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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Oct 04. 2021

인터뷰 (14) 기존의 패션 코칭과는 다르게 느껴집니다

행복한 옷입기 코치 인터뷰 (14)

Q.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기존의 패션 코칭과는 좀 다르게 느껴집니다. 코치님이 생각하기엔 어떤가요?


A. 저도 처음에는 개인의 스타일을 찾아주는 것에 포지션을 맞췄습니다. 패션이나 스타일이라고 하면 옷을 더 잘 입고 싶다는 욕망이 가장 강하니까요. 나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았을 때 자신감이 생기고 그 자신감은 삶에 긍정적 영향을 주니까요. 그런데 현재 패션 스타일링 쪽은 대부분 그 쪽에 기준이 맞춰져 있어요. 퍼스널 컬러나 이미지 메이킹, 퍼스널 스타일링 등. 그래서 저도 제가 주고자 하는 게 어떤 솔루션인지 세상에 나와 있는 판에 맞추려다보니 자꾸 애매해지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아예 기존에 나와 있는 판을 다시 정의하는 것부터가 필요했습니다. 기존의 판이 아닌, 내가 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했고 관점을 전환하기 위해서는 단어를 만들고 재정의하는 작업이 필요하더라구요.


Q. 그러고보니 코치님은 새로운 단어를 많이 쓰는 것 같네요. 옷습관, 옷문제, 옷생활, 패션 악순환, 선순환 옷입기 등 


A. 네 아무래도 코칭이나 수업을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은데 마땅한 단어가 없을 때 단어의 조합을 찾게 되더라구요. 처음에는 '스타일 습관'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뭔가 하나의 단어처럼 느껴지게 하고 싶어서 고민하다보니 '옷습관'을 쓰게 되었습니다. 옷과 관련된 옷장, 쇼핑, 코디 생활을 통틀어서 '옷생활'이라고 이야기하고 있구요. 옷을 잘 입는 것, 나에게 맞게 스타일링하기 위해서는 '옷' 자체보다는 '옷생활'의 변화가 필요하며 옷생활의 변화를 위해서는 현재 '옷습관'을 돌아보는 게 필요하다구요. 결국 옷이란 것도 더 나은 삶을 위해 선택하는 생활 도구인 거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어떻게 하면 나에게 맞는 옷을 잘 채워 문제는 줄이고, 행복한 삶을 살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다 보니 적합한 단어를 자꾸 만들고 있습니다.


Q. 사람들이 막연하게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그것을 실체화하지 못하는 부분에 있어 그걸 단어로, 코칭으로, 수업으로 실체화하는 느낌인데 맞을까요?


A. 네 저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실체화'란 단어가 적합한 것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옷문제란 1) 중구난방으로 정리되지 않은 옷장 2) 자꾸 실패하는 돈 아까운 쇼핑 3) 마음에 안 드는 코디로 인한 부족감과 위축감 등입니다. 이 세가지가 악순환을 만드는 주 원인이고 행복한 옷입기를 막는 문제점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자꾸 생각해보게 하는 것입니다. 나의 옷문제는 무엇인가? 1번일까? 2번일까? 3번일까? 이대로도 괜찮은가? 해결하고 싶은가? 예쁜 옷을 옷장에 잘 채워주는 것보다는 옷장을 분석하고 의뢰인에 맞는 아이템을 추천해 갖고 있는 옷과 잘 코디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옷장/쇼핑/코디 이 세 가지를 고려해 코칭하고 수업하는 것이 본질적 솔루션에 지속성을 부여하는 방법이라고 믿거든요.


Q.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코치님 수업이 백화점보다 도서관에서 요청이 많은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잘 채워서 충분하게, 오래오래 멋스럽게'라는 모토도 기존의 패션 업계의 흐름과는 반대되는 입장 같은데요.


A. 트렌디한 걸 좋아하고, 다양한 옷을 시도해보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며, 같은 옷에 싫증을 빨리 느끼는 성향 VS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 좋고, 심플한 디자인의 은근한 멋을 즐기며, 하나를 사서 오래 입기를 원하는 성향. 전자보다는 후자에 편안함을 느끼는 분들이 코칭과 수업에 잘 맞는 분들입니다. 혹은 전자였지만 전자의 옷생활에 지친 분들이거나요. 제가 예전에 프랜차이즈 옷가게에 입사해서 5일을 일한 적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5일만에 관둔 것이죠. 거기에서 일하면서 '나는 매출을 위해 고객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파는 일은 못하는 사람이구나.'를 느꼈습니다.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반하는 일은 하기 어려워하는 거죠. 그래서 퍼스널 스타일링과 쇼핑을 하면서 제 나름대로의 가치로 정립한 것이 '잘 채워서 충분하게, 오래오래 멋스럽게'입니다. 이 모토는 앞으로도 코칭과 수업을 하는데 있어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며 이러한 모토에 공감하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해 나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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