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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문연 Mar 06. 2020

볼혹어 사전(4) 입사와 퇴사

[입사]


* 표준국어대사전

회사 따위에 취직하여 들어감


[퇴사]


* 표준국어대사전

회사를 그만두고 물러남


[입사와 퇴사]


* 불혹어 사전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 것


* 불혹의 말

정식으로 사직서를 내고 퇴사를 한 것은 2008년도이다. 첫 회사였고 3년을 채우자했는데 채우지 못했다. 아니, 채우지 않았다. 그 이후로는 사직서를 낼 일이 없었다. 한 번 사는 인생 1인기업 한 번 해보자하면서 가지고 있는 돈을 까먹었고, 굳이 사직서를 쓰지 않아도 되는 아르바이트와 계약직으로  생활비를 벌어왔다. 그렇게 10년. 그렇게 버티다 또 입사를 했다. 주3일 일하는 초등논술학원이었고 책읽기와 첨삭에 꽤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것 빼고는 할 만했다. 아니,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일로는 괜찮다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균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고로 모든 동물들은 말하지 않고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식스 센스가 존재한다. 원장님은 내가 '생계유지형' 정도로만 일한다는 것을 눈치채기 시작했고 슬슬 압박이 들어왔다. 매일 달을 보며 퇴근하면서 어떤 날은 '아 빨리 이 생활 청산했으면 좋겠다'라 생각했고 어떤 날은 '그래도 1년은 버텨보자'라며 다짐했다. 하지만 3개월이 좀 지났을 때 원장님측은 '그렇게 일할거면 그만 두는 게 좋겠다'는 뉘앙스를 비쳤고 나는 deal!을 외쳤다.(현실에서는 의견을 밝히고 사직서를 건넸다) 그렇게 또 퇴사를 했다. 내 인생의 CEO이자 사원으로 영원히 살고 싶은데 그게 이렇게 어려운 일인 줄 첫 회사를 퇴사할 때는 몰랐다. 이제는 그만하고 싶은데 그래도 내 한몸 건사해야 내 일도 할 수 있으니 나는 또 언제 입사를 하게 될지 모른다. 


* 여러분에게 입사와 퇴사는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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