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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an 25. 2018

혼글 10계명 - 저는 이렇게 씁니다.

1. 쓰고 싶은 것을 핸드폰에 정리해둡니다.


혼자하는 글쓰기는 글쓰기 훈련을 하고 싶어 생각해낸 나혼자 글쓰기 훈련 방법입니다.

그래서 주제를 매번 정하는 수고를 덜고 싶었고

아주 사소한 주제부터 써보자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나는 대로 주제를 정리했습니다.

밥, 옷, 잠, 술 등등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단어를 쭉 나열한 후

하나의 주제에 맞춰 하나의 글쓰기를 하면 되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제를 선정하는 수고로움 없이 글쓰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종종 괜찮은 글쓰기 주제가 떠오르면 단어 혹은 문장으로 핸드폰 메모장에 정리해둡니다.

생각났을 때 바로 쓸 수 있지만 나중에라도 쓰게될 주제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2.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주제를 씁니다.


그렇게 핸드폰에 정리해두면 이제 쓰면 됩니다.

한 가지 가장 땡기는 단어를 선택한 후에 

그것과 관련된 기억/추억/경험/생각/논리를 총동원해 쓰면 됩니다.

가장 쉬운 것은 경험에 기반한 쓰기입니다.

추억을 떠올려 묘사를 하거나 설명을 하거나

그 상황, 경험에 대한 느낌을 정리하면 되므로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분들께 추천하는 방식입니다.


밥, 옷, 잠, 술


밥은 삼시 세끼 먹어왔고,

옷도 매일 입어왔으며

잠도 매일 잡니다.

술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내가 술을 안 먹으면 주변에 술 먹는 사람의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찾아보면 쓸 건 있습니다. 떠오르는 걸 쓰면 됩니다.


3. 일단은 쓰고 싶은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습니다.


말은 쉽지만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쓰고 싶은대로 쓰고 싶지만 이렇게 써도 될까?라는 생각이 

키보드 위 손가락들을 멈칫하게 만듭니다.

그러면 다시 생각합니다. 


나는 초보자입니다. 배우는 사람입니다. 

배우는 자세에는 두-씨-피드백의 자세가 필요합니다.

일단 하고, 보고, 스스로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하기 전에 스스로 생각하는 것으로 액션 자체를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자기 검열도 어느 정도의 반열에 올라야 有가치하다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 핸들링을 못한다고 

자전거를 포기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자전거를 처음 탈 때 중심을 못 잡는다고

자전거를 포기하는 사람은 보지 못했습니다.


자전거를 탈 수 있게된 사람만이 

아 난 자전거를 타는 게 재미가 없구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씁니다. 내가 생각한 모든 글을 쏟아낸 다음

검열을 해도 늦지 않습니다. 


4. 분량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분량도 글쓰기를 제한하는 하나의 장벽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글은 기본량이란 것이 있지만

혼글은 그냥 글쓰기 훈련을 위한 글이기 때문에 짧게 써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긴 글이라고 꼭 좋은 것만도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의 주제에 따른 작은 에피소드로 분량을 나눴습니다.


내가 가진 기억/추억/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그걸 A4 한 장 페이지에 섞어 자연스럽게 풀어내기란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에피소드로 나눠서 적으면 3가지 에피소드로

A4 한 장을 채우는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써 본 사람은 알죠. A4 한 장 채우는 것의 어려움을)


억지로 길게 쓰려고 하면 오히려 재미없는 글이 될 수 있습니다. 

짧은 문단에 임팩트있는 내용이 오히려 전달력이 좋듯이

내가 전달하고 싶은 내용을 잘 담고 있다면 

글을 더하지 말고, 바로 그 자리에 마침표를 찍으면 됩니다.


5. 안 써질 경우 잠깐 쉬었다 다시 시작합니다.


경험을 풀어내더라도 글이 안 이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첫 시작이 별로였을 수도 있고, 중간에 핀트가 나간 글이 있을 수도 있으며

처음 계획한 글의 방향성과 다르게 갈 경우가 그렇습니다.


그럴 땐 잠깐 쉬었다 다시 시작합니다.


이 때의 잠깐이란 1시간일 수도 있고, 반나절일 수도 있으며

하루일 수도 있습니다. 한참 지나고 그 글을 다시 읽어보면

빈틈이 보이기도 하므로 그 때 다시 이어 붙이기를 하면 됩니다.


저의 경우 잠깐 쉬었다 다시 시작할 때 하루를 넘긴 적은 없으며

하루를 넘어갈 때는 아예 다시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안 써질 경우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기 보다는

일단 창을 덮고 환기를 시킨 후에 글을 다시 보는 것도 좋습니다.


6. 다 쓴 다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봅니다.


에피소드로 썼어도 하나의 주제에 모여 있는 에피소드이므로

전체 분량을 다 채운 후에 같이 읽어봅니다.


