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Aug 13. 2018

생선살 바르기 콘테스트

수상 상품은 갈치 20kg. 재미있지 않을까?

어릴적 우리집은

밥상 예절이 엄했다.


그래서

식탁 위의 액션에 대해

스파르타식으로 교육했는데


때로 스파르타식 교육은

훗날 달인의 경지에 이르는 재능?이 되기도 하므로

어린 시절의 ‘혼나지 않으려면’ 잘해야 한다는 강박이

좋게 발현될 경우 생활의 프라이드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집 언니는 그런 스파르타 교육의 1인자로

생선 살을 바를 때마다 본인의 실력에 대한 자랑을 하는데


실제로 먹방 같은 걸 보며 느낀 점이 있다면

이런 밥상 위에서 보일 수 있는 사소한 것들이

사람에 따라 능력차가 천차만별이라는 것이다.


어렸을 때는 누구나 생선을 바를 때 우리집처럼 바르는 줄 알았다.


일단 중간을 가른 후 윗 살을 양쪽으로 펼친다.

가장 자리의 잔 가시를 떼어낸 후 살을 먹는다.

중간에 가장 굵은 뼈를 떼어내서 그 뼈에 붙은 살을 먹는다.

나머지 밑에 있는 살을 먹는다.


이 과정은 자칫 쉬워보이지만 이 과정없이 그냥 

막 퍼먹는 사람도 많더라. 


그래서인지 언니의 생선살 바르기에 대한 프라이드가 이해가 된다.

생선살을 어떻게 발라 먹느냐가 뭐가 중요하냐고 할지 모르지만 

김준현을 굽달(고기 굽기의 달인)이라 하는 것처럼 음식을 대하는 마음이 가볍지 않다고나 할까.

좀 더 쉽게 잘 발라먹을 수 있는 방법을 구현하는 작업이라고나 할까.


늘 생각하는 거지만 ‘생선 바르기 콘테스트’가 있다면 

언니 정도면 수상 가능할 것 같다.(본인이 참여하고 싶은 것과는 별개로)


금상, 은상, 동상

수상 상품은 갈치 20kg.

재미있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문득 심오하게 8탄! 관계의 상대성에 대하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