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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ul 27. 2017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7편

전자책 기획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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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3편 - 전자책의 장점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4편 - 전자책의 단점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5편 - 싸면 잘 팔릴까?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 6편 - 전자책 X 먹고사니즘


Q. 많은 사람들이 자기만의 책을 내고 싶어하는데 종이책의 경우 출판사에 책 기획안을 내잖아요. 그것처럼 전자책도 어떤 기획의 요건이 있을 것 같습니다. 


A. 네 저자마다 출판사마다 어떤 책을 내고 싶은지에 따라 기획의 조건이 달라질 것 같은데요. 저 같은 경우는 3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번째는 쓰고 싶은 주제인가? 이것은 흥미랑 가장 연결이 되고요. 주제 안에는 대상 독자가 자연스럽게 포함됩니다. 제가 흥미를 가져야만 한 권의 책(전자책이라 하더라도 최소 분량을 맞추는 것에는 어려움이 있으므로)으로 출간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가 쓰고 싶은 주제인지를 가장 먼저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10꼭지 정도의 분량이 되는가?입니다. 무료로 배포하는 것이 아닌 최소한의 금액으로 판매하는 콘텐츠이기 때문에 최소한의 분량이 필요합니다. 웹툰 작가들이 20화, 30화를 전후로 시즌을 나누듯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기 위해 내가 10가지 목차를 뽑아낼 수 있는 주제인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아무리 내가 쓰고 싶은 주제라 해도 분량이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을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해내기는 어렵기 때문이지요. 세번째는 기존에 없는 내용인가?입니다. 종이책의 경우도 마찬가지지만 전자책 역시 비슷한 내용의 책이 나와 있다면 그 책을 출간하는 의미(사람들에게 읽혀지는데 의미가 있다면, 비슷한 책이 많을 수록 내 책이 읽힐 확률은 적어질테니까요)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비슷한 내용이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글 => 이미지, 사진 =>그림)이 달라진다면 또 다르겠지만요. 그래서 전자책 기획의 조건 세번째는 콘텐츠의 희소성입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는 래어템이어야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어떤 것을 만들어냈다는 콘텐츠 생산자의 기쁨? 자부심? 등등을 느낄 것이기 때문입니다.


Q. 답변을 듣다보니 확실히 이건 저자나 출판사마다 조건이 다를 것 같네요. 보통 종이책의 경우 얼마나 팔릴 것인지에 대한 예측도 출판의 여부를 결정짓는 요소가 되던데 전자책도 기획 단계에서 얼마나 팔릴 것인지에 대한 고려를 하시나요?


A. 저 같은 경우는 출판사 대표님과 저의 철학이나 가치가 판매보다는 저자의 흥미력에 포커스가 있다보니 출간한 전자책이 잘 팔리면 좋지만 기획단계에서 판매 여부를 고려하지는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쉬는 시간>, <옷, 자존감을 부탁해>, <혼자하는 글쓰기>, <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 <어쩌다 1인기업>, <나답게 당당하게 자유롭게> 등 출간한 책들의 제목을 보면 판매를 염두하지는 않았지만 완전히 매니악한 주제는 아니므로 어떻게 보면 판매가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이 반영된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다가 <지금은 쉬는 시간>은 제목에 전혀 검색할만한 키워드가 들어있지 않음에도 가장 많이 팔린(가장 처음에 출간해서 그런건지) 책이라 판매를 먼저 생각하지 않는 기획 의도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Q. 그렇군요. 판매를 중요시하는 종이책과는 달리 판매를 고려하지 않음에도 자유롭게 기획되고, 팔리는 것이 전자책의 매력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라는 책을 보면 책 출간기라는 컨셉은 정말 거의 처음 시도된 것 같은데 이런 기획은 어떻게 하게 되었나요?


A. <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는 사실 전자책 출간을 염두하고 쓴 건 아닙니다. 다만 이렇게 쓰면 언젠가 완성된 콘텐츠로써 가치있게 사용되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었지요. 제가 종이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를 좀 어렵게 출간했어요. 계약은 2번 어그러졌고. 세번째 계약한 출판사랑 책을 내는 과정이 3년 정도 걸렸는데 그 과정을 그냥 날려버리고 싶지 않았거든요. 실패의 과정이든, 성공의 과정이든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느낀 점이 있고 경험을 나누는 것으로 첫 책을 출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에서 쓰기 시작했죠. 이것 역시 전자책을 생각하고 쓴 것은 아니지만 제가 추구하는 전자책 기획의 조건 3가지와 맞아떨어지더라고요. 제가 흥미(한 번 써보면 재미있겠는데?)를 느낀 지점이 있었고, 분량(3년치를 13꼭지로 압축하느라 힘들었습니다. ㅡㅡㅋㅋㅋ)은 뭐 말할 것도 없었으며, 래어템인 것도 확실했죠. 책을 쓰는 과정이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많았지만 실제로 첫 책을 내는 과정이 어땠는지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으니까요. 이런 거 보면 저는 확실히 콘텐츠 생산자 기질이 다분한 것 같습니다. 제가 경험한 것들에 대해 정리하고 나누는 것을 좋아하니까요. ㅎㅎㅎ


Q. 미리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써놓고 보니 전자책으로 출간할 가치가 있는 콘텐츠였다. 라는 지점이 흥미롭네요. 하긴 코치님의 전자책 대부분이 미리 써놓은 것이었지요?


A. 네 맞아요. 제가 8년 동안 꾸준히 블로그에 올리던 콘텐츠들을 각자 주제나 컨셉에 맞게 모은 것이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콘텐츠들을 하나의 주제나 컨셉으로 엮을 수만 있다면 수많은 블로거들이 자기만의 전자책을 낼 수 있는 환경이 된 것이죠. 


