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DNA에 입력

by 김앤트

하기 싫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정체된다.


무언가 진짜 하기 싫을 때는 어차피 이성적인 판단이 안 되는 상태다. 그럴 때는 본능에 맡겨야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

누구나 아무것도 하기 싫은 날이 있다. 나 역시 많이 겪어보고 앞으로도 많이 겪을 날들로,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이야기해 본다.

머리로는 알겠는데 몸은 움직이지 않고, 멍하니 있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 휴일이 금방 끝나 있다. 살다 보면 가끔 그런 날들이 있을 수 있고 지극히 당연하지만, 이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한때 무기력함에 빠져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잠만 잔적이 있다. 조금 쉬다 보면 괜찮아지리라 생각했지만, 점점 더 게을러지고 활동할 수 있는 시간이 계속 줄어들며, 한 시간만 앉아있어도 피곤해 다시 눕게 됐다. 그동안 해왔던 연습 루틴이 순식간에 증발하듯이 사라지며, 항상 누워있던 사람처럼 변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습관이 되어 어떠한 삶에도 익숙해지는 것이 무섭다.


안 하는 것도 습관이 된다. 습관이 되면 하는 방법, 의지, 실행들이 까마득히 잊힌다. 반대로 하는 습관을 만들면 안 하는 법을 잊게 된다. 하기 싫은 날에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본능적으로 알게 되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보낸 다음 날 일어나면서 후회했던 경험의 중첩이다. '뭐라도 할 것을, 왜 아무것도 안 했나.' 어느 순간 자책하며 괴로움을 크게 느끼게 되는 때가 온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얻었던 즐거움과 편안함보다 안 했을 때의 괴로움이 계속 크게 느껴진다면, 비로소 그때야 무언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

그 괴로움을 외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해야 할 일과 관련된 활동을 하지 않으면 다음 날이 너무 괴롭고 아쉬워야 한다. 나중에 시간이 흘러 정신 차리고 활동을 시작하면 '왜 진작 이렇게 하지 않았을까?' 그동안 무의미하게 보낸 시간이 너무 아깝게 느껴질 것이다. 경도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한 번쯤은 경험해 봤을 일이다.

딱 한 번의 경험으로 깨닫는 영역은 아니다.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하며 적어도 5~6회 이상 경험해 봐야 정리가 되고, 확실한 개선점을 찾아 나갈 수 있다.


경험을 여러 번 해보며 마음속 깊이 사무쳐야 실행으로 연결된다.


180913인물.jpg 김앤트, 경험, 27.2x27.2cm, Charcoal 12 min, 2018


하나의 개념을 정착시키기 위해 여러 번의 시도가 있어야 한다.

무기력한 나날들도 있었지만, 의욕이 넘치는 날도 많았다. 몇 달간 하루에 2~3시간만 자며 할 일들에 몰입했던 던 시간이 있었다. 하다 보니 점점 시간이 부족하고 아깝게 느껴져, 아끼고 아껴 잠까지 줄이게 되고 무리하다 보니 체력적으로 오래 유지하기 힘들었다. 무리하게 되면 하루에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를 초과해 대출하듯 끌어 쓰는 느낌이 되고 집중하던 시간이 끝나면, 그만큼의 후폭풍으로 고갈되어 무기력해지는 기간이 오기도 했다. 반복해 보면 너무 과해도 좋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고, 마라톤하듯이 오래 지속할 수 있는 페이스를 만드는 것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최선의 선택임을 알 수 있었다.


누구나 순간적으로 잠깐 반짝일 수 있다.


어떤 날에도 그냥 무조건 한 가지는 일은 한다. 그림과 관련된 최소한 한 가지의 일. SNS 포스팅, 스크랩, 한 줄 쓰기, 유튜브 촬영, 칼럼 작성 정도만 해도 헛되이 보내지 않은 하루가 된다. 그리기 싫더라도 아주 간단한 드로잉이라도 진행하는 등 자기만의 간단한 규칙을 세워 놓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물론, 그럼에도 어영부영 보내는 날도 있고, 지체되는 만큼 나보다 앞서 있는 사람 성공한 사람들을 보며 초조함을 느끼게 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비슷한 경험을 하며 성장한다. 미디어나 위인전 등을 보면 평생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은 사람처럼 포장된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정해 놓은 규칙을 꼭 지키며 생활해야 하고, 눈에 보이는 효과들이 적어도 모이다 보면 삶을 채워주는 성장의 양분이 된다. 양분의 가장 지분을 많이 차지하는 요소가 습관이다.

이렇게 습관을 만들어 가면서 하기 싫은 날 꼭 한 가지라도 할 수 있는 하루를 만들어 보자. 이성적 판단이 부족할 때 본능적으로 삶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메리트다.


자동화되는 습관을 DNA에 입력하듯 본능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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