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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할멈 Jun 28. 2024

오디움 방문기

통큰 싸장님의 취미생활 엿보기

최근 오픈한 오디움 (소리박물관, audio+museum)에 다녀왔다. 한마디로 소감을 요약한다면 “아무리 돈 많은 사람이라도 취미에 미치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고?”정도일까.

1. 외관 “도심 속 자연”

전시에 들어가기전 전실이 있고, 의자에 앉아 영상을 보다보면 쿠마켄고의 인터뷰를 들을 수 있다. 건물외관의 스틸파이프는 도심속 자연을 표현했다고 하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한낮에 방문해서 그런지 그림자가 어리지 않아서 숲속에서의 빛그림자라고 느끼기 어려웠다.

 오히려 처마끝에 달린 풍경같다는 느낌이 있어서, 파이프 군데군데 구를 매달아 바람이 불면 파이프소리가 울리게 하는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풋내기가 생각하는 발칙한 생각이긴 하고, 주변에 주거단지가 많아서 민원 등을 고려한다면 실현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2. 시퀀스 “감각을 건드리는 공간”

인터뷰 중 “공간을 진입할 때 세 단계로 나눠 시각>후각>청각을 자극하는 공간을 모토로 진행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그 시퀀스가 설득력있게 배치되어 있어 멋있었다.

실제로 진입하기 위해선 꽤 많은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 하며, 수직적인 파이프라인과 수평적인 계단이 맞물려 시각적인 쾌감이 느껴진다. 전시관은 강한 사이프러스 향이 나서 후각이 자극되기도 하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목재 자체의 향은 옅어질텐데 몇년 뒤에는 그 향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하는 궁금증은 있다.)

3. 전시관

내 얄팍한 선입견을 깨주는 신선한 공간이었다. 음향공간이라면 응당 카펫바닥에 패브릭 패널, 사선 천장만이 답인줄 알았다. 일전에 AV룸 잡을 때 음향컨설팅팀에게 물어봤을 때도 사선패널을 써야 풍부한 음향을 낼 수 있고, 벽면에 요철이 많으면 음향컨트롤이 어렵다는 답변을 들은 적이 있어 의문을 더이상 품지 않았었다.

쿠마켄고의 음향실은 내가 알던 선입견과 달리 요철이 가득한 벽면, 높은 노출천정으로 이뤄져있었다. 오디오에 진심인 클라이언트가 음향실을 얼마나 많이 가봤겠는가.. 일반적이지 않은 선택이었을텐데, 건축가는 과연 어떻게 설득했을까? 궁금하다.

4. 화장실

혹시 오디움을 가게 된다면 꼭 화장실을 들르길 바란다.

역시 거장은 화장실도 특별하다. 외관의 파이프라인이 화장실 세면대에서도 이어진다. 유지관리가 걱정되지만, 솔직히 멋진걸! 어디서 이런 세면대를 또 보겠어!


5. 아쉬운 점

오디오가 중심인 공간이기 때문에, 전시관은 마지막 한군데 빼고 인테리어가 동일하다. 조금씩의 변주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하다못해 가구라도, 라운지체어에서 늘어지게 앉는 것과, 방석 위에 앉는 것, 의자에 앉는 것 모두 다른 감상을 일으키지 않는가? (난 이 프로젝트의 비하인드를 모른다. 분명 타당한 이유가 있어 이렇게 준공되었을테지만.. 아쉬운 건 어쩔수 없다.)


마지막은 키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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