어떤 건 에피소드 하나 만으로 A4 한 장을 채웠을 수도 있습니다.


내가 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는 것도 훈련이 됩니다.

읽었을 때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고쳐봅니다.


접속사를 빼도 무방한 경우가 있습니다.

단어 하나만 바꿔도 느낌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7. 다 쓴 후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이나 단어를 수정합니다.


오히려 처음 쓴 글에는 수정하고 싶은 부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자이로드롭 처음 탈 때는 뭣 모르고 타지만

두번째부터는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에 긴장감이 100배가 됩니다.


글쓰기도 처음에는 뭣모르고 쓰지만 쓰다보면 느낌이 옵니다.

뭔가 껄끄러운 곳이 생깁니다.


잘려고 누웠는데 어른 거리는 문장이 있다면

자꾸 머릿 속에 맴도는 단어가 있다면

그게 성장의 시작이지 않을까 합니다.


8. 일주일 후에 다시 읽어봅니다.


처음 글을 완성한 후에 보이는 것과 일주일 후에 읽었을 때 보이는 것이 다릅니다.

더 좋게 느껴질 수도 있고, 더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자기 객관화라고 하는데 저도 이게 잘 안 되는 사람 중의 하나지만

그래도 시간차를 두고 글을 읽으면 글을 썼을 때의 감정에서 벗어나 있으므로

글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플랫폼에 올려서 읽는 것도 좋습니다.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브런치나 다른 곳으로 이동시켰을 때 또 느낌이 달라지므로 

그렇게 읽었을 때 새로운 것이 보이기도 합니다.


9. 내 수준에서 고칠게 없다면 완성입니다.


저는 완성된 글은 최소 5번에서 10번 정도 읽습니다. (많이 읽지는 않습니다. ㅡㅡㅋ)


글을 몇 번 썼던 분들은 공감하는 부분일텐데

내가 할 말이 많고 그게 머릿 속에서 어느 정도 정리되어 있다면

쓰는 것에도 거침이 없습니다. (이미 손가락은 거들뿐의 경지입니다)


머릿 속에 떠 다니는 문장을 그냥 손가락으로 옮겨 놓는 정도랄까요.

그렇게 단번에 써내려간 글은 오히려 수정할 게 적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쓰기에 좀 어렵다거나 소재를 정리하면서 

어디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을지 고민하면서 쓰게 되면

그만큼 고민의 흔적이 보여 그걸 다듬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여러번 읽어봤고, 껄끄러운 곳도 수정해서

더 손댈 것이 없다면, 정확히 말하면 내 수준에서 손댈 수 없다면 완성입니다.


읽었을 때 자연스럽게 읽히고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났다고 생각이 되면 

홀가분한 완성이 되겠지만,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마시고 

'완성'에 초점을 두어야 그 다음 주제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마음에 안 들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실력이 안목을 따라갈 수 없다면 선택은 둘 중 하나입니다. 

실력을 키우거나 높은 안목을 탓하거나. 전 다행히 안목이 낮은 편입니다.


10. 다시 다른 주제의 글 쓰기를 시작합니다.


혼글은 제가 글쓰기 훈련을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 쓰는 건 아니더라도 꾸준히 쓰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었습니다.


전자책으로 내는 결과물이 없었다면 흐지부지 될 수도 있었지만

전자책 1권이 나오니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렇게 2권이 나오고, 3권이 나왔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한 50가지 주제를 쓰면 글쓰기 실력이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

그리고 주제 정하는 게 귀찮아서 그런 것도 있지만

일단 시작하고 나니, 그리고 주변에서 관심을 보이니 계속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다른 주제의 글을 쓰면서 저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나만 기획할 수 있는 컨셉의 책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재밌고

글쓰는 것으로 내 정체성이 만들어지는 것도 좋았습니다.


위의 두 가지만으로도 저에겐 큰 동력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주제의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고

그렇게 느리지만 글쓰기 실력이 제가 원하는 방향으로 키워지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혼글 10계명 - 저는 이렇게 씁니다.]편


1. 쓰고 싶은 것을 핸드폰에 정리해둡니다.

2. 쓰고 싶을 때 쓰고 싶은 주제를 씁니다.

3. 일단은 쓰고 싶은대로, 생각나는 대로 적습니다.

4. 분량에 제약을 두지 않습니다.

5. 안 써질 경우 잠깐 쉬었다 다시 시작합니다.

6. 다 쓴 다음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봅니다.

7. 다 쓴 후 마음에 안 드는 문장이나 단어를 수정합니다.

8. 일주일 후에 다시 읽어봅니다.

9. 내 수준에서 고칠게 없다면 완성입니다.

10. 다시 다른 주제의 글 쓰기를 시작합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혼글 10계명 - 이래서 가능합니다.]편으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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