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쓰기 싫었다. 매일(물론 주말엔 안 썼지만) 글을 쓰다가 한 번 막히니까 너무 스트레스였다. 브런치에서는 독자들이 기다린다고 자꾸 알람을 보냈다.(하지만 나는 안다. 독자를 핑계로 플랫폼의 원활한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글쓰기 독촉이라는 것을!) 그러다 그냥 안 써버렸다.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더니 세상 편했다. ‘아- 이렇게 편하다니!’ 웃긴 건 글쓰기만 안 한 게 아니라는 거다. 운동도 쨌다. 4일씩이나. 글도 쓰기 싫고 운동도 하기 싫고. 그러면서 씻으러는 꼭꼭 갔다. (헬스장의 샤워장은 목욕탕으로 되어 있어서 집에서의 샤워감과는 꽤 다른 만족감을 선사한다) 하기 싫을 때 뭔가를 하지 않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부모님 두 분 다 그런 상황일수록 자기 자신을 이겨내야 한다는 사고를 가지신 분들이라) 월요일에 새삥한 운동복을 본 엄마가 물었다. “왜 운동 안가?“ ”하기 싫어서“ 말하고 나서 나도 깜짝 놀랐다. ’하기 싫다‘는 말을 이렇게 단호하고 자연스럽게 말하다니! 역시 나는 우리집의 돌연변이(생각해보면 나를 뺀 자식 3명도 꽤나 그런 마인드를 장착하지 않았나 싶은데 그 3명이 사회에서 주류로 잘 살아가는 거 보면 하기 싫을 때 하는 자가 일류인 것 같기도…)가 맞는 것 같다. 그렇게 4일을 내리 침잠했더니 슬 손꾸락과 몸이 근질근질하다. 그래서 오랜만에 운동복도 입고 브런치에 글도 썼다. 그랬더니 글도 써지고 운동 할 마음도 났다. 역시 뭐가 하기 싫을 땐 좀 안 하는 것도 방법이다. 누구나 자기만의 방법으로 삶을 이어간다. 주류의 삶은 아니지만 운동도 하고 글도 쓰고 행복한 비(飛)주류로 살어리랏다. (그러니까 알람 그만 보내! 이 브런치야!! But thanks. 나같은 사람에게 약간의 독촉은 필요함 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