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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y 18. 2018

드라마 '나의 아저씨' 4줄 리뷰 & 내가 꼽은 장면3

드라마를 보고 리뷰를 써 본 건 처음입니다.

사진 출처: tvn 나의 아저씨 홈페이지



최근에 드라마 '라이브'랑 '나의 아저씨'를 재밌게 봤다.

드라마 리뷰도 써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간단히 기록해본다.


상처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어가며

깨달아가는 행복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


인 줄 알았는데 마지막 회에 이선균이 우는 장면에서 느낀 점이 있다. 


역시 이지아(이선균 아내)는 이선균과 함께 하기에는

뭔가 서로의 지향점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행복의 접점을 찾은 듯 싶었으나 이지아는 외쿡에 공부하러 가 버리고

또 혼자 남겨진 이선균. 일로 삶의 결핍감을 채우려는 듯 보임. 

뭐 그렇게 채우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균형감에 있어서는 한 쪽으로 치우친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유라랑 기훈이도 잘 될 줄 알았는데 역시 삶은 해피엔딩만 있는 것이 아니듯

드라마는 그걸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삶은 다양한 굴곡이 있고, 사람들은 그걸 어떻게든 감내하면서 살아간다고.


지안이 부산으로 간 건 참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것. 

자신의 과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 과거를 잊기 어려운 곳에 속해 있기보다는

아예 새로운 곳에서 새롭게 시작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인 것을. 


그렇게 드라마 초반에는 각자 자기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여주지만

드라마는 흘러가면서 서로를 보듬어주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정희의 상처, 동훈의 상처, 기훈의 상처, 상훈의 상처, 상원의 상처, 지안의 상처

윤희의 상처, 유라의 상처 등등등 그렇게 서로를 보듬으며

결국은 스스로 행복의 접점을 찾아가는 방법을 찾게 되고

마지막회에서는 곁에 누군가가 있지만 그러면서도 홀로 

편안해지는 방법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동훈과 지안이 다시 만나서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 나누고 헤어지는 모습도 그렇고.

기훈이 다시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모습도 그렇고.

상훈이 헤어진 처와 다시 합칠 것 같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그래서 영화였다면 납골당에 할머니 유골을 놔두고 

버스에 뛰어가는 지안의 모습과 그걸 보는 동훈의 모습을 잡으며 끝냈겠지만

(실제로 저 장면에서 끝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드라마 보면서 했다)

드라마는 좀 더 현실적인 결말을 보여줬다. 


마지막회라 대놓고 PPL한 건 좀 웃겼지만 [몽쉘 & 하루 과일] 

몰입해서 볼 수 있는 드라마가 있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라는 걸 다시 한 번 알려준 '나저씨'


뭔가 기억에 남는 장면을 적어보면 또 좋을 것 같아 정리해보면


첫번째 장면.

장례식 장면. 상훈은 늘 먹고 싸고 자기만 한 자신의 삶을 한탄한다.

그래서 뭔가 쌈박한 장면을 넣고 싶어하는데

휑한 지안네 할머니 장례식장을 보고 꽁쳐둔 재산?을 털어

장례식장을 화환과 조기축구회 회원들로 채워준다. 

스스로도 엄청 뿌듯해하는데 기억에 남는 따뜻한 장면이라 생각한다. 


두번째 장면.

동훈이 지안의 빛을 갚아주기 위해 찾아간 장기용과 싸우는 장면.

싸우는 장면이기보다는 장기용이 지안을 보고

'살인한 년'이라는 이야기를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동훈이

'나라도 죽여'라고 이야기한 부분이 뭔가 가슴이 찡했다. 

그걸 지안이 계속 듣고 있는데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지안이 눈물을 흘린 것 같기도 하고.


세번째 장면.

동훈이 단골 아는 지인 가게에 지안이 왔는지 물어보는 장면.

그걸 듣고 있던 지안은 바로 가게로 달려간다. 

그렇게 가까스로 동훈과 지안은 만나게 되고 술 한 잔 같이 한다. 

뭔가 현실에서 삐딱하게만 볼 수 있는 장면을 썸인 듯 썸 아닌 썸 같은 장면으로 풀어낸 것이 좋았다. 



어떤 드라마나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는 요소 중의 하나는

지금 현실에서 사람들에게 결핍된 무언가를 채워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동훈을 보면서 과연 저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면서 저런 3형제도 존재할까 ㅡㅡ 라는 의문도....

지안은 동훈을 보면서 계속 이야기한다. 4번 이상 잘 해준 사람이 없었다고.


현실에서 보기 힘든 캐릭터라는 점에서 판타지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서도 드라마에 몰입한 이유는 동훈과 같은 사람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덩달아 기훈과, 상훈 그리고 정희까지. 

상훈의 장례식 한 턱은 정말 갑 오브 판타지가 아닐까....


그래서 사실 3번까지 잘해주는 사람들도 점점 드물어가는 이 세상에

4번 이상 잘 해주는 동훈을 보며 어느 정도의 대리만족을 한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우리 사회의 결핍감을 드라마를 보면서 채우는 것이지. 


나는 동훈과 같은 사람이 되지는 못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 느껴지는

그런 따뜻함을,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따뜻함을 간직해야겠다는 마음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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