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녕 사이시옷 Jun 14. 2020

문 밖을 경험하라, 인플루언서 마케터

인터뷰 / 현직 인플루언서 마케터 류미 님


1_자기소개 및 하고 있는 일


대학생 때 번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요. 번역가가 꿈이었죠. 그 당시 유행했던 게 스타벅스에서 노트북 켜놓고 커피 마시면서 일하는 거였죠.(웃음) 번역일이 대부분 프리랜서다 보니 커피 마시면서 자유롭게 일을 해야겠다 싶었죠. 그러다 '커피를 무료로 마시면 좋겠다' 싶어서 스타벅스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재밌더라고요. 그러다 번역을 그만두고 스타벅스 쪽에서 일을 계속하게 됐어요. 우연찮게 스타벅스 본사(지원센터)에 자리가 있어서 계약직 형식으로 마케팅팀에 입사하게 됐어요. 당시엔 마케팅에 대한 것도 몰랐어요. 영어와 일어를 할 수 있다 보니 미국이나 일본의 시장조사나 벤치마킹을 하다가 본사에서 소셜미디어(트위터)를 한다고 한 거죠. 시장에서도 '디지털 마케팅'이라는 개념이 정립되기 전 이기도 했죠.  당시 기업들이 트위터를 도입하기 시작하던 시점이었는데 트위터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저 밖에 없었어요. 그런 이유로 본사 측에서 트위터 담당으로 배정을 해줘서 그대로 눌러앉아서 디지털 마케팅을 하게 됐어요. 그렇게 약 10년간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를 오픈하고 콘텐츠 자료 업로드하고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해서 유지·관리하는 작업을 하다가 "이 직업을 평생 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죠.


'직장인'이 아니라 '직업인'이 되고 싶다 는 생각이 들었어요.



퇴사를 하고 뷰티 관련 업계에서 화장품 컨설팅을 하게 되고, 인테리어 중계 플랫폼에서 마케팅을 했고, 지금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2_자신의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스타벅스 어플에서 '사이렌 오더'(원격주문 서비스) 기획 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덕분에 매스컴에도 많이 소개된 프로젝트였죠.(웃음) 당시엔 없었던 개념의 프로젝트였고, 전 세계 스타벅스 최초였고, 우리나라에서도 원격주문 서비스가 성공한 케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죠. 처음 시작할 땐 큰일이 될 줄 생각 안 하고 '그냥 만드는 거니까'라는 생각으로 가볍게 접근했어요. 원래 소셜미디어를 하고 마케팅을 하던 사람이 PM(프로젝트 매니저)을 하게 된 거죠. 작업을 하면서 마케팅에서 쌓은 경험이 많이 도움이 됐어요. 왜냐면 전 매장 출신이어서 매장에서 돌아가는 상황에 대한 이해가 있었고, 본사에서의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있어서 어플에 들어가는 문구나 디테일을 잡는데 수월했죠.

당시 어려웠던 건 기획을 처음 해보는 데다가 론칭일도 얼마 안 남았던 상황이었어요.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결제가 되는 시스템이었고, 그러려면 내부 인트라넷과도 연결이 돼야 했고, 고객이 주문할 때 포스시스템도 연동이 돼야 하면서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에 최적화를 맞추는 등의 까다로운 작업이었어요. 우연찮게 시작했으나 성공적인 케이스였죠.(웃음)

소비자에게 간편한 시스템으로 큰 매출성과를 올린 사이렌오더  / 이미지 = 스타벅스 코리아, 한국경제





3_대한민국에서 마케터라는 직업은?

대한민국 마케터는 잡부예요. 온갖 걸 다 할 줄 알아야 해요. 요즘 그로스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디지털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 등이 있지만 결론적으로 목표점은 하나거든요. 고객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우리 회사나 브랜드를 좋게 인식하게 만들고, 영리적인 이익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업무적으로 다양하게 알아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내가 소셜마케터라고 하고 페이스북 광고를 돌린다고 하더라도 다른 마케팅이나 시장 이슈에 대해서 좋고 나쁨을 판별하는 능력이 있어야 그 데이터를 뽑아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어떤 콘텐츠가 좋은지 알아야 방향성이 잡힌다는 거죠. 디테일하게 알 필요는 없어도 다양한 이슈에 맛은 볼 줄 알아야 하는 미감은 있어야 해요. 그래서 나쁘게 말하면 잡부라고 표현을 한 거고, 좋게 말하면 '만능 커뮤니케이터'라고 생각해요.

나쁘게 말하면 잡부, 좋게 말하면 만능 커뮤니케이터 / 이미지 = 프리 픽





4_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개인적으로는 취미로 하는 바이올린이 있고, '이름 없는 스터디'(마케팅 모임)라는 스터디 모임 진행하고 있어요. '그글러'(그렇지만 글쓰기가 하고 싶은걸)라는 글쓰기 모임도 있죠. 그 외에도 잔잔하게 다른 것들도 있지만 게릴라 식으로 시작했다가 접은 것들도 많아요.(웃음)

저 같은 경우는 한 회사에 오래 있었잖아요? 이런 활동들이 마케팅을 하면서 시각을 넓혀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하나에 함몰돼서 일을 하다 보면 보이는 게 한정적이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스타벅스를 그만두게 된 이유 중 하나도 그거였어요.


