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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an 07. 2023

면접 복장 4화 네잎클로버

면접 복장 4화 네잎클로버


씬4 거리


코백이 산책 중인 차나


차나: 사무실 문 열기 전에 코백이 산책을~ 점심 먹고 또 산책을~ 코백! 산책 나오니까 좋아? 


코백: 길거리의 화단에 친구들 냄새 맡기 바쁘다.


차나: 친구들 냄새도 맡고, 친구들 만나면 인사하고, 밥 먹고 자고, 코백이는 삶에 불만이 있을까? 


띠리리리- 띠리리리- (울리는 전화벨 소리)


차나: 네, 구차나입니다. 서원님? 오전에 들른다구요? 네 그러세요. 코백, 똥 다 쌌어? 그럼 이제 사무실로 돌아가자.


씬5 사무실


코백이 발을 닦이는 차나. 코백이는 서서 자연스럽게 발을 내준다. 발을 다 닦아주니 자기 침대에 가서 눕는 코백. 


차나: (누워있는 코백이에게 뽀뽀하며) 어휴 귀여워! 코백이 숙면하세요~ (커피 포트에 물을 따른다. 예쁜 커피잔에 티백을 담근 후 커피 포트에 물이 끓기를 기다린다. 쉬이익- 물이 끓어오르는 소리가 들리자 ‘딸칵’하며 커피포트가 멈춘다. 커피포트를 가져다가 커피잔에 붓는 차나) 쪼르르르르- (티백을 3-4번 위 아래로 담궜다 빼서 찻잔에 올려 놓는다. 사무실 안에 레몬 그라스 향이 퍼진다) 음- 향이 아주 좋아요~ 


또각또각또각 구두 소리가 들려온다.


따릉- 문이 열리면서 서원이 들어온다.


서원: (힘없는 목소리로) 차나 탐정님……


차나: 걱정 어린 눈빛으로 서원을 바라본다.


서원: (갑자기 표정이 밝게 변하더니) 저 취업했어요~!!!!!!!!


차나: 오 축하해요!! (둘의 엉덩이에 강아지 꼬리가 생기고 둘이 손을 잡고 사무실을 뱅뱅 돈다. 코백이는 열심히 자는 중) 정말 잘 됐어요~!!


서원: (차나와 계속 손을 잡고 있으면서) 차나 탐정님의 그 뒷짐지고 걷는 ‘열중쉬엇’ 자세가 도움이 많이 되었어요! 그리고 발성도요. 평소에 하지 않던 행동이라 처음엔 좀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제 모습을 보니 어깨가 굽어 지팡이가 연상되더라구요. 그래서 누가 쳐다보든 말든 열중쉬엇 자세를 하고 간판을 보고 읽으면서 다녔어요. 오랜만에 만난 선배 언니가 ‘운동 시작했냐?’고 물을 정도였다니까요~!!


차나: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래도 태도, 자세가 곧아지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의 기운이 풍겨졌나보네요. 그런 반응이 또 성취감으로 작용했을테구요.


서원: 네 발성 연습도 꾸준히 했더니 발음이 교정되고 더 또렷해졌어요. 그러니가 제 인상도 더 또렷해보이는 거 있죠? 정말 신기해요.


차나: 그래서 언제부터 출근인가요? 


서원: 다음 달 1일부터 출근입니다~ ㅎㅎㅎ 그래서 면접 복장이랑 귀걸이 반납하러 왔어요. 이제는 출근 복장으로 변신하려구요. 


차나: (서원에게서 면접 복장과 귀걸이를 받으며) 반납은 면접 복장만 하시면 돼요. 귀걸이는 취업 선물입니다~


서원: 네? 아니예요. 


차나: 비싼 거 아니구요. 서원님한테 너무 잘 어울려서 그래요. 그리고 좋은 결과에 저도 선물을 드리고 싶구요. 


서원: (손바닥의 네잎크로바 귀걸이를 보며 고개를 떨구고 있다가 차나를 와락 끌어안는다) 으앙,차나 탐정님~!!!


차나: (서원의 팔을 끌어내리며 손바닥 안을 펼쳐 귀걸이를 뺀다. 서원의 귀에 네잎클로버 귀걸이를 해주며) (왼쪽 귀걸이) 좋은 기분에 재 뿌리긴 그렇지만 취업이 인생의 종착지가 아닌 건 알죠? (오른쪽 귀걸이) 취업 후에도 여러가지 일들이 많을 거예요. (귀걸이가 보이게 단발머리를 귀 뒤로 정돈해주며) 그럴 때마다 귀걸이 보면서 생각하라구요. (어깨를 돌려 전신 거울을 같이 보면서) 힘든 일, 좋은 일 더 많이 겪을 테니 그럴 때마다 오늘의 기분을 생각하시구요. 


서원: 네 그럴게요! (거울 속 안경 너머로 보이는 서원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차나: 그럼 이것으로 의뢰는 완료되었으니 담백하게 헤어집시다. 서원님의 앞날에 무궁한 건승을 바랄게요. (엄지를 지켜들며)


서원: 네 탐정님도 건강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코백이도 안녕~(자고 있는 코백이의 눈이 잠깐 떠졌다가 다시 잠이 든다. 문이 따릉 울리며 그녀의 단발머리가 밖으로 사라진다)


차나: (사무실의 쇼파에 앉아 탁자에 다리를 꼬아올리며) 아….1건 완료! 생각보다 오래 걸렸네. 중간에 한 번 떨어질 줄이야. 하지만 뭐 두번째 붙었으니 휴~ 


1화 면접 복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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