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사이시옷 Dec 27. 2021

당신의 인문학 소양을 테스트할 9가지 질문

철학 교사 장삼열 님



1. 좋은 선입견은 존재하는가?

2. 지금의 나는 과거의 총합인가?

3. 욕망하는 것은 육체인가? 정신인가?

4. 행복은 인간에게 도달 불가능한 것인가?

5. 아름다움에 무관심할 수 있는가?

6. 예술 없이 아름다움에 대해 말할 수 있는가?

7. 예술작품은 언제나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

8. 우리는 기술로부터 무엇을 기다리는가?

9. 무엇이든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가?


프랑스 바칼로레아 시험 중 (바칼로레아 : 프랑스의 대입 철학 시험, 정해진 답이 있는 것이 아닌 질문의 서술에서 철학적 깊이와 소양을 테스트한다)




'선생님 이거(철학) 배우면 공부에 도움이 되나요?' 


학생들에게 철학을 가르치다 보면 이런 질문을 많이 받죠. 우리가 살면서 아무 생각 없이 받아들였던 그런 생각들, 그것을 깨고 나와야만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은 어린 시절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였던  생각, 세계. 그것이 바로 파괴되어야 할 세계인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제가 예전에 봤던 영화 중에 [내 깡패 같은 애인]이라는 영화가 있었어요.

여주인공이 구직을 하고 있는 백수인데, 남자 주인공이 이런 얘기를 해요.


"너 아직도 노냐? 요새 취직하기도 힘들다던데, 불황 아니냐 불황
그래도 우리나라 백수 얘들은 착해요. 
프랑스 백수 얘들은 일자리 달라고 다 때려 부수고 XXX을 떨던데
우리나라 백수 얘들은 다 지탓인 줄 알아요
야, 넌 너 욕하고 그러지 마 취직 안된다고. 니 탓이 아니니까
당당하게 살아"




우리가 겪고 있는 어떤 고통, 학생들이 갖고 있는 절망감. '그게 다 자기 탓인가?' 하는 생각을 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것. 인문학, 철학적 사고를 통해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철학, 인문학 공부하는 게 높은 산에 올라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환경에 매몰되서 좁게 보는 것이 아니라 높은 산에 올라가서 내가 살고 있는 시대가 어떤지 '아 내 위치가 여기는구나', '내가 힘든 거 이럴 수밖에 없는 거구나', '그럼 이거 어떻게 개선하지?' 하는 전체적인 시각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철학, 인문학 공부. 가까이 보면 마치 필요 없는 것처럼 느껴지고 시간을 허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 근본적으로는 이 시대를 바꿀 수 있고, 우리 사회의 토양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그런 공부이고 모두가 사실은 해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프랑스의 '바칼로레아'시험 아시는지 모르겠어요. 프랑스의 친구들은 어릴 때부터 철학을 배워요. 쉽게 표현하면 일종의 논술 시험 같은 것인데 프랑스에선 대입시험을 바칼로레아 시험으로 보고 있죠. 


질문하지 않는 아이, 또는 생각하지 않는 아이로 자랐을 때의 '부작용' 은 얼마 전에 방영됐던 '스카이캐슬'이라는 드라마 아마 다들 보셨을 텐데 정준호 씨가 역할로 나왔던 의사가 있습니다. 큰 병원에 잘 나가는 의사였죠, 하지만, 50대 그 나이에 결국은 무너져버리는 그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참 안타깝게도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는 교육환경은 아이들이 꼭 필요한 자기의 삶의 의미, 자기의 꿈을 찾는 그 질문을 하지 않도록, 못 하게 하는 그런 풍토에 우리가 쌓여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돼요.

나무가 크더라도 흔들리지 않도록 자랄 수 있는 기본적인 토양을 잘 갖춰 주는 것. 그것이 바로 철학, 인문학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국영수 공부. 너무너무 중요하지만 내 아이가 대학을 가거나 또는 학교에서 우수한 아이가 되는 것을 넘어서서 삶 전체를 살아가는 큰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 아이들에게 철학적 사고, 이런 것도 꼭 가르쳐 주어서 긴 인생 여정을 볼 때, 큰 여행 보따리에 식량이 될 만한 인문학, 철학 그런 것들을 꼭 가르쳐야 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상생활하고 좀 관련이 없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근데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만약 결혼을 한다고 한번 생각해 볼게요 '정말 이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좋은 사람이 어떤 사람일까요?


돈이 많은 사람? 아니면 그냥 착한 사람? 아니면 나하고 뭐가 맞는 사람?

계속해서 나름대로 생각을 해 가면서 그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 그것, 사실은 다 철학적 사유이거든요.

'철학이 일상생활과 동떨어져 있어서 필요 없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우리가 원하는, 우리가 갖고 있는 질문에 더 바르게 도달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저는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문제들을 만나게 될 텐데 좋은 길을 찾아서 건강하게 그 삶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참 혼란스러운 세상이잖아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문제들 가운데 힘을 잃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생각하고 개척하면서 인생의 마지막 지점에서 정말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5euWrBzxZU&t=5s


본 콘텐츠는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강연, 제휴 문의

answhdcjf2@nate.com




https://brunch.co.kr/@freeman3102#articles


매거진의 이전글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것만이 정답이 아닌걸 깨달았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