"'나'라는 브랜드에서 '스타벅스'를 걷어내면 내가 하는 마케팅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까지의 성공은 '스타벅스'의 타이틀이 붙어서 가능한 게 아닐까?"


라는 의문점이 들게 된 거죠. 사회 초년생 때는 여러 가지 도전을 했지만 어느새 안정주의로 가는 자신을 보면서 여러 가지에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예를 들면 직업적으로 글을 짧고 임팩트 있게 쓰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카피라이팅 개념) 장문의 글 쓰는 게 예전 같지가 않았거든요. 익숙해진 거죠. 그래서 장문으로 글 쓰는 것, 그림이나 사진 등의 수련이 되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어요.






5_마케터로서 영향을 주는 인물이나 사건, 혹은 제품이 있다면?


브랜드로 말씀을 드리자면 애플과 스타벅스, 무인양품이에요. 스타벅스는 제가 그 안에서 경험을 했지만 지속적인 영향을 받았고 지금도 받고 있어요. 예를 들면 미국에서 여러 마케팅 플랜을 줘요. '뭐야?'싶던 내용이지만 시간이 지나서 보면 그게 맞은 경우가 많았죠. 예전엔 유니클로나 자라 같은 브랜드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지만 요새는 그런 느낌을 주는 게 많이 없어져서 아쉬워요.






6_본인이 생각하는 마케터의 중요 요소가 있다면?


마케팅에서 중요한 건 '경험'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기본적인 마케팅 이론이 많잖아요? 전 그것보다 중요한 게 '마케팅은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우리가 어떤 브랜드를 인식하고, 매장을 둘러보고, 직원과 이야기를 하고, 물건을 주문해서 받는 것 전체가 마케팅의 일환이에요. 소비자의 눈에 직간접적인 인상을 줘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다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커뮤니케이션을 만드는데 중요한 게 경험이고요.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의 커뮤니케이션은 단순히 브랜드나 제품의 교환밖에 안되는 거죠. 그 경험은 좁고 깊게 하는 것보다 얇고 넓게 아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해요.

경험과 커뮤니케이션을 넓고 얕게 / 이미지 =프리픽





7_본인의 동기부여 요소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경험이죠. 새로운 것에 대한 불안감보다는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인드? 설마 죽기야 하겠어라는 마인드예요.(웃음) 저도 겁은 많은 편인데 일단 시작하고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믿음이 있어요.






8_마케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


제가 다른 발표를 하거나 그런 질문을 받을 때 일관되게 하는 말이 있어요.

'일단 나가라, 나가서 경험해 봐라'라는 말을 많이 해요. 얼마 전 취준생을 대상으로 멘토링을 한 적이 있어요. 질문지를 받았는데 질문지의 80% 이상이 '자소서 어떻게 써요?', '자격증은 뭘 따야 하나요?', '경력을 어떻게 쌓아야 하나요?' 같은 내용이더라고요. 요즘 취업이 워낙 안되기 때문에 그분들의 걱정은 느끼고 있어요. 이력서에 한 줄이라도 넣을 수 있는 활동을 많이 하고 그에 따른 노력도 하고 계시죠.


예를 들어 퍼포먼스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고 하면 제품을 사서 분석을 해봐야죠. 엑셀로 분석을 하고 툴적인 스킬을 늘리고 하지만 그 방법만 알아서는 답이 없어요. 제품을 써보고, 분해해보고, 체험해보면서 인사이트를 뽑아내서 내 제품에 적용하는 게 퍼포먼스 마케팅인데 내 제품에 적용을 시켜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거죠. 전단지를 돌릴 때 느끼는 대중의 반응을 세심하게 보거나, 물건이 들어올 때 물건의 원가나 이윤 구조를 파악하거나 재고관리는 어떻게 하는지에 대한 것을 경험해보라는 거죠. 그런 것들이 실제로 회사에 갔을 때 더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일단 나가서 경험하고 뜯어보고 내 것으로 / 이미지 = 프리 픽





9_마케터로서 혹은 본인의 미래의 목표점이 있다면?


나 자신이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무언갈 만들어내고 크리에이터로서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사람. 누군가에게 '아, 이 사람은 이 사람만의 분야가 있구나'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나만의 세계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게 최종적인 목표점이죠.(웃음)




 


인플루언서 마케터 류미 님의 브런치

https://brunch.co.kr/@ryumiverse


https://www.youtube.com/watch?v=DmxXco2hWu4&t=548s

https://www.youtube.com/watch?v=vbsmRy1oxoA&t=111s

https://www.youtube.com/watch?v=tjZGHlSkwSg&t=3s

매거진의 이전글 회사 이슈 해결사, 그로스해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