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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Sep 11. 2021

니(사칙연산)가 왜 거기(스타일 수업)서 나와

행복한 옷입기 코치의 스타일 꼬치꼬치


고등학교 때 수학을 배울 때면 늘 나오는 말이 있다. 함수나 근의 공식을 배우면 삶에 뭐 도움이 되는 게 있냐고. 솔직히 고등학교 졸업 후에 다 까먹었다. 그리고 살면서 함수나 근의 공식이 인생에 도움이 되었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사칙연산은 다르다. 초등학교 때 배우는 이 '포 펀더멘탈 룰스 오브 어리스매틱스' 사칙연산은 나는 비록 스타일 수업에서 사용하고 있지만 생각하면 할 수록 삶의 지혜가 들어 있는 계산법이 아닌가 한다. 


일단 나누기다.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린다. 나이가 들면서 이 분류를 잘 하는 것이 얼마나 지혜로운 것인지 다시금 깨닫는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정보 속에 살아가는가. SNS만 봐도 그렇다. 무심코 맞팔 혹은 팔로우를 하다보면 보고 싶지 않은 콘텐츠로 도배되는 나의 피드를 보게될 것이다. 옷을 분류하면 내가 입는 옷과 안 입는 옷의 양을 알 수 있다. 혹은 자주 입는 옷의 양과 가끔 입는 옷의 양. 내가 좋아하는 옷과 그렇지 않은 옷의 양. 어떤 기준을 가지고 나누기를 하냐에 따라서 내가 채우고 있는 옷을 분석할 수 있다. 나누기는 자기 점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액션이다. 


두번째는 빼기다. 나눴으면 뺀다. 무엇을 빼냐. 내 인생에서 버리고 싶은 것들을 버리는 것이다. 점검을 통해 아웃사이드에 배치된 SNS 친구들을 뺀다. 그리고 옷장 속 불필요한 옷들을 뺀다. 3년 전에는 잘 입었지만 이제는 손이 안 가는 원피스, 살이 빠졌건, 쪘건 체형에 안 맞아 못 입는 혹은 안 입는 옷들. 물론 남겨야 하는 옷들도 있다. 아직 버릴지 확신이 없는 미련이 남는 아이템들은 놔둬도 좋다. 필자는 얼마 전에 10년 전에 산 플랫슈즈를 신고 외출했다. 4년동안 한 번도 신은 적이 없었지만 언젠가 신으리라는, 좋아하는 디자인이기에 남겨두었던 확신이 현실이 된 순간이었다. 


세번째는 곱하기다. 가만히 보면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나같은 경우는 많은 사람들을 커버하는 카리스마나 언변은 없지만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면서 소규모의 모임을 이끌어가는 능력은 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런 능력을 옷습관 워크숍을 기획하고 오픈하는데 사용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생활형 스타일링 콘텐츠 전문 작가라는 타이틀을 밀고 있지만 너무 길고 아무도 알아주지는 않지만 옷과 글을 접목해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중이다. 매치할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던 옷들이 만나서 새로운 스타일이 되기도 한다. 혼자서는 매번 비슷한 코디만 하기 때문에 이런 새로운 조합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지만 코칭이나 교육을 통해 발견한다면 그 시너지는 새로운 옷을 하나 사는 것만큼의 효과를 준다. 


네번째는 더하기다. 비웠으니 채울 때다. 아무리 배우는 걸 싫어하는 사람도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새로운 걸 흡수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계속 새로운 콘텐츠를 찾거나, 새로운 수업을 찾거나, 새로운 사람을 찾는다. 그게 내 삶에 어떤 플러스가 되리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나 역시 계속 시도한다. 코칭을 만들고, 워크숍을 기획하고 그게 효과가 있을 때 내 손에 쥐어지는 나만의 패가 된다. 하지만 그런 시도를 통해 버려진 패도 무수하다. 기운이 없을 때 고기를 먹듯이 옷장에 활력이 없을 때 새로운 옷을 찾는다. 나에게 생기와 활력, 자신감을 주는 스타일은 무엇인가? 잘 채우면 하루가 즐겁고, 즐거운 하루가 쌓이면 인생이 즐겁다. 


그래서 사칙연산을 사용해 스타일 수업을 하면 이해도 쉽고 우리가 삶에서 써먹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수학?도 써먹는 계기가 된다. 나는 비록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자)는 아니었지만 사칙연산만 알아도 스포자(스타일을 포기한 자)는 되지 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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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이문연

글쓰는 스타일 코치 / 행복한 옷입기 코치 / 옷글옷글 작가

문제적 옷생활을 바꾸는 코칭 & 교육, 행복한 옷입기 연구소 운영 중

https://cafe.naver.com/awesomea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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