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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Dec 29. 2022

 면접 복장 2화 변화

씬2 사무실


서원: 안녕하세요? (어제와는 다른 사복 옷차림, 머리는 그대로 포니테일이다)


차나: 아 서원님? 오셨어요? 오늘 해야 될 게요. 

1.     면접복장 바꾸기

2.     헤어 스타일 바꾸기

3.     렌즈 끼는 연습하기

4.     면접용 화장 배우기

이렇게 입니다. (코백이가 차나 옆에서 꼬리를 흔든다) 면접 복장은 서원님에게 어울릴만한 걸로 제가 미리 골라놨어요. 지난 번의 면접 복장처럼 목이 올라오는 블라우스보다는 목 선을 좀 보여주는 것이 답답하지 않아 보여요. 그리고 치마는 무릎 위로 올라오는 것보다는 무릎을 살짝 덮는 길이가 좀 더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구두는 지난 번에 신었던 검은색 구두 그대로 신으면 될 것 같구요.


서원: 아…네


차나: 다음 면접이 언제지요? 


서원: 내일이요. 


차나: 그럼 내일 면접을 생각하면서 오늘 연습에 임해야겠네요. 구두는 가져오셨죠? 면접 복장으로 한 번 갈아 입고 오실래요? 사무실에 탈의실이 없어서 죄송하지만 탈의는 화장실에서…


서원: 네 알겠습니다.


차나: (블라우스와 스커트를 입고 구두를 갈아신고 온 서원을 보며) 오, 사이즈가 딱인데요? 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재킷만 걸쳐주면~ (거울 앞에서 재킷을 입혀주며) 완성! (검은색 허리 라인이 들어간 재킷이 카라가 없어서인지 더 세련된 느낌을 준다.) 어때요? 지난 번 입었던 면접 복장이랑 비교하니?


서원: 지난 번 것도 깔끔하긴 했는데 이번 건 뭐랄까. 좀 더 직장인 같은 느낌이 난달까요?


차나: 네 좀 더 성숙한 느낌이 들지요? 서원님의 맑고 세련된 이미지에 맞아서 그런 겁니다. 이제 머리를 좀 풀러볼까요?


서원: (포니테일로 묶은 고무줄을 오른손으로 빼니 머리카락이 촤르륵 어깨 뒤로 떨어진다. 머리 길이는 어깨뼈를 덮을랑말랑)


차나: 머리를 언제부터 길렀어요?


서원: 3년 전부터 계속 기르고 있어요.


차나: 특별히 머리를 기르는 이유가 있을까요?


서원: 아뇨 딱히 그런 건 없지만 머리 할 일도 잘 없고 해서 그냥 계속 기르는 중이에요.


차나: 흠…단발로 자르면 더 좋을 것 같은데 어때요?


서원: 아…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여쭤봐도 될까요?


차나: 서원님의 단정하고 차분한 이미지는 좋은데 신입 사원 치고 약간 분위기가 무겁다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아우라가 구름 낀 듯한 느낌이라서요. 머리 스타일에서 좀 변화를 주면 어떨까 해요. 


서원: 아 그런 이야기 많이 들어요. 얼굴은 다크하지 않은데 분위기가 좀 다운되어 보인다고.


차나: 음… 뭐 그게 꼭 나쁜 건 아닙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서 내가 원하는 걸 위해서는 약간의 변화도 할 줄 알아야 한다. 뭐 그런 거죠. 그 변화… 해보실 건가요?


서원: (처음으로 당차게) 네!


차나: (눈이 똥그래지며) 하하; 서원님의 그런 목소리는 처음인데요? 


서원: 하하하;; 쑥스러워하며


차나: 그러면 커트하겠습니다. (어디선가 미용실 의자를 가져와 서원을 앉히고 미용실 가운으로 서원의 목을 감싼다) (서원은 눈을 감고 있으며 요리조리요리조리 가위질로 머리카락이 잘려나가는 소리만 사무실을 채운다. 서걱서걱 삭삭) 코백! 드라이기 갖다줘~ (옆에 앉아있던 코백이가 사무실 책상 맨 아래쪽에 있던 드라이기를 꺼내 가져다준다. 롤빗으로 머리카락을 말며 드라이를 시작한 차나)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서원의 목은 시원해지고 머리카락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차나: 자 이제 눈을 떠보실까요?


