로그래밍, 콘셉트, 인테리어 마감의 정도, 하다 못해 의자의 배치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