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Aug 30. 2018

잊지 못 할 출간 강연회

마지막 글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책을 쓰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다운 출간 강연회를
상상했었다.


기타 연주와 함께 하는 노래로 시작하면 좋겠다 생각했고 가족과 친구, 지인들 한 20명 정도를 초대할 수 있는 따뜻하고 아담한 공간이었으면 했다. 처음에는 그저 막연한 상상이었다. 책을 쓰면서 나는 스타일 코치를 알리기 위한 자작곡(웃어도 좋습니다. ㅋㅋㅋ)을 만들었고 구본형 변화경영 연구소 연구원분들이 오픈한 장소 ‘살롱9’를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내가 원하는 그림을 구체화시키기 시작했다.


사람이 희한한 게(내가 희한한 건지 모르겠지만) 엄청 힘들고 우울하고 고생했다 싶어도 상황이 바뀌면 그 ‘느낌’이 희석되는 것처럼 3년 동안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책이 나오고 나니 그 동안의 것들이 언제 그랬냐 싶었다. 그저 책이 나오는 게 마냥 좋았고(나오면 그냥 팔리는 줄 알았다;;) 출간 강연회 아니, 출간 기념 토크를 하게 된 것이 신기하고 설렜다. 출간 기념 토크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을 정했다.


노래 준비, 다과 준비,
초대장 준비, 사회자 섭외,
장소 예약 등등


다과와 살롱9(장소) 예약은 당시 살롱9를 책임졌던(?) 김이미나님께 부탁했다. 사회는 재능세공사님께 부탁드렸다. 나는 타고난 진지함이 있어 무슨 말만하면 분위기를 엄숙하게 만들어 버리는 탓에 재능세공사님처럼 유쾌하면서도 즉흥 언어의 달인이 사회를 봐야 균형이 맞다고 생각했다. 흔쾌히 사회를 봐주셨고 이 날 역시 사회자의 언변에 대한 칭찬이 자자했다.



사실 대략적인 진행의 가닥은 말씀드렸지만 구체적인 진행은 재능세공사님이 알아서 해주셨다. 행사 프로그램 중에 가족의 말을 들어보는 시간이 있었다. 앞에 나서길 부끄러워하는 언니 대신 여동생과 남동생이 수고해 주었다. 나도 어디 나가서 얘기하는 거 부끄러워하는 성향인데 여동생과 남동생은 빼지 않고 이야기해주어서 고마웠다. 여동생은 오히려 타고난 개그감으로 자꾸 개그 드립을 쳐서 사람들을 빵 터지게 만들었다.


태어나서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한 곳에 모인 것은 처음이었다. 생각해보니 결혼식 말고 이렇게 한 데 모여 축하를 받는 자리가 더 있을까 싶었다.


그러고보니
책 출간 기념 토크도
결혼식과 비슷한 것 같다.


이 책을 내려고 했던 계기, 책을 쓰는 과정, 즐거웠던 일, 힘들었던 일, 지금의 출판사를 만나 출간하게 되기까지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누고 축하받고 싶었다.



비록 상상과는 다르게 삑사리난 기타 연주 송으로 시작했지만 꽤 마음에 들었고 만족스러웠으며 사람들 역시 준비한 다과를 깨끗이 흡입하는 것으로 즐거움을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내 생애 언제쯤 이런 자리가 다시 올까마는 내가 기획한 나만의 출간 기념 토크였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초보 저자의 한 줄 생각


다시 생각해보니 책 출간 강연회는 결혼식보다는 돌잔치에 더 가까운 것 같기도 하다. 내 책아 세상에 나와줘서 고마워. 이런 느낌이랄까. 그런 식이라면 출간 기념 토크 이후 자식을 너무 방치한 것 같기도........;;;     


출간 강연 토크에서 연주(링크는 편곡 버전입니다.)했던 스타일 코치 송 ‘달라질거야’를 듣고 싶다면 https://youtu.be/o-KOngEIkAw 



* 이 매거진의 글은 2013년 출간한 ‘스타일, 인문학을 입다’란 책의 3년간의 출간 과정을 담은 에세이(2015년 기록)입니다.



마지막 글이라 에필로그를 같이 첨부합니다


[에필로그] 책 출간기, 하나의 콘텐츠가 되다.     


첫 책을 내는 과정이 너무 고생스러웠다. 출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막막했고 스타일 북이었기에 출판사의 퇴짜 뿐 아니라 패션 기업(스타일 북에 들어가는 이미지가 필요했기에)의 퇴짜까지 쌍으로 감당해야 했다.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그 당시에는 고통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나만의 스토리가 되 주었다.


그래서 3년 동안 있었던 일을 책 출간기로 써보면 재미있겠다 싶었고 ‘내 인생의 첫 책쓰기’ 카페에 연재를 시작했다. 첫 책을 준비 중인 분들이 연재글을 재미있게 읽어주었고 나 또한 첫 책을 쓸 때와는 달리 그 동안 있었던 일을 부담없이 써내려갔기에 쓰는 작업이 즐거웠다.


누구나 첫 책에 거는 기대가 있다. 첫 책이 기대에 못 미칠 수도 있고, 기대에 부응할 수도 있으며, 기대 이상이 나올 수도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오던지 첫 책을 쓰는 과정은 저자의 성장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나 역시 첫 책을 쓰면서 정리된 내용을 발전시켜 강의, 강좌,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책 출간기를 쓰면서 나는 나의 생각이나 경험을 글로써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첫 책을 낼 수 있었고, 첫 책을 내는 과정을 출간기로 정리할 수 있었다. 책을 쓰는 저자들이 ‘쓰는 순간’을 즐겼으면 좋겠다. 그 책이 어떤 의미가 될지는 모르지만 그 ‘순간’은 또 다른 콘텐츠로 승화될 수 있으니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50가지 생활주제 글쓰기 <오늘도 씁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