서원: (단발로 짧아진 머리 끝이 C컬로 말려 세련됨과 동시에 한층 더 발랄한 느낌이 살아났다. 앞머리는 양쪽으로 층을 내 자연스럽게 옆 머리와 이어지도록 볼륨감을 살렸다.) 어쩜, 다른 사람 같아요. 


차나: 사람들이 미용실에 가는 이유가 뭔지 아세요?


서원: 머리를 다듬거나 아니면 기분 전환이 필요해서?


차나: 그렇죠.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건 지금보다는 더 나은 나를 만나고 싶기 때문이에요. 더 나아졌다는 내 모습이 마음에 든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서 미용실에 가는 건데 그렇다면 새로운 머리로 인해 달라진 내 모습은 나이자 새로운 나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같다는 서원님 말이 틀린 건 아니라는 거죠.


서원: 아, 그렇네요. 무심코 내뱉은 말임에도 이렇게 자세하게 답변해주시니 마음에 더 와닿습니다. 


차나: 푸핫! 아이 뭘 그런 걸로. (손 모양은 겸손해하지만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은 얼굴로) 제가 평소 느끼는 걸 이야기했을 뿐인 걸요. 하하-


서원: 머리 마음에 들어요. 사실 긴 머리도 계속 묶고만 다녔었거든요. 특별히 저한테 어울리는 헤어 스타일이 뭔지도 잘 모르겠고 또 돈도 아껴야 해서.


차나: 그런 건 취직하고 돈을 벌면서 하나씩 알아가면 됩니다. 자 이제 안경을 바꿀 차례인데요. 눈이 많이 나쁜가요? 


서원: 네 오른쪽은 0.2 왼쪽은 -0.5라서 안경이 필수에요. 


차나: 렌즈는 껴볼 생각 아하셨구요? 


서원: 껴볼 생각은 했는데 눈에 뭐 들어가는 걸 너무 어려워해서요. 잘 못 끼겠더라구요.


차나: 흠… 요즘은 일회용 렌즈가 잘 나오니까 면접 보는 날만 잠깐 하자구요. 제가 먼저 시범을 보일게요. 한 손 공법인데요. 검지랑 약지는 눈꺼풀과 아랫살을 잡고 늘리는 역할을 하구요. 중지는 렌즈를 집어 눈에 넣는 역할을 합니다. 일단 검지랑 약지로 벌리는 연습을 해볼까요?


서원: (검지와 약지로 눈꺼풀을 벌려본다) 


차나: 이 때 주의할 점은 렌즈가 동공에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 정도로 벌려야 해요. 그렇지 않으면 렌즈가 눈썹에 붙어 다시 세척 후 넣어야 하니까요. 한 방에 넣는 것이 좋습니다. 


서원: 네 그렇게 해볼게요! (열심히 눈꺼풀 벌리는 연습 중)


차나: 자 이제 렌즈를 넣어 볼까요? (어디서 가져온건지 차나가 일회용 렌즈를 준다)


서원: 와… 이 사무실엔 없는 게 없네요. ㅎㅎㅎ


차나: 오늘을 위해 어제 퇴근하고 다 제가 공수해 온거죠. 서원님의 변화를 위해.


서원: (렌즈를 집어 눈에다 한 번에 넣는다) 아 탐정님, 한 번에 들어갔어요! (눈을 반짝이며 좋아한다)


차나: 좋습니다. 이제 왼쪽도 넣어보죠.


서원: (왼쪽 눈꺼풀을 벌려 렌즈를 무사히 넣는다) 와…..이렇게 쉽다니! 그 전에는 왜 그렇게 어려웠던 걸까요? 눈 앞에 뭐가 없으니 시야가 너무 넓어 보여요!


차나: 안경을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의 차이는 인상의 차이에요. 사람에 따라 안경을 썼을 때 첫 인상이 호감인 경우가 있고 벗었을 때 호감인 경우가 있는데 여성분들은 대부분 안경을 벗는 게 호감을 상승시키더라구요. 아 물론 단정하고 똑부러지는 인상을 주는 것에는 안경만큼 좋은 도구가 없지만 나의 강점이 그런 냉철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면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는 것을 추천하는 편입니다. 


서원: 그렇군요. 안경을 벗고 렌즈를 끼니까 어색하긴 한데 렌즈도 차츰 시도해봐야겠어요.


차나: 좋은 자세! 자 이제 마지막 화장입니다. 면접볼 때 화장은 어떻게 했을까요?


