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와 탈의실은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이 있다.
한 타이밍이 끝나고 시작되는 시간인데
보통 수영은 50분에 끝나고
정시에 새로운 수업이 시작된다.
그래서 헬스를 하는 나 역시
그 타이밍은 피해서 샤워를 하는데
탈의실 거울 앞의 그녀들을 보면
아가씨, 아주머니, 할머니 할 것없이
가지고 다니는 잇템이 있다.
그건 바로 드라이기.
모르긴 몰라도 사우나를 하는 70%의 여성들은
개인용 드라이기를 갖고 다니는 것 같다.
드라이기를 안 갖고 다니더라도 머리는 다 말리고 나가더라.
탈의실에 500원짜리 공용 드라이기가 있긴 하지만
한 타이밍이 끝나고 나오는 사람의 수는 대략 3-40명.
공용 드라이기로 커버가 안 된다.
한 명씩 거울 앞에 서서
좀 더 풍성하게 좀 더 멋스럽게 자신의 머리를 말린다.
그래서 운동을 다 하고 샤워를 다 하고
머리를 다 말리고 옷을 다 입고 탈의실을 나서는 그녀들을 보면
정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샤워도구가 담긴 바구니와 드라이기를 잘 챙겨
개인 사물함에 넣고 아주 완벽한 셋팅으로 건물을 나선다.
나는 그냥 타월로 몇 번 털고 누가봐도 목욕하고 나온 몰골로 건물을 나서는데.
50대 이상의 아주머니, 할머니들이 많은 시간에만 와서 그런지 나는 정말 래어템인 것 같다.
나도 언젠가 드라이기를 갖고 다니는 날이 올까.
(생각해보니 집에서도 드라이는 안 하네. 1년에 10번 드라이 할까말까.)
느긋하게 자신에게 쏟는 그 시간이 소중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