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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Jan 25. 2016

스타일 코치 칼럼 #2 백화점 쇼핑을 그만두는 이유

스타일 코칭에는 의뢰인과의 쇼핑 동행이 들어갑니다. 정확히는 의뢰인의 변화에 필요한 아이템을 쇼핑하는 시간이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비즈니스를 하는 입장이라면 VIP를 대상으로 할 수록, 더 고가의 비싼 아이템을 취급할 수록 더 높은 컨설팅 비용을 책정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 일을 시작한 이유도 고가의 아이템이 좋아서 시작한 것이 아니고 제가 돕고자 하는 대상도 VIP들이 아니기에 저와 비슷한 연령대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진행해 왔고 그들의 니즈를 돕는 것이 더 좋았습니다. 


오랜 기간 고민을 해왔습니다. 백화점의 옷들은 예쁘지만 납득이 가지 않는 금액의 아이템을 의뢰인에게 추천하는 것이 과연 마땅한 것인가. 물론 의뢰인의 예산을 넘지 않는 선에서 제안한 것이었지만 나라면 이 금액을 주고 이 아이템을 살 것이냐는 물음이 머릿 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의뢰인이 괜찮다고 해도 코칭을 진행하는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마음껏 코칭하기 어려운 환경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백화점보다는 아울렛과 SPA 브랜드 위주로 쇼핑하는 아울렛 전문 쇼퍼가 되어야 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이 결정에 장벽이 없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백화점이 비싸긴 하지만 아울렛과는 차별화된 다양한 디자인의 아이템이 구비되어 있었고 잘 찾아본다면 합리적인 금액의 아이템을 찾기도 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보다 아울렛을 선택한 건 꼭 백화점이 아니어도 예쁜 아이템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주체적인 소비를 외치면서 브랜드에 과한 입점 수수료를 부가하는 백화점의 호갱을 자처하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쇼핑 메인 스트림인 백화점을 놓기 어려웠던 것은 제안할 수 있는 아이템의 다양성때문이었습니다. 아이템이 다양하면 다양할 수록 선택의 폭이 넓다고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문득 동네에 있는 아울렛에서는 이런 니즈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산 디지털 단지의 아울렛에서는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리오 아울렛에서는 예전에 몇 번 쇼핑한 적이 있었는데 건물이 나누어져 있어서 특별히 쇼핑하기 최적화된 장소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아이템이 다양한 것 같지도 않고, 아울렛 특유의 촌스러움도 좀 있는 듯 해서. 그런데 최근 현대 아울렛을 보면서 아이템들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정도 퀄리티라면 아울렛에서 쇼핑해도 만족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동안 명동 롯데백화점과 강남 신세계백화점을 주로 이용했었는데 이제는 가산디지털단지 현대 아울렛에서의 쇼핑을 메인 장소로 지정해 코칭할 예정입니다. 명동 롯데백화점이 중저가 브랜드와 SPA브랜드가 밀집해 있어서 쇼핑하기 편했었는데 중국인 관광객이 많아져 괜찮은 아이템을 찾아보기가 힘들더라고요. 개인 코칭을 진행하고 싶은데 자꾸 이렇게 조건이 많아져서 개인 코칭이 들어올지 모르겠네요. 원하는 의뢰인, 원하는 장소 이렇게 까다로워져도 되나 싶은데 코칭을 그만 둘 것이 아니라면, 오래 오래 하고 싶다면 더 돕고 싶은 사람들 위주로 받는 것이 서로에게 좋은 것이 아닌가 합리화해 보는 하루입니다. 



스타일 코치 이문연.

책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의 저자. 스타일을 통해 사람들의 긍정적 변화를 돕는 개인 코칭 및 교육 진행. 칼럼 및 웹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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