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 C.S.Lewis -

by 이문연 Aug 23. 2018

이미지 협찬, 길이 보인다.

우리나라 옷 브랜드에서 협찬 받기를 포기하다.

세 번째 계약 후 난 


우리나라 옷 브랜드에서
이미지 협찬 받기를 포기했다. 


한 가지 브랜드만으로는 내가 원하는 다양한 이미지를 얻기 어려웠고, 브랜드에서 갖고 있는 홍보용 사진은 책에 넣기에는 2% 부족해보였다.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협찬해주는 브랜드가 없었다. 사실 지레 포기한 것은 아니고 온라인 세상에서도 협찬이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세상을 아날로그 인간과 디지털 인간으로 나눈다면 난 아날로그 인간에 가까울 것이다. 직장 다닐 때 악성 프로그램을 지운다는 게 음성 코덱을 지우는 바람에 미드(어쩌다 한 번 있는 토요일 당직날엔 늘 미드를 보곤 했는데)를 무성으로 시청하였고, 내가 몰랐던 스마트폰의 기능을 누가 알려줘서 구매한 지 1년 후에 안 적도 있다. 하지만 1인기업이 되고 나니 온라인 세상에서 할 수 있는 일도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핀터레스트’라는 SNS 플랫폼은 나에게 


이미지 협찬의 첫 기쁨을
안겨주었다.


핀터레스트는 전세계 사람들이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에 대한 이미지를 올리고 그것을 내 폴더에 Pin하고 나를 팔로우하는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스타일강좌를 진행하면서 맨즈 패션과 우먼즈 패션 카테고리를 자주 보았던 나는 우먼즈 패션 카테고리에서 관심있는 옷 사진과 아이템 사진을 Pin하여 내 폴더에 모아놓았는데 그러던 중 꽤 화소가 좋은 이미지를 사용 중인 미국의 한 쇼핑몰을 발견하였다. 핀터레스트에 올라와 있는 쇼핑몰들은 대개 전세계를 대상으로 하기도 하는데 그래서인지 디자인이 ZARA나 H&M 등 SPA 브랜드와 비슷했고 스타일북에 들어가기 알맞다는 생각에 쇼핑몰 메일 주소로 이메일을 보냈다.     


“나는 한국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링과 관련된 책 출간을 준비 중인데 핀터레스트에서 당신의 쇼핑몰을 알게 되었고 내 책의 컨셉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이미지 사용에 관한 허락을 받고자 메일을 보냅니다. 

블라블라블라~”     


나의 짧은 작문 실력에도 불구하고 겁나 빠른 답변이 왔고 출처만 밝힌다면 사용을 허락한다는 내용이었다. 


“아싸~!!” 


얼굴도 모르는 먼 타국의 미국 쇼핑몰 대표 


Mandy가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이미지 협찬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영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여동생은 쇼핑을 영국 쇼핑몰 TOPSHOP에서 하기도 했는데 구경을 하다보니 TOPSHOP의 옷과 아이템 역시 화소가 꽤 괜찮은거다. 이거다!하는 생각이 들었고, 영국 브랜드 TOPSHOP의 대표 메일로 이미지 협찬에 대한 글을 ‘동생을 통해’ 보냈다.     


글로벌 시대에 영어를 잘 한다는 것은 얼마나 필요한 일인가. 이미지 사용에 관한 건은 담당자와 직접 통화를 해야 한다는 메일이 왔고 메일에는 담당자의 직통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어느 날 동생과 나는 영국과의 시차를 고려하여 저녁쯤 담당자와의 통화를 시도하였고 2번 정도의 실패(전화를 안 받기도 했고, 그녀가 자리를 비우기도 해서) 끝에 그녀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역시 출처를 밝힌다면 이미지 사용은 괜찮다는 답변. 은근히 이런 부분에 철저한(나중에 딴소리 하기 있긔없긔) 나는 메일로도 답변을 받았다.


온라인 상의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에 


외국 쇼핑몰들은
왜 이렇게 관대한 것인가.


온라인 상의 이미지를 캡쳐하는 정도의 간단함이라면 나라도 관대해졌겠지만 우리나라 브랜드에 30번 거절당하고 나니 사소한 관대함마저 감격스러웠다. 그리하여 예전에 이미지를 받아놓았던 스페인 브랜드 Mango(우리 나라 담당자에게 요청)와 미국 쇼핑몰 sheinside, 영국 브랜드 TOPSHOP의 이미지를 조합해 원고 곳곳에 알맞게 삽입하는 작업을 시작하였다.     


초보 저자의 한 줄 생각


우리 나라 브랜드가 아닌 온라인을 통한 외국 브랜드의 이미지 협찬을 시도했던 건 신의 한 수가 아니었나 싶다. 그 브랜드들은 옷, 신발, 가방, 액세서리 등을 함께 판매하고 있었고 덕분에 나는 Full Styling에 필요한 아이템 이미지를 한 큐에 해결할 수 있었다.



* 이 매거진의 글은 2013년 출간한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란 책의 3년간의 출간 과정을 담은 에세이(2015년 기록)입니다.

이전 11화 90번째 출판사와 3번째 계약
brunch book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저는 책 출간이 처음인데요

매거진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