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5주차/ 3월 1주차 업무 일지

OKR 점검/ 정부 업무 수주/ 지원 사업 준비

by 앤솔로지클럽

매년 2월은 유난히 짧게 느껴졌지만, 올해는 특히 더더욱 그랬다. 바쁘게 사니까 딴 생각할 틈이 안 나서 그런 것 같다.


월요일 : OKR을 돌아보다

시퀀스 01_1.gif

우리는 매분기 시작 전월에 OKR을 세운다. 가뿐히 달성할 수 있는 정도의 목표가 아니라 미친듯이 뛰어서 숨이 헐떡거리는 것같은 정도로 달렸을 때야 겨우 이뤄낼 수 있는 것들로 목표를 삼기로 했는데 마지막 점검 차 한 번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대부분의 것들을 성취한 걸 발견했다.


숫자적인 부분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우리의 O는 자박자박 넘치게 초과달성 되었고 KR4개 중 3개를 넘치게 달성해냈다. 달성되지 못한 KR 하나는 60% 정도의 성적을 냈다. 그건 바로 우리의 사이드 프로젝트 목업 오케이션. 해외 유저들 사이에서 꾸준히 다운로드는 되고 있지만 우리에게 큰 비중을 차지할 수 없는 영역의 포션이라서 마음 속에 부채처럼 남아있다. 3월에 하루 날 잡아 해야할 일들을 끝내고 세상에 빨리 내놓는 걸 목표로 목업오케이션 새 시리즈를 출시하기로 했다.


IMG_4164.JPG

월요일엔 각자 인스타도 시작하기로 했고, 앤솔로지 클럽은 아무런 홍보도 없이 그냥 우리만의 잡지를 올리는 공간이었으니 여태 모아뒀던 콘텐츠와 이야기를 좀 더 다채롭게 보여주는 시즌2 형식으로 돌아오기로 했다. 시간은 만들면 된다. 시간 없다는 얘기 그만하기로 했다.


월요일 간식으로는 고요가 전자레인지로 돌려 만든 No 밀가루 단호박 빵. 처음엔 단호박을 왜 굳이 빵으로 먹어야 하냐고 놀렸었는데 고요가 사와서 함께 나눠먹고는 마음이 완전 바뀌었다. 고소하면서도 계피의 쌉쌀한 맛이 잘 어우러져서 집에서 꼭 해먹을 음식으로 떠올랐다. 햇살 드는데서 예쁘게 찍고 싶을 만큼 감동적인 맛!


IMG_4166.JPG

OKR을 너무 많이 달성해버려서 소심하게 목표를 잡았던 게 아닐까 얘기를 나눴는데, 그건 결코 아니었던 것 같다. 올 1분기 OKR을 세우던 때만 해도 이게 될까? 일단 넣어보자! 를 반복하며 짰던 계획들인데 해냈다니!


우리의 지난 시간들을 차곡차곡 쌓아올려가는 걸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정말 쉽지 않았던 일상들이었다. 생전 처음하는 일들을 많이 마주하고, 계속해서 해내려고 고군분투하던 시간들. 한 번에 일궈냈다면 성공인지도 모르고 당연하게 여겼을 것 같아 모든 과정에 감사함을 전한다.


스스로의 1분기 베스트 모먼트를 꼽자면 조이는 혼자 웹 구현하다 안 돼서 통한의 눈물을 터트리고 닦아내면서도 모니터 앞에 앉아 계속 다시 했던 순간을 꼽고 싶다. 구현이 안 되는데 이유를 모르겠고, 아무리 코드를 다시 짜도 안 돼서 성질이 나서 분노의 눈물을 흘렸었는데, 이런 감정은 학생 때 공부하다가 더 잘하고 싶은데 스스로의 한계를 마주해서 울었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그런 '좋은 분노'는 나를 성장으로 몰아넣고, 키워내줬다.


고요는 반대로 삿포로 워크샵을 뽑았다. 얼마나 행복한 순간이었는지와는 별개로, '놓는 연습'을 그 때 처음 했기 때문이다. 경주마처럼 스스로를 한 가지 목표만 바라보게 하는데 익숙했는데, 삿포로에서의 일시정지는 적당한 여유도 꼭 필요하다는 걸 상기시켰다. 조급함은 쫓기는 마음만 불러 일으키니까. 모든 일은 밸런스가 중요하다. 열심히 운동했으면 적당히 쉬어주어야 근육이 붙는 것처럼 적당한 휴식은 두 보 전진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것!


