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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동기 Sep 10. 2020

두 번째 에세이... 다시, 영화를 읽는 시간


모든 건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글에 댓글을 달았을 때부터 시작됐다. 신작 '영화는 두 번 시작된다' 출간 소식 글에 나 또한 영화 리뷰 글을 온라인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사람으로서, 꼭 한 번 책을 내고 싶다는 댓글을 달았었는데, 이 평론가께서 그 댓글을 보시고는 책을 내는 건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기회라며 꼭 도전해보라고 권유를 하는 댓글을 달아주셨더랬다. 어차피 몇 년간 쌓아놓은 글들도 있고 하니 한 번 원고 투고라도 해볼까 하며 시작했던 일들이, 가까운 서점과 도서관을 들러 각 책의 서지정보를 뒤져 출판사 이메일 주소를 뒤지는 일로 이어졌고, 원고 투고는 어느 덧 10곳, 20곳, 70곳을 넘어 갔었다. 시작은 좋았는데 아무리 원고를 보내봐도 그다지 긍정적인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 다만, 원고가 잘 접수됐다는 메시지와 간혹 검토를 해봤으나 아쉽게도 계약하기는 어렵겠다는 거절 메시지가 날라오곤 했다.


무명의 영화 블로거에게 출간은 참으로 어려운 길이었다. 더군다나 방문자 수도 조회 수도 미약하기 짝이 없었기에 출간은 말처럼 쉬운 게 결코 아님을 몸소 실감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출판사로부터 약간의 여지를 남긴 메일을 받게 됐는데, 그 여지에 희망을 걸고 이번엔 직접 출판사로 전화를 했다. 오랫동안 통화를 한 후에 좀더 원고를 확인하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얘기를 듣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다시 연락을 기다리길 며칠, 드디어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리고 내게 건네준 한 마디는 "계약합시다."였다. 지난 해 10월 말 즈음에 있었던 일이다. 그 후 출판사를 직접 찾아가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이후 초고를 뒤집어 다시 쓰고 교정에 또 교정을 하는 작업이 반복됐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올해 3월 경 드디어 첫 책이 세상에 나왔다. 책이 나왔는데도 기쁨은 커녕 홍보하기에 바빴다. 이곳저곳 연락도 해봤고 블로그 등 sns에 알리는데 주력했다.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몇몇 긍정적인 리뷰도 올라왔고, 여러 도서관들에서 입고 문의도 이어졌으며 지금은 강남구립도서관 북 큐레이션 3분기 추천도서에 선정되어 곳곳에서 홍보되고 있다. 얼마 전 출판사와 통화했었는데 조만간 1쇄가 다 판매될 것 같다고 했다. 이와는 별개로 계속해서 영화를 보고 글을 올리고 있었으니 그 사이에도 또 다른 글들이 많이 쌓여갔다. 여기에 지역신문에서 칼럼 게재 요청이 왔는가 하면, 월간지에 영화리뷰 코너를 만들어 1년간 원고를 작성해달라는 요청도 들어오기도 했다. 나름 바쁜 일정이 계속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여행에세이를 출간한 적이 있는 애정 이웃 한 분께서 두 번째 출간 계약을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축하의 말과 함께 나도 얼른 두 번째 출간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험에 비춰볼 때 지금 시작하면 내년 초순 즈음에는 두 번째 책을 만들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부랴부랴 챕터 하나 정도 완성할 정도의 짧은 분량의 초고를 만들고, 출간기획서와 예전 책의 홍보자료를 모았다. 지금 다시 보면 엉성하게만 느껴지는 포맷이지만 시작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었다. 이번에는 처음과는 달리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내가 꼭 함께 하고 싶은 출판사 몇 곳만 원고를 보냈다. 이미 책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 만큼 좀더 퀄리티 높은 책을 만들겠다는 생각이 앞서있었던 것 같다. 그렇게 원고를 투고하고 전혀 기대감없이 일상적인 업무에 빠져들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출판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3월 즈음에 전화통화를 했던 곳이었는데 출판 시장에 대한 안내와 함께 글의 스타일을 바꿔보라는 권유를 했던 곳이었다. 약 10여분 간 글과 조건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고 그렇게 나는 두 번째 책의 출간 계약을 하게 됐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책의 제목과 표지가 정해지고, 두 번째 책이 온라인 예약판매를 시작하게 됐다. 얼떨떨하기도 하고 좀더 내실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지금도 열심히 내용에 충실하고자 교정교열 중이다.



책이란 건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도 하지만, 이처럼 들뜨게 해주기도 하는 것 같다. 그 간의 과정 덕분에 영화 뿐만 아니라 책의 출간 관련 지식과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고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전해주기도 했다. 이제 책이란 게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노력을 심어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를 이해하고 있다. 참 어렵고 힘든 시간의 반복이었지만 어느 덧 내 이름으로 된 두 권의 책을 갖게 됐다. 영화를 좋아해서 시작한 일들이 책이라는 활자로 이어졌는데, 그럼에도 내 영화이야기는 계속될 것 같다. 꾸준히 영화를 보고 그 느낌을 글로 남기고 싶다. 평론가의 시각으로 본 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좀더 쉽고 좀더 편한 이야기들을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싶기 때문에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영화는 그렇게 어렵지 않다. 현실의 많은 부분을 반영하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영화는 쉬워야 한다.


*두 번째 영화에세이, "다시, 영화를 읽는 시간" 예약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댓글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예스24, 교보문고, 알라딘 등에 응원의 댓글 한번씩 부탁드려봅니다. 염치불구 넙죽.ㅠ)


 *영화에세이 출간이야기는 계속해서 업데이트할게요. :)


http://www.yes24.com/Cooperate/Naver/welcomeNaver.aspx?pageNo=1&goodsNo=92461168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linkClass=&barcode=9788966378548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6378544&start=pnaver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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