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혼란
배움에 대한 혼란이 커지는 경우는 대부분 개인 시간에 적용되지 않을 때다.
집에서 혼자 그리면 배울 때처럼 그려지지 않고, 배운 것들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선생님이 옆에서 얘기해 주면 어떤 식으로든 완성까지 진행되는 것 같은데, 집에서 혼자 그리면 전혀 모르겠다고 얘기할 때가 종종 있다.
일부의 사례가 아니라 꽤 많은 분이 겪고 있는 일들로, 간추려 보면 옆에서 알려 줄 때는 내비게이션을 켠 듯이 쭉 나갈 수 있는데, 혼자 하려니 진행 방향을 모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단서가 담겨있다. 만약 정말 혼자서 못하는 상태라면 옆에서 아무리 알려줘도 그 부분을 소화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각각의 진도가 존재하는 것이다. 연습량에 비례해 그릴 수 있는 부분이 보이며, 연습량이 부족하면 옆에서 알려줘도 그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누군가 알려줬을 때 보이는 부분들은, 혼자서도 분명히 알아내고 도달할 수 있는 부분이 된다. 단지 접근하는 방식을 잘못 잡았기 때문에, 배울 때와 혼자 그릴 때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그림을 배워 나갈 때 알려주는 내용에 충실하되 나름대로 해석해 나가는 자세가 중요하다. 어떤 정보가 들어왔을 때 그 정보의 출처를 파악해 보고 어떤 근거에서 출발한 내용인지, 실용성의 유무를 살펴볼 줄 알아야 한다. 그 시각을 갖추게 됐을 때 배우는 만큼, 혼자서도 그림을 진단하며 진행해 나갈 수 있다.
배움은. 한 달, 두 달, 길면 몇 년 뒤에 할 수 있는 것들을 더 빨리 당겨오는 방법이다.
혼자 그릴 때 가장 어려운 점은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이게 맞을까? 저게 맞을까?' 고민이 많아지고, 조금 진행하다가 막히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게 된다. 알려지고 주어진 정보들은 너무 많은데, 사실 여부를 구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기기 전이다. 거짓 정보를 통해 이상한 습관이 생기기도 하고 갈피를 잡지 못한다.
좋은 방향은 많지만 어디가 좋은 길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정말 어려운 점이다.
배울 때는 어떤 한 방향을 분명하게 제시받아, 옳다는 확신을 두고 표현들이 집중되었을 때 효과가 증폭된다. 혼자 그릴 때 경험하기 힘든 배움의 큰 메리트다.
옳다는 판단이 들려면 이것저것 해보고, 실패에 대한 극복과 성공 경험치도 많아야 하는 등. 여러 데이터가 충분히 쌓여야 좋은 방향성이 보인다. 배움은 이 시간을 빠르게 당겨주어 초반부터 확신을 얻을 수 있지만, 혼자 그릴 때는 이런 방향을 접하고 확신이 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하지만 오래 걸린다고 그 기간 쌓아온 숙련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결국 성장에 따라 속도가 비슷해지는 지점이 오기도 한다.
배움은 조금 더 빠른 길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뿐이지 걸어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갑자기 비행기를 태워 도착 지점까지 데려다주지 않는다.
좋은 지도를 구해 목적지를 설정하고 뚜벅뚜벅 걸어가야 한다.
배울 때보다 혼자 그릴 때 잘 안 풀리는 것은, 이 큰 방향을 못 잡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여러 가지 익히긴 했는데, 단편적으로 기억이 나니 적용할 타이밍이 보이지 않는다.
현재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가장 큰 카테고리를 정확하게 짚어놓고, 파생되는 이론과 표현들에 대해 분류해 본다. 공부할 때 노트에 정리해 놓듯 그림을 배울 때도 핵심과 개념들을 분류해 적고, 외우며 이해하는 과정을 거쳐 배울 때와같이 혼자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컨베이어 벨트 이론에서도 다뤘듯이, 기억을 연계성 있게 정리하여 배우고 익힌 시간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
금전적으로, 시간상으로, 감정적으로, 절약해 가며 배운 내용을 최대한 흡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진행하자.
그림의 체계는 혼자서 실행이 가능할 때 확실히 정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