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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ul 06. 2016

스타일 코치 칼럼 #10 옷 잘 입는 친구가 모르는 것

백화점에서 틈틈이 볼 수 있는 풍경

스타일 코칭의 일환으로 쇼핑을 하다보면 다양한 쇼핑 파트너를 볼 수 있습니다. 친구, 애인, 엄마. 혼자 다니는 분들은 자기만의 취향을 잘 알고 있거나, 취향에 대한 확신이 없어도 혼자 쇼핑하는 즐거움을 아는 분들입니다. 혼자서 하는 쇼핑은 어울리네, 안 어울리네, 벗어라, 말아라 하는 객관화적 시선에 의한 케미는 없을지라도 느긋하게 생각하고 고르고 입어보는 여유를 줍니다. 그래서 저는 '혼자서' 해볼 것을 추천하지요. 백화점이나 아울렛처럼 2평 남짓한 매장에서 직원분들의 밀착 방어 혹은 예의 주시가 가능한 곳보다는 자유롭게 보고 입어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SPA브랜드(대형 매장)에서의 쇼핑을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주장해봅니다. SPA브랜드의 출현으로 어떻게 깨워야 할지 모르겠는 감각들이 점점 일어나기 시작했다고요. 많이 해보면 눈에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많이 입어본 사람이 자기 스타일을 잘 알지요.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점점 자기 표현에 대한 욕구는 강해질 거라 생각합니다. 타고났거나 재빨리 감각을 훈련시켰던 소수만이 자기 표현에 능했다면 이제는 진수성찬을 앞에 두고 '왜 먹지를 못하니?'라고 들을 수도 있는 환경이 왔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주변의 인맥을 동원해 사회적 흐름에 맞게 나를 좀 더 잘 표현하고자 노력합니다. N극과 S극의 만남처럼 쇼핑은 파트너와의 케미만 잘 맞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즐거운 놀이인 셈이지요. 그런데 나에게 맞는 아이템을 구매하는 행위는 단순히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을 선택하는 것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하나 들어보지요. 아이템이란 여러 요소들이 모여 디자인된 제품입니다. 디자인은 어떤 느낌을 만들어내지요. 아래와 같은 원피스는 선, 소재, 패턴, 컬러 등으로 디자인되어 각기 다른 느낌을 만들어냅니다. 이 옷을 입은 사람은 본인이 가진 고유의 이미지(느낌)와 이 옷의 조화를 통해 나를 본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옷을 입는 행위는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주고 싶은지와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출처 핀터레스트: https://kr.pinterest.com/pin/533958099552332657/

https://kr.pinterest.com/pin/533958099552332763/


왼쪽의 원피스와 오른쪽의 원피스는 각각 어떤 느낌이 나나요? 이 옷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사람들에게 어떤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을까요? 이런 요소때문에 옷은 사람의 자아를 드러내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내가 선호하는 느낌의 옷 즉 나의 취향을 알고 싶다면 내가 선택한 옷들을 주우욱~ 펼쳐놨을 때 그 아이템에서 느껴지는 중복되는 느낌을 보면 됩니다. 그렇다고 일관된 느낌의 합만이 취향을 이야기하는 건 아닙니다. 만약 어떤 하나의 느낌에 종속되기 싫다면 그 사람의 옷장은 다양한 걸 추구하는 것으로 나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나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으면서도 내가 원하는 느낌의 옷에 대한 니즈를 같이 갖고 있습니다.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입고 싶다는 욕구와 내가 원하는 느낌의 옷을 입고 싶다는 욕구. 하지만 대부분의 쇼핑 파트너는 자기가 생각했을 때 잘 어울릴 것 같은 아이템을 추천합니다. 어울리네, 안 어울리네, 벗어라, 말아라 하는 케미(라 쓰고 실랑이라 읽지요.)가 발생하는 이유입니다.


퍼스널 쇼퍼로 불리우는 쇼핑 전문가와 일반 쇼핑 파트너의 차이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내가 생각했을 때 잘 어울리는 옷을 고르는 것과 내가 당사자라면 어떻게 입고 싶을까를 고민하는 것으로 옷을 고르는 것. 스타일 코칭을 처음 시작했을 때 주변에 옷 잘 입는 사람 한 두명쯤은 있는데 왜 그런 서비스를 받겠어?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대답에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사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몰랐거든요. 그런데 주변의 옷 잘 입는 친구, 센스있는 엄마와의 쇼핑에서 지친 분들의 답변은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였습니다. 그들이 권해주는 옷이 내가 고르는 것보다 낫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들이 권하는 옷이 진짜 나를 표현하는 옷인지는 잘 모르겠다는 말. 아마 이런 경험이 있는 분들은 어떤 의미인지 조금 와 닿으실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 옷들은 처음에는 괜찮은 것 같지만 곧 옷장 속 잉여 아이템으로 전락해버리지요. 하지만 혼자 쇼핑하는 것보다는 성공률이 높으니 그들과의 쇼핑을 포기하기도 애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쇼핑 파트너와 당사자간의 케미는 늘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권해드리고 싶은 방법은 쇼핑 파트너에게 모든 걸 일임하지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쇼핑 파트너 역시 '이거 어때, 이거 입어봐' 등 밀어붙이지 말고(성향면에서 쇼핑 파트너는 좀 더 적극적인 반면, 당사자는 수동적인 입장일 확률이 높은 것 같더라고요.) 당사자가 먼저 선택하게 한 뒤 선택한 옷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음 추가적으로 제안할 수는 있겠지요. 그렇지 않고 계속 쇼핑 파트너에게 의존한다면 내가 원하는 것에 대한 감을 영원히 잃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스스로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할 지라도 의지가 모여 감각이 깨어나면 내가 선택한 아이템이 성공하게 되는 일의 빈도는 늘어나게 됩니다. 내가 잘 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주변의 잘 하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 다음 그게 내 것이 되도록 해야겠지요. 그러면 불확실한 선택의 바다에서 조금 더 나에게 맞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면 쇼핑 파트너와 실랑이하지 않고 자유롭게 유영하듯 쇼핑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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