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Sep 08. 2021

디테일 하나로 달라지는 아이템 소생의 비밀

행복한 옷입기 코치의 스타일 꼬치꼬치


행복한 옷입기 코치가 일을 하면서 뿌듯한 때는 '1번 옷을 통해 개인의 매력과 자신감을 찾아줄 때 2번 어울리는 아이템을 추천해 후회와 낭비를 줄일 때 3번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는, 그래서 비울까 망설이는 옷을 살려줄 때' 이다. 그래서 다양한 코칭과 교육을 통해 이러한 니즈를 돕고 있는데 나는 늘 옷을 제대로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갖고 있는 옷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 또한 입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민일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패션 스타일링이란, 어떻게 하면 옷을 더 멋지게 입을 수 있을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패션과 스타일에 있어 중요한 것은 쇼핑과 트렌드다. 그래야 패션 업계가 돈을 버니까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스타일링은 갖고 있는 옷을 나에게 맞게 잘 활용해 삶의 질을 높이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그러므로 '새 옷'을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갖고 있는 옷'을 활용하게 하는 것 또한 코치의 역할이다. 물론 입었을 때 의뢰인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코디도 애매해서 난해한 아이템은 비우는 게 맞다. 하지만 비울지 말지 확실하지 않은 아이템 중에는 어떤 디테일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 완전 다른 느낌을 내는 아이템이 있으므로 신중한 고민이 필요하다.


톡톡톡 스타일 코칭은 갖고 있는 옷에 대해 많이 질문하고 얻어갈 수 있는 코칭이다. 이번에도 수강생이 어떤 바지에 대해 물어보면서 어울릴만한 아우터를 입어봤는데 내가 그 바지에는 엉덩이를 덮는 가디건도 잘 어울리겠다 말했더니 수강생이 사놓고 한 번도 안 입은 가디건을 매치해 보여주었다. 모자가 달린 무릎까지 오는 허리끈이 달린 연한 베이지색의 가디건. 난 모자가 달린 롱 가디건을 좋아한다. 귀여우면서 캐주얼하지만 또 세련되게 연출하기 좋기 때문이다. 프랜즈 7시즌쯤에 레이첼이 비슷한 가디건을 입고 나오는데 어쩜 그렇게 예쁜지. (20년이나 지난 드라마 속 패션을 보며 감탄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니 저작권만 괜찮다면 포스팅을 했어도 100번은 했을 듯) 하여간 그렇게 허리끈을 앞으로 묶어 입은 가디건 착샷을 보여줬는데 '허리끈을 뒤로 묶거나 아예 빼버려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가디건의 허리끈이란 보통 묶어서 입지도 않지만 흘러내리는 소재의 아우터는 가끔 그 형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는 게 더 예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내 예상대로 끈이 없는 것이 수강생의 분위기와 더 잘 어울리고 멋스러웠다. 마음에 든 수강생이 비하인드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지인이 홈쇼핑에서 같이 사자고 해서 산 건데 사고보니 뭔가 애매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 방구석에 계속 처박아 뒀다는 것이다. 같은 아이템이라 하더라도 옷의 디테일에 따라 느낌은 완전 달라진다. 입고 싶은 아이템이 되느냐, 사놓고 안 입는 애물단지 아이템이 되느냐. 소생이 불가능한 아이템도 있지만 소생이 가능한 아이템도 분명 있다. 비워야 할 아이템은 비워야겠지만 비우지 않아도 잘 입을 수 있는 아이템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다. 손이 안 가지만 비우기엔 아까운 아이템들은 어쩌면 이런 비밀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여성들의 옷장에 가득?찬 비밀을 풀기 위해서라도 코칭을 더 많이 하고 싶다. 진짜루.      


===========================================================


콘텐츠가 재미있고 유익했다면 네이버 페이로 후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코치의 콘텐츠 제작에 아이스 헤이즐넛 라떼와 같은 힘이 됩니다.


글쓴이 이문연

글쓰는 스타일 코치 / 행복한 옷입기 코치 / 작가

선순환 옷생활을 돕는 코칭 & 교육,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운영 중

https://cafe.naver.com/awesomeact





작가의 이전글 가을 유행템, 30대 여성 니트 조끼를 파헤쳐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