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바보사랑(디자인문구 판매 사이트)에 들어갔더니 영업을 종료한단다. 이렇게 또 하나의 인연?이 떠나가는구나. 쇼핑 오답 노트를 만든 건 나의 쇼핑 생활을 돌아볼 수 있는 노트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였다. PPT파일로 내지에 들어갈 내용을 만들고 인스타 검색을 통해 표지와 내지를 디자인해줄 일러스트레이터분을 찾았다. 몇 번의 조율 끝에 마음에 드는 내지와 표지가 결정되었고 노트 제작 업체를 검색해 적정 예산에 맞춰 100권을 제작했다. 이제 판매해줄 플랫폼만 찾으면 되는데 몇군데 거절 후에 만난 곳이 바로 바보사랑이었다. 메뉴얼에 맞게 작업을 하고 썸네일까지 등록한 첫 노트가 바로 쇼핑 오답 노트였다. 한 권이라도 팔렸다면 좋았겠지만 쇼핑 오답 노트는 한 권도 팔지 못했다. 다만, 노트를 이런 식으로 제작하고 팔 수도 있구나라는 걸 알게 해줬고 그 이후로 영화 4줄 리뷰 노트, 작심삼글 글쓰기 노트, 화풀이 노트까지 쭈욱 만들어 다 바보사랑에 등록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역시 영화 4줄리뷰 노트. 처음 제작한 100권을 바보사랑에서 다 판매해서 추가 인쇄 여부를 고민했으나 역시 창작자에겐 돈보다는 인정이다. 1만원 노트를 팔아서 나에게 들어오는 돈은 많지 않았지만 한 권이라도 사주는 소비자가 있다는 게 신기하고 기뻤기에 추가 인쇄를 결정했다. 게다 대량 구매의 경우 발주서에 ‘대량 구매’여부랑 구매하는 곳의 이름도 적혀 있어서 내 노트를 어디에서 구매하는지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20년 9월에 첫 등록을 했으니까 4년동안 노트를 판매해준 셈이다. 나랑 통화했던 MD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준 직원 모두 다른 곳으로 이직을 준비할 것이다. 많은 창작자들에게 좋은 창구가 되어준 바보사랑이 이렇게 영업종료하게 되어 안타깝지만 난 기억할 것이다. 요즘 시대정신과 거리가 먼 순수하고 다소 촌스러운 느낌의 플랫폼 이름인 바보사랑이여, 그 동안 감사했고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