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뉴스 24 정종오 기자님
"현재를 보지 말고 미래세대의 눈망울을 봐라"
약 10년 전인, 2010년부터 기후변화에 관한 취재를 주로 해 오고 있는데요.
2015년에 북극, 2016년 남극, 2017년 남태평양, 2018년에는 그린란드를 다녀왔습니다.
북극에서 가장 제가 충격을 받은 게 아라온호(한국의 쇄빙선)를 타고 약 3~4일 동안을 항해를 했는데도 얼음을 볼 수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북극이라면 자연스럽게 얼음이 있어야 되고, 아라온호는 쇄빙선이란 말이죠.
쇄빙선은 얼음을 깨는 배인데 전혀 그런 역할을 못 할 정도로 '얼음이 없다'라는 것은 그만큼 얼음이 많이 녹았다는 것이죠. 북극의 아이콘은 북극곰 이잖아요.
30일 동안 북극을 탐험하는데 해빙 위에 있는 북극곰 딱 한 마리밖에 볼 수 없었습니다.
남극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될 것이 남극은 '서남극'과 '동남극'으로 나눠져 있어요. 남극은 북극과 다르게 대륙이 있습니다. 땅이 있기 때문에 서남극은 바다 위에 땅이 떠 있어요. 바닷물이 요즘 지구온난화로 따뜻해지잖아요. 따듯한 바닷물이 밑으로 들어가서 밑을 구들장처럼 데웁니다. 또 위에는 전체 평균 온도가 상승하다 보니까 위에서도 태양빛으로 얼음이 녹고, 양쪽에서 지금 얼음이 녹고 있는 거죠.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들면서 전 세계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죠.
남태평양에선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나라들이 있습니다.
피지, 투발루, 통가왕국을 다녀왔습니다. 세 지역을 다녀왔는데, 투발루와 통가왕국의 해발고도는 약 2~20m에 불과합니다. 바다하고 거의 인접해 있다는 것이죠. 특히, 투발루의 경우는 상당히 심각했습니다. 얼기설기 정말 엉성하게 벽돌로 쌓아서 (밀려오는 바닷물을) 막아보겠다고 하는데 그게 전혀 도움이 안 됐고요.
근데 정말 안타까웠던 것은 투발루라던가 통가왕국 같은 경우에는 지구 온도 상승에 주요 역할을 하는 온실가스 배출에 0.001% 의 역할도 안 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그동안에 온실가스 배출 책임이 거의 70%란 말이에요. 너무 이게 불공평한 것이죠.
온실가스 배출의 책임이 없는 나라가 오히려 해수면 상승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거죠.
그린란드를 찾아간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그린란드 지도를 보면 하얗게 되어 있습니다.
그린란드 국토의 82%는 빙하로 덮여 있어요. 그린란드가 중요한 이유는 빙하 녹는 속도가 10년 전 하고 비교했을 때 6배 정도 더 빨라졌다는 것입니다.
제가 기후위기를 10년 동안 부르짖어 오면서 가장 안타깝고 좌절할 때가 있는데 아무리 제가 기후위기에 대한 뉴스를 보도를 하고 그리고 취재를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그게 나하고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세계 기상기구 WMO라는 단체가 있는데, 세계 기상기구에서 올해 내놓은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뭐냐면 익스트림(Extreme)입니다. 그다음에 많이 나오는 단어가 플래시(Flash : 돌발) 뭐냐면 '돌발' 그리고 '전례 없는' 이런 기후와 날씨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시베리아의 온도가 37℃ 까지 올라갔다면 이해 가능하십니까? 이런 일이 전혀 없었거든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에서 올해 제6차 평가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지구 가열화를 막기 위해서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앞으로 천 년 동안은 바다의 변화는 계속 진행될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온실가스를 줄이더라도 바다가 따뜻해지는 거, 그리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을 막지 못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까 당분간은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죠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돼? 뭐 죽어야 돼?"
우리가 지금 지구 가열화와 온실가스를 줄이자는 이야기는 사실 우리 세대가 누리고자 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 후세대들을 지키기 위한 것이죠. 그래서 보통 기후 전문가들은 어떤 정책 이라던가 보고서를 내놓을 때 이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해요.
"현재를 보지 말고 미래세대의 눈망울을 봐라"
우리가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 모든 직격탄은 미래세대들이 짊어질 수밖에 없다
'미래세대들한테 우리가 짐을 쥐어주어선 안 되는 건 아니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이를 지키기 위한 것은 여러분이 많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아직 많이 유통되지 않은 용어인데 '화폐 투표'입니다. 친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의 제품을 산다던가, 온실가스 저감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의 제품을 구매한다던가 하는 것이죠.
기업이나 서비스의 입장에서 팔리지 않고, 이용되지 않으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지구를 생각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제품과 서비스가 정말 친환경적인지, 지구를 생각하는지 한번 더 생각해 보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lj7vB-O8Q
https://www.youtube.com/watch?v=pYgMQlDefH8&t=15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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