Q. 하지만 누구나 자기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도 그걸 코치님처럼 하나의 주제나 컨셉으로 엮는 과정은 또 다른 영역이라고 보여집니다. 


A. 그렇죠. 그래서 블로그라는 바다에서 둥둥 떠다니는 콘텐츠를 비슷한 것끼리 건져내서 엮는 것은 기획해서 써내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의 큰 주제를 먼저 2-3가지로 생각한 후에 그 카테고리에 들어갈만한 내용을 끼워넣는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는 블로그에 있는 내용이 <스타일 / 1인기업 / 일상 에세이>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져 있었구요. 애시당초 블로그에 올릴 때도 앞에 <스타일 상담소>라던가, <1인기업 생존웹툰> 등의 머릿말을 달았기 때문에 분류가 크게 어렵지는 않았죠. 이미 충분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본인의 콘텐츠를 크게 2-3가지 영역으로 나눠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Q. 지금까지 6권의 전자책을 냈고 대화를 나누다보니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콘텐츠 생산자로써의 열정이 느껴진달까요? 혹시 지금도 기획 중인 전자책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하하 열정은 무슨.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전자책 기획은 생활하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주제나 컨셉을 메모장에 바로바로 적어두는 편이에요. 그래서 메모장에 적혀 있는 것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열등감 온도계 (열등감의 온도를 0으로 맞추는 셀프토닥 솔루션)

=> 자존감이라는 단어가 지금 화두잖아요. 2015년에 자존감 회복을 위한 10가지 실천 방안이라는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그게 검색도 많이 되고, 도움이 되었단 분들이 종종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존감 회복을 위한 방법을 늘려서 써볼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자존감이 너무 대세가 되어버려 청개구리 기질로 열등감으로 바꿔 생각하다보니 나오게 된 기획안입니다.


2) 오늘부터 혼자 살게요. (30대 늦깎이 독립녀의 싱숭생숭 독립기)

=> 혼자 살다보니 또 이런저런 느껴지는 부분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혼자 살면서 알게 된 저만의 경험을 좀 써보면 어떨까 생각해보았습니다. 


3) 관계를 기록하다 (관계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의 자기치유 에세이)

=> 이건 공저로 생각한건데 제가 관심있는 심리 쪽 까페가 하나 있는데 확실히 '관계'에 있어서 상처를 받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자기 경험을 나누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각자 정리해서 그것을 공저로 전자책을 내보면 어떨까 생각했는데 정작 제가 '관계'로 많이 상처를 받는 스타일이 아니라 고민입니다. 그리고 공저할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제가 사람들이랑 같이 뭘 으쌰으쌰하는 걸 잘 못해서...ㅎㅎㅎ


4) 오늘 저녁은 휘리릭 (게으른 독립 생활자를 위한 인스턴트 음식 요리법)

=> 제가 요리를 잘 못하다보니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데 어떻게 하면 같은 인스턴트 음식도 색다르게 먹을 수 있을까를 떠올리다 생각해낸 기획입니다. 요리도 못하는데 게으르기까지 하니 최소한의 노력으로 어떻게 하면 가성비 갑의 음식을 먹을 수 있을까 기존에 1인가구 음식 요리법과 게으른 사람들을 위한 간단 요리법은 많은데 '인스턴트'와 관련된 주제나 컨셉은 없는 것 같아 생각해보았지요. 

Q. 와,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전자책 기획이 세상에서 제일 쉬웠어요.를 보는 듯한 느낌이네요. 전자책으로 내면 어떨까라는 주제/컨셉을 제목과 부제 정도로 적어놓고 그 중에 하나를 골라 쓰시는 거군요?


A. 네 일단 흥미가 생기는 부분을 적어놓고 내가 쓸 수 있을지 없을지를 골라내는 거죠. 이렇게 하니까 저에게 맞는 주제를 고르기가 훨씬 수월하더라고요. 하지만 목차를 정리하고 글을 써내려가는 건 또 다른 부분이기에 기획은 쉽게 시작하더라도 글쓰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답니다. ㅎㅎㅎ


Q. 전자책 기획에 관해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나눌 줄은 몰랐네요. 마지막으로 콘텐츠를 기획하고 생산하는데 있어 가지고 있는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A. 전자책을 출간하는 작업은 저에게 김구라가 노홍철에게 했던 말과 비슷합니다. '또라이짓도 하려면 꾸준히 해라' 전자책은 저에게 제 또라이(노홍철의 또라이력이 100이라면 전 10정도겠지만) 기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장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전자책의 형태가 주는 장점을 최대한 살려서 꾸준히 책을 내고 싶습니다. 쓰고 싶은 기획의 샘이 마르지 않는다면요. 그래서 독자들이 제 전자책을 떠올렸을 때 다음과 같은 문장을 떠올리면 참 행복할 것 같습니다.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그러면서 일말의 묵직함을 주는' 


Q. 전자책 기획의 조건을 이야기하면서 또라이까지 왔네요. ㅎㅎㅎ '즐겁게 소비할 수 있는 그러면서 일말의 묵직함을 주는' 독자들이 느낄 그 날을 기대해보겠습니다.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 건가요?


A. 기획에 대해 이야기했으니 출판사와의 소통과 편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Q. 저자와 출판사 편집자. 책을 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작업이지요. 그럼 다음 시간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 위의 글은 '나만의 콘텐츠로 먹고 살기 위한 전자책 대담'이라는 제목으로 진행 중인 공저 작업입니다. with 탐탐일가 홍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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