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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Sep 05. 2021

인터뷰 (10) 일이 없을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행복한 옷입기 코치 자문자답 인터뷰

Q. 일이 없을 때 어떻게 극복하나요?


A. 예전에 2014년 힐링캠프에 나온 김영하의 강의를 기록한 적이 있습니다. 거기에 나온 질문에 대한 김영하 작가의 답변을 잠깐 소개해드리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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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작가로 힘든 시절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현재 행복한가라는 물음에. 


수없이 글만 쓰는 친구가 걱정됐던 친구들. 


친구들이 좋은 직장에 취직해서

집사고, 차사고 외환위기가 왔다. 


친구가 넌 괜찮냐?라는 질문에

작가는 늘 외환위기야.

어차피 늘 궁핍해서 괜찮아.


젊은 예술가에게는 자기 예술을 이해하고 지원해주는

좋은 친구들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 좀 견딜 수 있다. 


그런 친구가 있다면 도움을 주고 받으며 성장할 수 있다.

나에게는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


비틀즈를 예로 들며,

어떻게 리버풀에 잘난 예술가 4명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성공했는데 알고 보니 친구였다가 아니라

친구였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행복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지 말자.

동양의 철학에는 행복이라는 말이 없다.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평온하게 살 수 있으면 됐다.

마음에 평정을 유지하고 함께 오래 있을 수 있으면 그걸로 됐다.
  

성공이 자기만족이라면 자기만족을 할 수 없는 인간은 성공할 수 없는지에 대해. 


성공의 기준을 스스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성공 VS 실패로 기준을 나누기 시작하면

우리 인생은 끝업는 레이스일 뿐이에요. 


기준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지금 충분히 잘 느끼고 있는가.

차를 마실 때는 차를 마셔라.

온전이 그 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가는 것.

그런 삶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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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하 작가의 답변이 거짓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궁핍할 때 진짜 저렇게 대답하고 저렇게 생각했을 거라 생각하구요. 지금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저 답변이 좀 더 여유로워 보이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이런 답변을 좋아합니다. 성공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답변일지라도 저런 마인드의 소유자이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거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는 김영하 작가처럼 단단한 내공의 소유자도 아니고 조곤조곤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언변을 가지지 못했지만 인생의 길을 스스로 개척한 사람들에게 힘을 얻는 편입니다. 내가 그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처럼 똑같이 할 수는 없지만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끈 하나를 가지고  오늘을 살아내는 것.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비슷한 상황의 누군가를 보면서 힘을 얻는 군요.


A. 네 똑같은 길이 아니기 때문에 방법적인 것을 얻을 수는 없지만 인생을 대하는 마인드, 자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자존을 지키는 태도를 배우려고 합니다. 상황에 매몰되지 않고 나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지키려고 노력하지요. 예를 들어 우리가 일이 없다고 '백수'라고 스스로를 지칭하기보다는 '준비 중인 OO 전문가'로 마음을 지키는 것과 비슷합니다. 일이 있으면 일을 통해 아이덴티티를 확인하는 과정을 겪는데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나의 아이덴티티를 스스로 규정할 수 있느냐의 차이인 것 같아요. 저는 아직 그 힘이 부족한데 저런 인터뷰를 보면서 스스로를 다독이고 스스로에게 자존감을 불어넣고 있죠.


Q. 그래도 그런 영상이 밥을 주지는 않지 않습니까.


A. 하하 네 그렇지요. 우선은 저런 태도를 갖고 뭐라도 하고 있으면 제 아이덴티티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연락이 오더라구요. 그래서 예전에 누군가가 불나방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제가 그랬죠. 불에 탈랑말랑 할 때 도움의 손길이 온다고. 저도 아직은 그 수준 같아요. 혼자서 자생하기 위해서 이 일을 시작했는데 자생은 아직 먼 길 같고 타죽을 때 즈음 외부에서 일이 들어오니까요. 그렇게 기운을 내고 뭐라도 하려고 합니다. 영상이 밥을 주지는 않지만 밥을 지을 수 있는 에너지는 주니까 그 에너지로 밥도 짓고 반찬도 사고 그러고 있습니다. 


Q. 1인기업으로 자생은 언제쯤 가능할 것 같으세요?


A. 글쎄요. 제가 진행하는 코칭과 교육 프로그램으로만 월수입 200만원을 벌 수 있다면 자생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정적으로 글도 쓸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구요. 예전에 제가 책출간이 자꾸 어그러졌을 때 이런 생각을 했어요. 아직 준비가 부족한 것 같다. 더 준비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실제로도 준비가 안 된 상황이기도 했고,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려 첫 책을 출간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3년이라는 시간이 저에게는 꼭 필요한 시간이었다는 걸. 그런 마인드가 있어요. 저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이 보기에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자생의 기회가 오지 않은 거라고. 200만원은 취직을 해서 벌 수 있는 돈이지만 돈때문에 쪼그라드는 기분을 감당하면서 버티고 있는 이유는 지금의 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시간이기 때문에 미래의 자존을 위해 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했다고 말할 수 있는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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