서원: 그냥 팩트 바르고 색깔있는 립글로스 발랐어요. 


차나: 립글로스 색을 한 번 볼까요? 


서원: (차가운 분홍빛의 립글로스다) 이거에요.


차나: 서원님은 이 색보다는 약간 오렌지빛이 도는 립글로스가 더 맞을 거에요. 그리고 팩트를 바르기 전에 메이크업 베이스로 피부톤을 정리해주면 훨씬 좋습니다. 


서원: 그런데 탐정님은 쌩얼 같은데요?


차나: 네 저는 화장을 귀찮아서 하지 않습니다. 아이러니 하지요? ㅎㅎㅎ


서원: 아니에요. 저도 평소엔 거의 쌩얼이라. 화장하는 법도 잘 모르고, 못하니까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


차나: 면접할 때는 요정도만 해줘도 단정하고 깔끔한 인상을 줄 수 있을거에요. (메이크업베이스로 피부 톤을 정리하고 팩트를 바르자 피부가 화사해졌다) 립글로스는 내 퍼스널 컬러에 맞는 색으로 맞춰주면 생기가 더 살아나죠.


(립글로스까지 바르자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서원: 진짜 그러네요. 전에 분홍색 립글로스를 아무리 발라도 차가워 보인다는 인상이었는데, 색을 바른다고 해서 다 생기가 있어 보이는 건 아니군요.


차나: 그럼요. 얼굴에 가까울수록 퍼스널 컬러가 중요해지거든요. 그러니 색이 들어가는 화장품은 신중히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서원: 이제 다 된 건가요?


차나: 아뇨, 마지막 단계 눈썹 컬링! 검은색 마스카라는 무거워보일 수 있으니 투명 마스카라로 컬링만 할 거에요. (뷰러로 살짝 집은 후 투명 마스카라로 전체 눈썹을 한 번 더 올려준다)


서원: 제가 하던 거랑 별 차이 없게 화장한 것 같은데 결과는 완전 다르네요. 


차나: 그쵸. 일단 피부톤 정리를 해준 것이 크고 두번째는 퍼스널 컬러 립글로스로 바꿔준 것이 있고 세번째는 속눈썹을 컬링해서 눈을 좀 더 또렷하게 만들어준 것이 세번째.


서원: 이미지나 분위기가 이렇게 작은 차이 하나로 바뀌는 건 줄 몰랐어요. 


차나: 그게 궁합의 차이입니다. 나의 이미지를 잘 살리느냐 아니냐. 나에게 맞는 제품을 쓰느냐 아니냐가 작은 차이를 만드는 것이죠. 사실 사람들은 본인의 이미지를 다르게 보는 경우가 꽤 많거든요. 자아상이란 건 내 이미지뿐 아니라 나의 성향과 성격 등에서 발현되는 모든 것들을 포함해 나라는 사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내가 알고 있는 나와 다른 사람이 보는 나는 차이가 있고 그게 이미지나 분위기에도 적용이 되는 겁니다. 


서원: 그렇군요. 


차나: 그래서 어쩌면 나를 제대로 바라본다는 건 그 두 가지 즉,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이 바라보는 나를 알고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자 이제 다 된 것 같네요. 참참 마지막 단계를 빼먹을 뻔! 머리를 귀 뒤로 넘길 거니까 네이클로바 귀걸이를 뙇!! 


서원: 귀걸이는 뭘 해야 할지 몰라서 안 했는데 


차나: 지원 분야에 따라 다르겠지만 너무 화려하지 않고 깔끔한 느낌을 전달하는 디자인이면 됩니다. 자 그럼 준비 완료! 이것으로 내일 면접 준비는 완료입니다. 


서원: (거울 앞에 서서 그 전의 모습과 자신을 떠올려 본다. 확실히 직장인이 된 것 같은 기분) ‘그 전의 옷차림이 전형적인 면접 복장이었다면 오늘의 모습은 나의 이미지에 맞게 잘 다듬어진 면접 복장을 입은 기분이야. 뭔가 자신감이 생겨.’ (거울 속 나에게 씨익 웃어 보이며) 그럼 오늘 미션은 끝인가요?


차나: 네. 오늘 집에 가서 푹 자고 요대로 스타일링해서 면접 보면 됩니다. 옷은 취업 성공 후에 반납하면 되구요. 


서원: 네 그럴게요. 그럼 들어가 보겠습니다.


차나: 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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