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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Dec 27. 2022

면접 복장 1화 계약

씬1 사무실


4월의 따뜻한 봄 날, 차나는 창밖을 바라보며 화분에 물을 주고 있다. 

사무실 한 켠에서 코백이가 돈까스 같은 귀가 뒤집혀 잠을 자는 중이다.


차나: 날씨 좋다~ 사람들 옷차림도 점점 밝아지고 있네. 의뢰인은 언제 오시려나~


따릉~ (문에 달린 종이 울리며 면접 복장의 한 여성이 들어온다. 포니테일로 묶은 긴 머리에 안경을 쓴 얼굴이 20대 초중반 정도로 보인다)


의뢰인1: 여기가 스타일 탐정 사무소 맞나요?


차나: 네 안녕하세요? (양 팔을 벌리며) 잘 찾아오셨습니다. (명함패를 가리키며) 제가 바로 스타일 탐정 구차나입니다. (책상 바로 앞의 쇼파로 안내하며) 이 쪽으로 앉으세요.


의뢰인1: (쭈뼛쭈뼛한 자세로 쇼파에 앉는다)


차나: 차 드릴까요? 커피? 아니면 차? 


의뢰인1: 아…… 그냥 물 주세요.


차나: (머그잔에 물을 담아 테이블에 놓으며) 어떤 일로 오셨는지요? 


의뢰인1: 작년 하반기부터 면접을 보고 있는데 자꾸 떨어져서요. 제가 스펙이 좋지 않은 건 알지만 면접 복장을 좀 바꿔 보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들어서 도움을 받고자 


차나: 흠… (전체 옷차림을 훑으며) 지원 분야는 어디일까요?


의뢰인1: 일반 사무직이나 경영지원입니다. 


차나: 본인이 생각하기에 본인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의뢰인1: (눈이 똥그래지며) 네??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는 눈빛으로, 눈을 피하며) 음… 글쎄요. 한 번 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요.


차나: 의뢰비용은 100만원이며 계약서 결제와 동시 입금합니다. 이 계약서에 사인하시면 바로 진행하는 거구요. (계약서를 내밀며)


<계약서 조항 7>


1)    의뢰인은 계약과 함께 스타일 탐정 사무소의 사건 해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2)    구차나 탐정의 말에 따르며 이견이 있을시 언제든지 조율이 가능하다.

3)    구차나 탐정 사무소는 의뢰인 당사자와 1:1로 계약하며 의뢰인 당사자가 아닌 사람과는 계약하지 않는다.

4)    모든 사건 해결은 7일 안으로 해결하며 그 안에 해결 못할 시 50%의 비용을 환불한다.

5)    사건 해결에 필요한 부수적인 비용은 추가로 청구될 수 있다.

6)    의뢰인의 사정에 의해 의뢰를 중도 포기할 경우 의뢰 비용은 반환되지 않는다.

7)    계약서 조항은 의뢰인의 계약서 사인과 의뢰비용 입금 후 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의뢰인1: 네…(힘없이 말하며 계약서에 사인한다. 언제 일어났는지 코백이가 와서 계약하는 광경을 구경 중이다) 바로 입금할게요.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더니 차나의 핸드폰에 띠링 문자 소리가 울린다)


(차나의 핸드폰 화면 100만원 입금 문자가 보인다.)


차나: 이것으로 계약 되었습니다. 참, 성함도 안 물어봤네요. 성함이?


의뢰인1: 이서원이에요. 


차나: 네 그럼 서원씨에게 주는 첫번째 미션은 본인의 외적 장점 3가지를 떠올리는 겁니다. 그것부터 시작하죠. 


서원: 저는 스타일과 관련된 변화를 해준다고 들었는데요.


차나: 네 그런데요, 그것도 스타일과 관련된 겁니다. 스스로의 장점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어떤 스타일로 바뀌어도 빛을 낼 수 없거든요. 저는 여기서 지나가는 사람 구경 좀 더 하고 있을 테니 3가지 생각나면 알려주세요. 지금 시간이 2시니까 천천히 생각해보시구요.


(시계가 2시였다가 5시로 바뀐다. 어느새 사장님 의자에 고개를 젖히고 자고 있는 차나. 책상 앞에 서원이 와서 조용히 차나를 부른다)


서원: 저,,, 차나 탐정님. (꿈쩍도 하지 않는 차나. 좀 더 큰 소리로) 차나 탐정님. (꿈쩍도 하지 않는 차나. 소리 지르며) 차나 탐정님!!!!!!!!!!!!!!!!!!!!


(으악~ 놀라며 의자에서 자빠지는 차나. 책상에 기어오르며)


차나: 부르셨나요?


서원: 네 3가지 다 작성해서요. 보여드릴려구요.


(종이 하나를 건넨다)


나의 장점 3가지

1)    숱은 없지만 속눈썹이 길다.

2)    딱딱한 걸 먹어도 끄떡없는 단단한 치아를 가졌다.

3)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머릿결이 좋은 편이다.


차나: (읽어보더니 시계를 본다. 5시를 가리키고 있는 시계) (심각한 표정으로) 3가지 쓰는데 3시간 걸렸으니까 하나 쓰는데 1시간 걸린 셈이네요. (서원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표정이 환해지며) 해내셨군요!!! 잘 쓰셨습니다. 30년(서원이 옆에서 조용하게 읊조린다. ‘저 24년인데요’)을 이런 생각없이 살아왔음에도 3시간만에 생각해내다니! 오늘은 수고하셨으니 (문으로 데려가며) 집에 가서 쉬시고 내일 본격적인 메이크 오버를 시작하죠. 


서원: 아… 저 가방 (차나가 재빠르게 가져다주며)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차나: 네 의뢰인님, 내일 뵈요~ 9시까지 오세요~ (차나 옆에서 코백이가 꼬리를 흔들며 인사한다)

(돌아서자마자) 아싸! 계약 달성~ (코백이를 보며) 코백아 오늘 저녁은 치킨이다. 



* 스타일 관련 웹툰을 그리고 싶어 대본을 쓰는 중입니다. 

스타일 탐정, 구차나는 옷과 관련한 여러가지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 사무소의 일을 에피소드 형식(약간의 스타일링 실용팁 포함)으로 그려내는 웹툰입니다. 

그림 작가랑 언제 협업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 날을 위해 꾸준히 써보고자 합니다. 

글은 랜덤으로 올라가며 글 중 수정/보완할 곳이 있다면 댓글 주시면 참고하겠습니다. 

독자들의 의견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문의 및 컨택은 ansy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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