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북 4줄리뷰(스포있음) feat. 명장면

by 이문연

그린 북

무식하지만 의리있고
이성적이지만 외로운
너무 다른 두 남자가
교집합을 이루는 이야기

* 130분짜리 영화 언제 보나 했는데 1번 끊어봤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중간중간 재미있는 요소가 꽤 많음.
* 왓챠에서 본 거고 인종차별 내용이 많아서 영어 자막으로 보고 싶은 구간이 있었는데 지원이 안 되더라. 우쒸!
* 완전 다른 영화지만 자꾸 프리티 우먼이 생각남.
* 토니는 입도 거칠고 때론 도둑질도 하며 폭력도 불사하는 사람이라 사람에 대한 감은 별로 뛰어나지 않을 것 같았는데 그런 토니조차 피아노치는 돈 셜리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고 말함으로써 관객으로 하여금 돈 셜리의 슬픔을 더 크게 느끼게 하는 것 같다.
* 돈 셜리는 품위 유지를 위해 안 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영화에서 돈 셜리가 처음 웃을 때는 토니가 먹어보라고 준 KFC치킨을 먹고 차 밖으로 뼈를 던질 때이다. 이 때 뭔가 해방감같은 걸 느낀 게 아닐까 추측해본다.
* 돈 셜리가 북부 투어만 한다면 차별이나 모욕을 덜 받고 돈도 많이 벌 수 있지만 굳이 남부 투어까지 하면서 차별과 모욕(공연은 즐기기를 원하지만 건물 화장실은 써서는 안되는 => 굉장히 젠틀하게 맞아주고 대해주지만 결국 연주 외의 모든 것들은 차별의 대상으로 전락) 감수하는 이유는 ‘흑인 피아니스트’로 세상의 벽에 균열을 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라고 받아들였다.(실제로 연주 트리오 중의 1명이 용기라고 표현한다)
* 토니가 속마음을 좀 표현하라고 해서 마지막에 돈 셜리는 ‘여기서 식사 못하면 공연도 안 합니다.’라고 정중하게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데 완전 사이다!!!!
* 토니가 돌로레스(토니의 부인인데 부인 잘 둠)에게 편지를 쓰는데 돈 셜리가 아티스트의 감성으로 대필을 해준다. 이것으로 부싯돌 튀기는 편지에서 꽃향기 가득한 편지 내용으로 탈바꿈. 나중에 돈 셜리가 토니 집에 갔을 때 돌로레스가 안아주는데 편지 쓰는 거 도와줘서 고맙다고 하는 장면에서. 와... 아내의 촉이란!



명장면 #1
영화 말미에 마지막 공연을 계약한 식당에서 공연은 하되 흑인이라 식사는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토니와 함께 그 옆 오렌지 보드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스타인웨이라는 피아노(미국 수제 피아노)로만 연주를 했던 돈 셜리가 저렴한 피아노로 흑인 전용 식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흥겹게 하는 장면, 그걸 흐뭇하게 바라보는 토니, 돈 셜리의 연주에 맞춰 춤을 추는 흑인들의 모습을 Best 첫 장면으로 꼽고싶다.

명장면 #2
남부에서 흑인은 여전히 노예와 같은 취급을 받고 있었는데 평야에서 노동을 하는 20여명 정도의 흑인 노동자와 토니(백인)를 수행 운전자로 둔 돈 셜리가 서로를 쳐다보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같은 외양, 다른 처지에서 그들은 서로 무엇을 느꼈을까.

명장면 #3
차를 타고 가면서 토니가 그래도 당신은 좋은 곳에 살고 부자인데 자신은 좋지 못한 곳에 살고 돈 벌이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에 대해 토니 자신이 흑인의 삶을 더 잘 이해하면 이해했지 돈 셜리 당신이 흑인을 잘 이해할 거라 생각하냐는 질문에 차에서 내려 비가 쏟아지는(품위를 중요시하는 돈 셜리가 흥분했다는 + 진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증거) 거리에서 이렇게 말하는 장면.

“충분히 백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흑인답지도 않고
충분히 남자답지도 않으면
난 대체 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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