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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성택 Jun 27. 2018

뿔테를 쓰는 이유

늪에 빠진 이들이여 탈출하라.

 흔히 뿔테라고 불려지는 이 플라스틱 테는 우리에게 익숙한 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널리 쓰여지고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매력이 있는 마성의 안경이다. 한국인, 특히 남자들에게 유난히 사랑받는 스타일이다. 요즘 얇고 가벼운 금속테가 유행하지만 안경원이나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절반은 뿔테를 찾는다. 그중에서도 블랙은 부동의 1위. 변치않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오죽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동양계 유학생을 구분하는 방법 중 하나로 '검은머리에 검은 뿔테면 한국인이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베이징과 도쿄에서도 한국인을 검은 뿔테로 알아본다고 한다. 웃기는 기준이지만 그게 보통 들어맞는다고 한다. 왜 검은 뿔테가 한국인을 놀리는 듯한 이미지로 자리잡았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본인의 얼굴에 맞지 않는 뿔테 안경을 써서 인상이 맹해보이는 것 같다. 시력이 나빠 안그래도 크지 않은 눈이 더 작아진데다 얼굴에 맞지 않는 두꺼운 것이 얹어져 있으면 얼마나 흐리멍텅해보일까. 난 그 사람들이 제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어울리는 안경을 착용 했으면 좋겠다. 다른 면에는 진취적이고 깨어있으면서 얼굴에는 유난히 보수적인 분들이 있다. 뿔테도 뿔테 나름이다. 곡선 하나하나 깊은 맛이 있고 색도 굉장히 다양하다. 그런 뿔테에게 실례되는 획일화된 이미지가 굉장히 안타깝다. 




왜 뿔테를 선호할까?


 비교적 작은 이목구비에 선명한 인상을 연출할 수 있다. 그래서 안경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로 거울을 보면 얼굴이 엄청 허전하다고 느낀다. 이게 늪이다. 한번 착용하면 다른 얇은 안경들로 갈아타기가 정말정말 쉽지않다. 스스로 다른 스타일의 안경을 용납을 못한다. 안경을 바꾸더라도 또 넓고 두꺼운 뿔테를 찾게 된다. 얇은 안경을 시도는 하지만 큰 용기가 필요하더라. 내가 그랬다.

 그리고 관리가 쉽다. 금속테와 다르게 왠만큼의 힘으로 휘거나 구부러지지 않는다. 여기서 안정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한번 피팅을 하면 변형이 적다. 그만큼 신경을 덜 써도 된다고 인지한다. 아무렇게나 집어다 쓰고 일에 몰두하는 그런 모습이 그려진다. 한국의 빨리빨리 정서와 뿔테가 잘 맞는 것 같다는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왜 검은 색을 고르는가?


 안경테의 색을 고르는 방법 중 하나는 머리카락 색을 따라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검은 머리다. 그래서 블랙을 고른다. 머리털이 무채색이니 얼굴에 채도를 올리는게 얼마나 낯선 일인가. 채도 화장을 하지 않는 남자들에겐 다소 어려운 일이다. 호피무늬 마저도 굉장히 큰 도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옷을 입기에도 무난히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언제든 오케이는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늪을 탈출한 사람으로서, 뿔테족들이 이제 용기를 내서 여러가지 색의 다른 스타일 안경을 써봤으면 좋겠다. 

그러다 한번씩 쓰는 뿔테는 훨씬 더 멋스러울 것이다.







@antennaman_

정성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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