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문연 Mar 05. 2020

불혹어 사전(3) 눈치와 배려

[눈치]


* 표준국어대사전

남의 마음을 그때그때 상황으로 미루어 알아내는 것.


[배려]


* 표준국어대사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


[눈치와 배려]


* 불혹어 사전

압력이 존재한다면 눈치, 동등한 관계라면 배려


이건 나만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 배려를 지나치게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어느 순간 이게 배려인지, 눈치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처음에는 마음이 불편하면 눈치를 보는 것이고, 마음이 편하면(행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면) 배려라고 생각했는데 왜 마음이 편하고 불편할까를 생각해보니 그건 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가장 대표적인 압력은 관계에 있어서의 권력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동등하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행동한다면 눈치보다는 배려에 익숙할 것이고, 가족 구성원간에 권력이 존재했다면 눈치를 보는 것은 자연스럽게 습득'된다'. 이건 가족뿐만 아니라 사회 생활을 하면서 습득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눈치가 빠른 사람들'이 스스로의 이러한 능력?이 기쁘지 아니한 것은 어쩌면 눈치와 배려 사이의 수많은 갈등을 유발하기 때문은 아닌가 한다. 스스로를 보호(또는 대접)받아야 하는 사람이라고 설정(의도한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다)해놓은 사람과의 만남이 불편한 이유도 비슷하다. 사람에 따라 정도는 다르겠지만 무의식적으로 '배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그러면 주위 사람들은 불편함을 드러내거나, 그 행동에 맞춰주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렇다. 글을 쓰다보니 '불편함'을 드러냈어야 한다! 지금껏 상대방의 행동에 맞춰주다 보니 뭔가 밑지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을 느꼈던 것이다. 근데 왜 그랬지? 하여간 불혹이 되었어도 관계에 있어서의 이런 조절에 능숙해지는 것은 참으로 어렵구나. 20대부터 꾸준히 노력했어야 하는건데. 아냐 20대 때의 나는 이러지 않았지. 눈치를 잘 보지 않는 타입이었는데 세월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어!! 아니지. 세월탓하지 말아야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걸 보면 나는 확실히 눈치를 보는 사람으로 나이들었나보다. 


* 여러분은 어떤 상황에서 눈치를 보나요? 배려와 눈치는 다른 걸까요?

작가의 이전글 불혹어 사전(2) 청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