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너무 못 읽는다. 못 읽으니까 안 읽는다. 그래서 빌리려면 큰 마음이 필요하다. 그렇게 큰 마음 먹고 빌린 것이 정유정 소설가의 '완전한 행복'. 역시 베스트셀러 소설가답다. 몇 장 읽지 않았는데 스릴러의 향기가 풍긴다. 믹서기는 알고 있었지만 민서기는 처음 보는 단어라 검색해봤다. 믹서기는 '과일, 야채, 곡식 따위를 갈아 가루로 만드는 기계'를 말하며(네이버 국어사전) 민서기는 '고기를 다지는, 분쇄하는 기계'를 말한다(네이버 국어사전). 이 책을 통해 민서기라는 단어를 처음 알게(오타인 줄 알고 찾아봤다;;) 된 나의 무식함에 소름이 돋는다. 그렇게 새로운 단어를 머릿 속에 하나 저장해 둔 후 진도를 나갔다. 29페이지까지 읽고는 책을 덮었다. 다음에 읽어야지. (a few days later) 작업을 하는데 도서관에서 카톡이 왔다. [대출 도서 반납 예정일 안내] 벌써 2주일이 지난 것이다. 책이 재미없는 것도 아닌데 그 동안 다른 책을 열심히 빌려서 다른 책만 읽었다. 소설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취향이 소설이 아니라 손이 안 가는 것이다. 그래도 읽어내리라. 내가 읽은 마지막 스릴러 소설은 아마 [돌연변이]로 기억한다. 마지막 페이지의 소름끼치는 반전과 검은색 바탕에 금색 아이만 환하게 빛나는 표지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93년작이니까 아마 중학생 때 읽었던 것 같은데 그 시절, 종종 소설을 읽었던 것과는 다르게 지금은 왜인지 영 읽히지가 않네. 그래도 (소설을 읽어보고자) 마음먹고 빌린 거니까 일주일(연장해서)동안 열심히 읽어보자. 쉽게 해지지 않는 무언가를 해내는 성취는 독서에서도 느낄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