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함에 대한 해석

학생다운 그림

by 김앤트

학생다움의 대한 기준과 근거는 모호하다.


그런 그림들이 있다. 센스가 느껴지지 않지만 하나하나 열심히 꼼꼼하게 모든 부분을 다 신경 써서 그린 그림들. 나는 어렸을 때 이 그림들이 좋다는 말에 동의하기가 힘들었다.

성실한 그림이 정말 좋은 그림일까? 특히나 입시를 해본 경우 '학생 그림은 학생다워야 한다.' '학생 그림은 성실해야 한다.' '교수님은 성실한 그림을 좋아한다.' '예술을 하려 하지 말고 성실하게 그려야 한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그림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도 이런 얘기를 많이 들어왔고, 성실하다는 기준에 맞춰서 그리는 친구들도 꽤 있었다. 성실함을 메인으로 세우는 그림들이 좋다고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지만 어떤 그룹 안에서는 굉장히 높은 평가를 받는다.

시간이 흘러 그림을 어느 정도 알게 됐을 때, 전공을 하고, 전업으로 일을 하는 경우에도. 어렸을 때 배움의 영향이나 개인 성향 등으로 그림 자체를 성실한 기준으로 채우는 그림이 굉장히 많다.

'왜 이런 형식의 그림들이 좋게 다가오지 않을까?'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해오며, 그림을 시작하고 한 6~7년 차 정도에 확실하게 정리된 부분이 있다.

일반적으로 성실하다는 기준에 들어가 있는 그림들의 특징을 보면 하나하나 다 꼼꼼하게 그리며 놓치는 부분이 없다. 많은 부분을 집중하고 신경 써서 그려내고 있지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이 이질감이 무엇일까?' '열심히 그리는 것은 플러스 요소가 되어야 하는데, 이질감이 들고 부자연스럽거나 때로는 약간 징그러운 느낌이 드는 이유는 왜일까?'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오랫동안 분석한 결과 내린 결론이다.


모든 부분이 일괄적인 강도와 표현으로 처리되며 시각적인 포인트를 잃어버리고 있다.


과제5.jpg 김앤트, 봄의 사계, 3000x3000 PX, digitizer, 2019


근본적으로 파악해 보면 시각과 큰 관련이 있다. 대상을 무심코 봤을 때 형태의 실루엣, 색, 포인트 등 먼저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성실함 위주에 그림들에서는 그 포인트가 동시에 비슷한 강도로 보인다.

내가 느껴온 이질감은 실제 원리에서 벗어나 시각적 심리가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그림이었기 때문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수업을 진행해 보면 입시를 경험하지 않았던 경우에도, 성격이 꼼꼼한 분들은 하나하나 섬세하게 신경 써서 그림을 그린다. 좋은 성향이지만 굉장히 열심히 그리는 노력에 비해서 오히려 효율성이 떨어지곤 한다. 양으로 채우면서 그려내는 그림들은 성향을 충족하기 위한 만족으로 그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그 노력의 효율성을 최대한 끌어내는 방향으로 알려드리며 그 해결책으로 시점을 활용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그림은 시각 미술이기에 시각적으로 실제로 어떻게 보이는지 관찰과 해석을 충분히 거쳐 특징들을 먼저 파악해 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열심히 그린 그림들은 분명히 존중받아야 하지만, 더 좋은 방향이 있다면 적용을 시도해 보는 것이 좋다.


열정과 노력을 좀 더 효율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방식을 연구한다.


일괄적인 강도와 표현으로 그리다 보면 어떤 패턴이 자리 잡게 되고, 처리하는 방식들이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림을 그릴 때 편함이 느껴지면 굉장히 위험한 상태이기에, 늘 해오던 관찰이나 표현에서 벗어나 좀 더 발전된 시각으로 접근해 보기를 권한다.


정리

성실함이 좋지 않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뭐든지 한쪽으로 편향되기 시작하면 단점이 담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원리에 맞도록 조정하여 적재적소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일반적으로 성실한 그림은 시각적 원리에서 벗어나 일괄적인 해석과 표현으로 비슷한 강도로 구성됨을 의미하기에, 효율성을 위한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학생다운 성실한 그림으로 리미트를 제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따지고 보면 모든 그림은 성실한 기반으로 그려진다. 여러 가지 시도에 원리와 근본적인 기준 없이 성실함만을 집중한다면 편향된 생각으로 흐른다. 이점을 고려하여,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나가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편견을 인지하고 벗어나 해석하고 발전하는 자세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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