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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ug 02. 2018

2년만에 얻은 출간 기회

사람이 너무 조급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법

1인 기업가에게 SNS는 꽤 유용한 도구이다. 자기가 하는 일을 조금이라도 알려야 Something이 생기기 때문이다. 블로그에 먼저 포스팅을 한 후 그 링크를 페이스북에 걸어 


'책 출간의 기회가 물거품이 되어
제본이라도 해서 판매하오니
관심있는 분들의 많은 구매 부탁드립니다'


라는 포스를 풍겼다. 


페이스북을 자주 하진 않았지만 SNS를 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해 SNS 친구를 많이 만들어 놓자 생각했고 초반에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과 관심 분야가 비슷한 사람들 위주로 페친을 신청하고 신청받은 페친을 수락했다. 어느덧 페친의 숫자는 800명이 넘었고(페북으로 소통하는 사람은 8명도 안 되는 것 같지만) 페북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몇 번 만난 적이 있는 교수님이 연락을 해왔다.


교수님은 어느 출판 에이전시를 소개하면서 자기 주변에 좋은 콘텐츠를 가진 작가들을 에이전시에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나만 괜찮으면 기획안을 작성해서 출판 에이전시에 소개하고 싶다고 하셨고 메일로 기획안을 보내줄테니 작성해서 에이전시 메일로 보내보라고 하셨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더니,
이렇게 빨리 기회가 올 줄이야. 


김칫국 마시고 호들갑 떠는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대가 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나에게 출간의 기회란 다시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기에 기획안을 작성해 메일로 보냈고 2주 후 교수님으로부터 출판사 에이전시 대표를 만나러 가자는 연락이 왔다.


출판사 에이전시가 어떤 일을 하는지는 대충 짐작은 했으나 실제로 출판사 에이전시 회사를 방문할 생각을 하니 떨리기도 했다. 하지만 에이전시에서 보내준 기획안을 작성할 때만큼은 약간 피곤했는데 기본적으로 기획안에 들어가는 요소인 출간 의도, 저자 소개, 대상 독자, 목차, 원고, 경쟁 도서, 경쟁 도서와의 차별점 등 그 외에도 저자로써 이 책이 출간되었을 때 얼만큼 판매수익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적는 란이 있었다. 예를 들어 10만 명의 회원수를 가진 카페의 매니저라면 그 카페에 책을 홍보할 수 있으니 기여도는 카페가 없는 저자보다는 높다고 할 수 있는 것이었다. 10만명까지는 아니어도 ‘기회’를 얻기 위해 내가 컨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끌어와 적었던 것 같다. 약간의 뻥튀기와 함께.


첫 번째 미팅은 에이전시 대표와 교수님,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진행했다. 보내준 기획안에 대해 간략한 대화를 나눈 후 에이전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출판사에 기획안을 전달해 놓았으니 연락이 오면 바로 미팅을 하자고 했다. 한 2주쯤 지났을라나 오 마이 갓! 에이전시에서 관심있어 하는 출판사가 있으니 미팅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출판사는 ‘꽤 잘 팔리는’
20대가 타깃인 뷰티 자기계발서를
출간한 곳이었다. 


책의 컨셉에 대해 간단한 대화를 하고 나니 바로 계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앗 이렇게 빨리? 

에이전시 대표는 계약서를 두 부 뽑아 출판사 대표와 나에게 읽어보라고 주었고 한 번의 계약 경험(이 있다 하더라도 좀 더 꼼꼼했어야 했는데)이 있었기에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계약서에 싸인을 하였다. 사람이 너무 조급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이는 법. 콩깍지가 벗겨지기까지는 얼마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초보 저자의 한 줄 생각


조급함은 상황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한다. 출판사의 색깔은 그 출판사의 대표와 닮아 있다. 저자와 책, 출판사 대표와 출판사의 색깔 이 모든 것의 궁합을 간과한 것이 나의 잘못이었다.



* 이 매거진의 글은 2013년 출간한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란 책의 3년간의 출간 과정을 담은 에세이(2015년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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