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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Aug 07. 2018

문득 심오하게 8탄! 관계의 상대성에 대하여

가족 관계에 있어서의 맹점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냐’라는 말을 싫어한다.

공감 능력이나 눈치는 개인에 따라 완전히 다르며 ‘훈련’으로 배우기엔 한계가 있다(타고나는 부분 있다고 생각)고 생각한다.

우리 가족은 인원이 많은 편이다.
엄빠와 자식 넷.

개인의 성격은 어떤 외부적 환경을 거쳤느냐에 따라도 달라지지만
어떤 가족구성원과 그 가족 관계의 상대성(3명 이상이 모이면 생기는 화학작용 정도로 설명해보자)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태어난 순서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는 이론도 있는 것이며 그건 일반적이진 않다.

어쩌다보니 독립하고 나서 더욱 엄마와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오히려 같이 살면 대화를 안하는 분위기 ㅡㅡ)

나는 아무리 가족이라 하더라도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주의이고
엄마는 그런 내 의견을 반박했다.

설전(논리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상대도 아니고 나 또한 그런 부분에 약해)으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때로는 비슷한 부분을 발견하기도 하고, 때로는 많이 다른 부분을 발견하면서
예전에는 엄마, 아빠, 언니, 여동생, 남동생 이라는 인식에서
지금은 가족이라는 관계성에서 벗어나 어떤 사람인지도 생각하게 된다.
(예전에도 각 특성을 생각하긴 했지만 그걸 관계성과 떨어뜨려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게 정답은 아니겠지만
가족 구성원 역시 ‘가족’이라는 인식에 더해져 ‘어떤 사람’이냐는 이해를 할 수 있을 때 더 관계가 돈독해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그 사람의 행동을 이해하게 되면 쉽게 싸우거나, 반발하지 않는 것처럼)

나는 개인적으로 가족 구성원으로서 ‘아싸’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을 이해받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실제 이해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 (상대의) 입장에 대해 이해하기까지 나 또한 오래 걸렸고.

가족이라 해서 모든 걸 이해할 수는 없다는 걸.
그리고 가족이기 때문에 너무나 많은 것을 알려고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가족이기 때문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생각하는데 엄마의 입장은 가족이기 때문에 ‘내가 더 잘 안다’는 생각이셨다.)

그래서 엄마랑 시간을 보내면서
엄마가 나와 다른 부분, 내가 보는 엄마를 더 이해하게 된다.(물론 가끔 욱하게 되지만, 이제 큰 소리치진 않는다)

아빠 역시 그렇다. 이해 못하는 부분이 있고, 이해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언니가 보는 내가 다르고, 여동생과 남동생이 보는 내가 다르다.

OOO이란 사람을 객관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가 보는 OOO이 있고.
그건 A가 보는 OOO과 다를 수 있다.

친구들이 보는 나가 있고.
부모님이 보는 나가 있고.
형재자매가 보는 나가 있고.
지인들이 보는 나가 있다.

관계의 상대성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A라은 사람과 B라는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했어도
내 반응은 다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이건 또 내 마음의 여유 충전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

여동생이 엄마와 해외 여행을 다녀왔을 때 여동생이 참 대단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엄마랑 해외 여행 다녀온 것도 고맙고.
그 당시엔 난 엄마와 여행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좀 생각이 바뀌고 있다.

나라는 사람의 포지션을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타인의 시선에 의해 결정되기도 하지만 그 시선에 마냥 수동적이지 않을 때 주체적으로 만들어진다.

관계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기에
상대를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내가 상대에게 어떻게 인식되느냐에 따라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와 거리를 두고 싶다가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관계의 거리감 조절이 내맘대로 되지 않기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 가족도 마찬가지)

갑자기 왜 이런 글을 쓰냐면
그냥 오랫동안 관계의 상대성을 생각해왔는데
오늘 횡설수설 정리하게 된 것.

이해를 바라고 쓴 글은 아니지만 그래서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당신 탓이 아닙니다)을 알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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