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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Jun 27. 2018

가구와 안경의 공통점

안경을 만들게 되었다.

편안함을 주는 디자인


 나는 가구디자인을 뿌리에 둔 디자이너이다. 가구디자인은 다른 분야보다 사람 피부에 닿아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편안함이 최우선 순위로 고려된다. 높이나 너비의 작은 수치 변화가 외관상 크게 도드라지지는 않지만, 가까이 다가가거나 앉았을 때 생각보다 사람들은 굉장히 민감하게 차이를 느끼게 된다. 이 차이를 이용하여 특정한 감상을 줄 수도 있고 무언가 메세지를 담기도 한다. 이것은 마치 하나의 조형예술이다. 사용성을 조금 내려놓더라도 말하고자 하는 바가 정확히 표현되는'아트퍼니처(Art Furniture)'로서의 가구를 배웠다. 가구들이 만들어지면 한번 혹은 두세번 정도 사람들에게 보여지며 이 결과물에 대해 이야기하고 축하하는 전시를 하게 된다. 후에는 그대로 창고에 묻히거나 억지로 내 방으로 가져와 한 공간을 차지하게 되었다. 과제를 위해 만든 다른 예술작품들처럼 판매가 되는 경우는 적었다. 난 이게 참 슬펐다. 내가 만든 창조물이 더이상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온전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는 것은 참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그래서 야외에 놓여 만인들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스트릿퍼니처(Street Furniture)'를 탐구하기 시작했다. 스터디모임을 만들어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야외조형물 공모에 가구를 출품하여 수상을 꽤나 했다. 어느 바닷가에 우리가 만든 벤치와 스툴이 있고 어느 공원에 우리가 설치한 평상이 있다. 누군가 그곳에서 행복을 느낀다. 정말 낭만적인 작업이었다. 나는 거기서 또 더 욕심이 났다. 사람들에게 그 이상의 편안함을 주고 싶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꼭 가구에서 멈춰있을 필요가 없었다. 사람의 피부에 항상 닿아있는 안경과 선글라스. 아이웨어(Eyewear)에 마음이 갔다.






가구와 안경의 공통점


 가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늘 보고 사용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다르다면 바로 차이를 느낀다. 안경의 작은 차이가 사람의 얼굴에 얼마나 뚜렷하게 적용되는지는 다들 잘 알고 있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첫 번째 공통점이다. 두 번째는 그리고 사람 몸에 오래 닿아있는 점이다. 늘 편안함을 추구하고 인체구조를 고려한다. 생명체가 아닌 이 물건들에 '다리'라는 표현을 두 분야 모두에서 쓰는 것도 참 묘하다. 세 번째로는 존재만으로 라이프스타일에 관여한다 것이다. 넓은 식탁이 있으면 여럿이 함께 즐거운 저녁을 먹을 수 있고, 선글라스가 있으면 화창하게 뜬 해를 즐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둘 다 너무 재미있다.

 

 앞으로 또 어떤 생각을 하고 무엇을 디자인하게 될지 모른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가구와 아이웨어 디자이너로서 나는 사람의 편안함을 추구할 것이다. 적으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고 한다. 그 과정과 모습을 브런치에 기록해본다. 글을 읽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영감을 주며 함께 공감할 수 있기를 바란다.




@antennaman_

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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