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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Dec 07. 2021

[스타일 꼬치꼬치⑪] 송지효 헤어 논란 기사를 보며

내가 예쁜 것과 타인이 예뻐하는 것을 섣불리 일치시키지 말 것

photo by kasia serbin / unsplash


셀럽들의 패션 테러리즘은 언제나 이슈다.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있는 연예인들도 패션 망할 수 있다는 '재미'를 선사해주는 좋은 떡밥이기에 연예부 기자들은 이런 다단계적 월척?을 놓치지 않고 계속 물고 늘어진다. 왜냐하면 한 번 이슈가 되면 그 다음에 또 일정 기준치의 조회는 따놓은 당상이기 때문이다. 처음 기사는 송지효의 헤어 스타일이었다. 1999년에 방송되었던 드라마 '왕초'(거지왕 김춘삼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드라마 - 네이버 검색)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여자 연예인이 해도 어울리기 어려운 헤어 스타일이고, 여자 연예인이라면 평생 한 번 (역할 때문이라도) 해볼까 말까한 헤어 스타일인 건 맞다. 그만큼 미모를 떨어뜨린다는 말이다. 그런데 그게 뭐 어때서.


예전에 연말 시상식 패션 테러리즘에 대한 분석을 방송 스타일리스트가 한 적이 있다. 개인 스타일리스트가 있지만 담당 연예인과 협의 하에 의상을 고르며 두 사람의 의견이 일치할 때는 문제없을 수 있지만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담당 연예인의 의견이 불일치하고 의상이 산으로 가게 되면 영락없이 패션 테러리즘을 선사하게 된다는 분석이었다. 연예인 스타일링을 담당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일견 일리있는 말이다. 의견이 일치하든 불일치하든 어떤 연예인이 입고 나오는 패션에 대해서는 공통 지분이 있는 것으로 그걸 오롯이 스타일리스트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는 말이다. 그래서 송지효의 헤어와 패션(이번에는 밑단이 뜯어진 드레스로 화제가 되었다.)에 대한 개탄?이 팬심보다는 과한 열쩡으로 보이는 것은 나뿐일까. 


좋아하는 사람이 눈이 부신 모습으로 다녀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사람이란, 늘 예쁘고 화려한 모습으로만 보이기는 어렵다. 특히 자기 취향이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더욱. 자주 쓰이는 단어의 조합으로 이해를 돕기 위해 '패션 테러리즘'이라 적긴 했지만 그건 3자가 붙인 의견일 뿐, 당사자의 눈에는 마음에 들 수도 있는 것이다. 송지효 본인도 팬심으로 걱정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액션을 이해하지 못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팬으로서의 역할은 거기까지다.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일지 말지는 또 송지효 본인의 결정이다. 마음이 가는 곳에 마음을 쓰는 것은 SNS 시스템이 발달한 지금 시대에 흔히 나타나는 특징이자 현상이다. 본인의 의견을 쉽게 낼 수 있으며 그게 또 쉽게 전달이 된다. 때로는 먹히기 까지 한다면 자기 주장을 펼치는데 거리낌없는 세대가 될 수록 이런 열정적인 현상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다만, 우리는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일수록 그 사람이 무엇을 원하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것.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바꿔달라고 떼쓰는 것은 사랑에 대한 지분을 권리로 착각할 때 일어난다. 타인이 봤을 때 멋지고 예쁜 모습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개성이란, 내가 원하는 모습과 남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 사이에서 그 때 그 때 내 마음이 동하는 지점으로 패션이라는 말을 이동하는 것. 그러므로 패션이 개인의 개성으로 표현되는 자유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좋은 모습과 멋진 패션, 예쁜 외면으로만 보여질 필요는 없다는 것 또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패션이 재미있는 건 모두가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좇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룩으로 발전해왔다는 것이다. 난 오히려 송지효의 파격이 건강해 보였다. 연예인이라고 꼭 예뻐 보여야만 하는 건 아니지 않나. 


2016년에 각자의 패션엔 이유가 있다 라는 글을 썼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비슷한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우리가 옷을 입고 지내는 이상 이러한 현상(애정과 안타까움, 오지랖으로 뒤섞인 패션 조언)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5년 전이나 지금이나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내가 예쁜 것과 타인이 예뻐하는 것을 섣불리 일치시키지 말 것. (아 물론 일할 때는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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