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의 비밀

초점

by 김앤트

긍정적인 성향이나 방법이라도, 변환 없이 그림에 적용된다면 효율이 떨어진다.


구구절절 과 간결함에 대해 정리해 본다. 저번 주제로 다뤘던 성실함에 대한 해석과 연결되어 있다. 성실하게 그리는 그림이 좋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이유로, 시각적 포인트를 잃어버리며 모두 같은 강도로 진행이 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림에 접근할 때 가장 쉬운 한 가지 방법은, 눈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따라가는 표현 방식이다. 이 부분에 대해 세분화해 나가다 보면 초점이라는 개념까지 접근할 수 있다. 초점과 시점, 시야는 유사어로 헷갈릴 수 있어서 시각 용어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시점은 시야가 시작되는 지점이다.

초점은 시야가 맺히는 지점이다.

시야는 한 번에 볼 수 있는 영역이다.

한마디로 초점은 눈길이 닿는 곳이다. 우리가 가진 초점의 영역은 그렇게 넓지 않다. 가까이 볼수록 시야는 보통 좁아진다 표현한다. 책상에서 그릴 때보다 이젤에서 시야를 넓게 쓸 수 있는 이유는, 나의 시점과 그리는 화면의 거리가 충분히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거리가 확보될수록 초점의 범위를 약간 더 넓게 가져갈 수 있다. 넓게 가져간다는 의미는 넓게 볼 수 있다는 것과는 약간 다르며, 단지 넓게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을 뿐이다.


세분화는 비슷한 의미와 단어들에서 사소한 차이를 발견하고 분리해 나가는 영역이다.


간단한 실험으로 손을 동그라미로 만들어서 양 눈에 붙여보면, 볼 수 있는 영역이 손에 가려져 제약이 걸리고 굉장히 좁게 보인다. 손을 떼보면 제약이 풀리면서 넓게 볼 수 있고 이 영역이 시야의 범위다.

주변에 있는 한 가지 물체를 관찰해 보자. 시야가 열린 상태에서도 관찰하는 물체만 선명하고 그 외의 영역은 뿌옇게 보인다. 집중해서 보고 있는 곳만 선명해지는 것이 초점이다.

멀리 있는 풍경을 볼 때처럼 시야가 넓을 때는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가까이서 책을 볼 때처럼 시야가 좁을 때는 초점의 선택지가 비교적 줄어든다.


초점의 영역은 한정적이고, 원근에 따라 선택 범위가 달라진다.


181015사자.jpg 김앤트, 갈무리, 23.2x28.2cm, Charcoal 22 min, 2018


초점에서 벗어난 부분은 동공이 아니라 마치 흰자로 보는 것 같이 뿌옇게 느껴진다. 물론 흰자로는 볼 수 없지만 제대로 형태를 알아볼 수 없으며 초점을 움직여야 피아식별이 가능해진다.

초점의 개념을 이렇게 정리해 본 이유는, 성실한 그림에서 놓치고 있는 포인트의 자세한 설명을 위해서다.

포인트를 놓치고 있다는 뜻은 초점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는 얘기와 같다. 우리가 대상을 바라봤을 때 먼저 보이는 부분이 무조건 있다.

내 시점과 가까운 부분, 모양이 눈에 띄게 복잡한 부분, 색이나 명암의 대비가 강한 부분, 포인트가 확실한 부분들, 예를 들면 동물을 봤을 때 대부분 눈부터 보게 된다. 눈 다음에 어디를 보게 되는지 순서를 매기며 관찰하면 초점이 머무는 순서를 알아낼 수 있다.

지금 얘기한 부분이 포인트의 가장 핵심이다. 이 초점 포인트를 이용해 강약 조절, 스타일 생성, 임팩트 등 다양한 효과들을 표현할 수 있다.

간단하게 함축적으로 정리하면, 대상을 관찰했을 때 먼저 보이는 순서를 그려놓은 그림에도 맞춰놓는 것이다.

모든 부분을 같은 초점의 강도로 그리는 것이 아닌 포인트로 연상 되게 만드는 방식이다. 포인트를 조절해 그리면 감각적, 사실적 느낌도 더 극대화할 수 있다.

먼저 보이는 부분, 포인트, 연상, 주제 등 비슷한 개념으로 초점에서 출발한다.

초점은 내가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 중 하나로 대상의 관찰을 통해 얻어낼 수 있는 부분이다.

결국 이 포인트를 놓치면서 하나하나 같은 강도로 그리는 것은, 초점이 계속 이동하는 것이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연상을 할 수 없게 만든다.

대부분 예술 장르에서는 모든 것이 설명된 상황 보다, 어떤 단서를 통해서 생각하고 연상하고 상상하는 과정을 선호한다.


대다수가 좋아하는 것들은 분명 이유가 있기 때문에 항상 중시하며 고민해 봐야 한다.


이 이론에 사실화를 적용하면 포인트를 다 잃어버린 장르로 생각될 수도 있다. 사실화에 대한 정의는 1권에서 정리해 놓았으니 참고해 보면 좋다.

간단히 정리해 보면 포인트가 적용된 극사실화도 있고 적용 안 된 극사실화도 있다. 같은 장르의 그림이어도 어떻게 해석하고 그렸느냐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진다.

시각 포인트들을 연구해 보면 좀 더 근거 있는 그림과 많은 재미 요소를 추가할 수 있다. 이 기반에서 근거 있는 간결함으로 연결할 수 있게 된다.


간결함은 다양한 해석과 느낌 표현으로 연결할 수 있으며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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