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형
마음은 제어가 가능하다.
결과가 좋지 않을 때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마음을 먹는 것은 집중력 카테고리에 포함되어 있고 집중력 또한 실력을 구성하는 요소에 포함되어 있다. 집중력은 언제나 100% 사용할 수는 없는 능력이고, 떨어지기 시작하면 멘탈이 흔들리기도 한다. 집중하지 못해 평소보다 수행 능력이 반 이상 떨어지는 날들이 가끔 있을 수 있다. 이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집중력의 최대치가 점점 하락하는 일이 발생한다.
마음만 먹으면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희망 사항이다.
집중력의 차이가 크다는 것은 현재 능력의 맥시멈이 적다는 얘기와 같다. 체력의 지구력이 있다면 정신에도 지구력이 있으며 이것이 멘탈리티다. 집중력이 짧으면 멘탈리티가 부족하다는 뜻이고 기복으로 연결이 된다. 기복은 체계가 잡혀있지 않을 때 감으로 접근하며 생기는 일이기도 하지만, 멘탈리티가 유지가 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현재 집중력의 최댓값이 100이고 최젓값이 50이라고 가정해 보자.
집중력을 높이고 싶다면 최곳값이 아닌 최젓값을 위주로 올려주어야 한다. 집중이 풀릴 때의 상태를 50에서 60, 70, 80 천천히 올리다 보면 최곳값은 자연스럽게 올라가게 되어 있다.
노래에서 고음을 잘 내려면 저음을 먼저 잘 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저음을 낼 때의 성대 모양과 호흡의 세팅이 잡히면 고음 발성에서도 같은 세팅에서 압력의 차이로 조절할 수 있다. 집중력도 비슷한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론적으로 봤을 때 집중력이라는 모양을 만들고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세팅을 최젓값에서 구성해 놓는다면, 실행의 차이를 통해 강도를 조절해 나갈 수 있다.
최젓값을 계속 높이며 유지하는 습관이 전체적인 상승곡선을 만들어 낸다.
그림을 배우거나 연습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집중력의 기복이 심할 수밖에 없다. 그 느낌은 마치 사춘기를 거쳐 안정형으로 변하기 전에 정서가 흔들리고 종잡을 수 없는 상태와 비슷하다. 성장 과정에서는 많은 부분에 확신이 들기 전 상태이고, 확신이 없다는 것은 안정감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그리다 보니 컨디션이 길게 유지되지 못하고, 들쭉날쭉하며 자신도 모르게 떨어져 있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피드백 수업 때도 학생들의 과제를 보면, 원래 그릴 수 있는 능력에 비해 결과물이 많이 부족할 때가 많다. 이런 경우 결과물에 대한 피드백은 큰 효과가 없다. 원래 할 수 있는 영역을 그 타이밍에 설명하면 잔소리로 끝나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능적인 부분보다 멘탈리티 관련으로 피드백을 드린다.
원래 할 수 있는 부분이 꾸준하게 유지되면 확실하게 습득된 단계다.
안정형을 목표로 두어야 한다. 기복이 있다면 한 단계 성장해 나가기 힘든 상태가 된다. 안정되기 시작할 때부터 성장의 발판이 생긴다. 그 발판을 딛고 올라가면 또 기복이 생기며 단계마다 계속 반복되는 것이 성장하는 과정이다.
집중력을 올리는 다양한 방법들이 있겠지만 나만의 노하우를 풀어본다.
나 역시도 집중 안 되는 날이 굉장히 많고, 10년 넘게 잘 사용하던 직선조차도 흔들리며 나올 때가 있다. 멘탈리티뿐만 아니라 신체적으로 저하되어 손이 뇌 신호를 거부하듯 말을 안 듣는 경험이다.
가끔 수업할 때도 지우개를 사용하는데 바들바들 떨린다거나, 표현들이 평소와 다르게 목표 영역에 딱딱 안 들어갈 때가 있다. 선강약도 조절이 안 되는 등 시범을 보여줘야 하는 입장에서 참 난감한 순간들이다.
그럴 때는 영역을 좁혀서 생각한다.
평소 그릴 때는 경우의 수를 8~10 정도 놓고 안배하며 들어간다면 집중력이 부족할 때는 딱 한 가지만 수정한다. 선이 흔들리면 그동안 연습했던 방법들 계속 떠올리며 흔들리지 않게 그 느낌을 다시 재현하려 한다. 하나의 해결에 집중하고, 평소처럼 선이 어느 정도 범위의 어느 정도 세기인지 동시에 생각하지 않는다. 하나가 해결되면 그다음 두 번째, 위치나 길이 강도 등을 신경 쓴다.
집중력을 살리기 위해 범위를 좁혔다가 점점 다시 키우며 복원한다.
복구는 시간 단위가 아닌 분 단위로 진행한다. 빠르면 초 단위로 진행되며 텀이 길어질수록 그 시간 동안 그림의 방향이 정처 없이 흘러갈 수 있다.
하나를 완료해 놓으면 두 번째는 감을 잡은 듯 좀 더 쉽게 따라온다. 원래 해오던 방식들을 떠올리면서 자신에게 집중하다 보면 하나하나 복구되기 시작한다. 그렇게 흔들렸던 집중력이 점차 돌아오게 된다.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상 무조건 회복해야 하지만 혼자 연습할 때는 해결 의지에 달린 문제가 된다. 빨리 회복시켜서 더 그릴지 오늘은 쉬고 다른 활동을 할 것인지 결정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멘탈리티로 인한 기복이 점점 줄어든다. 컨디션의 차이가 작아지고 복구시간이 빨라지면 기본기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게 된다.
배우는 입장에서는 알려주시는 분들이 경험치가 더 높기 때문에 현재 할 수 있는 부분보다 미래에 있을 일들을 간접경험으로 보여주게 된다. 배우는 입장에서 집중력이 높을 때 집중력은 120% 이상 오버클록 되기도 한다. 오버클록은 오래 유지할 수는 없지만 한번 체험해 보고 내려왔기 때문에, 성장 단계를 다시 한번 올라갈 때 큰 도움이 된다.
집중력은 활용도에 따라 오버클록이 가능하며 조정에 따라 과부하가 걸리기도 한다.
만 시간의 법칙이라고 해도 집중 없는 만 시간은 큰 의미가 없다. 집중한 상태로 만 시간 법칙이 적용된다면 도달한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정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만한 일이기 때문이다.
몇십 년이 걸려도 어려운 일이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높은 난이도기에 꼭 도전해 볼 만하다. 도전만으로도 좀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더 높게 올라갈 수 있다.
'집중만 했다면' '집중을 할 수 있으면' '집중만 되면' 이런 얘기들은 사실 준비가 되지 않은 부끄러운 상태이다. 집중을 살려내고 최젓값과 최곳값을 높여가는 방식들을 평소에 연습해 나가도록 하자.
멘탈리티의 성장으로 안정감 있는 그림을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