한참 회의를 하고, 할 일을 해내고 나니 집에 갈 시간. 버스 창 너머로 늘 보는 노을이지만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지던 날이었다.


화요일 : 투두 리스트의 장점

IMG_4174.JPG
KakaoTalk_Photo_2023-03-02-22-42-37.jpeg

화요일은 재택으로 각자 할 일을 하는 날! 재택을 하면 아침이 길어서 정말 큰 장점이다. 아침잠을 사랑하는 조이는 주로 잠을 채우는데 시간을 많이 쓰지만, 모닝루틴으로 매일 듀오링고와 말해보카를 하고 짬짬이 책을 읽는다. 햇살이 참 예뻐서 사진 한 장 찍었지만 사실 저러다가 금방 덮고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를 읽었다. 고요와 3월의 도서로 함께 읽는 중인데 다시 읽으니까 모든 부분이 새롭게 다가온다. 직장인일 때와 지금의 마음가짐, 그리고 시야가 참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낀다.


고요는 아침형 인간에 대한 선망으로, 기상 시간을 조금씩 당기고 있다. 유튜브에서 눈을 뜨자마자 햇살을 받으면 좋다는 정보를 접하고, 물 한잔 마시고 바로 베란다 앞에서 스트레칭을 한다. 매일은 아니지만, 스스로 통제하고 시작한 아침은 관성처럼 좋은 기운을 저녁까지 보낸다. 요즘 가장 좋아하는 루틴은 유튜버 이연님이 추천한 '모닝페이퍼'이다. 일기를 아침에 쓰는 개념인데 잠이 덜 깨서 가장 솔직한 나를 꺼내기 참 좋다. 여과없이 감정과 생각을 적고나면, 신기하게도 이성적으로 해결법을 고민하게 된다. 성취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고 이루기위해서 뭘 해야하는지 적으면... 하루가 설렌다.


화요일은 한 주의 투두리스트가 얼마나 중요한지 실감한 날이기도 하다. 오전엔 정신없이 계약 업무들을 처리하고, 점심 먹고서야 본격 업무를 다시 시작할 수 있었는데 투두리스트가 명확하다보니 해야할 일을 온전히 뽀개버릴 수 있었다.


날짜별로 해야할 일이 정해져있으니 중요도에 따라 미루지 않고 업무를 챙길 수 있고, 무엇보다도 오버타임하지 않게 스스로에게 브레이크를 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날 조이는 3년 만에 만나는 친구 모임이 있었는데, 욕심내지 않고 일을 끊은 덕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올 수 있었다. 일에 몰두하는 것도 정말 좋지만, 스스로 절제하는 법을 배워나가는 것 같아 뿌듯했다.



수요일 : 공휴일 에너지 충전!

IMG_4188.JPG
IMG_4200.JPG
브런치 @베이오그래피 님이 제작해주신 하나뿐인 로고 자수 선물. 수영가방은 다음에 들고 나가면 찍어와야지.

사실 조이는 요즘 일이 그 어느때보다 즐겁고, 평일의 경우 약속 나가야 할 시간이 되면 일을 더 해야할 것 같은 마음 때문에 발걸음이 무거운 적도 있었다. 하지만 수요일은 달랐다! 오전에 간단한 업무를 처리해서 마음이 편한 것도 있었지만 일에 대한 열정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지닌 친구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인사이트를 들을 수 있어서 기대되는 모임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건, 커뮤니티와 연대의 힘. 앤솔로지 클럽을 계속해서 운영하는 것도 마찬가지의 이유에서인데 서로의 고군분투를 들으면 손을 맞잡고 있는 것처럼 단단해지는 기분이 든다.


친구들에게 생일 선물로 앤솔로지클럽의 로고가 아로새겨진 예쁜 통과 오래전부터 정말로 갖고 싶던 수영가방도 선물받았다. 응원 받는다는 건 이런 기분이구나 다시 한번 마음 깊숙이 감사함을 새겨둔 날이다.


KakaoTalk_Photo_2023-03-02-22-45-15.jpeg
스크린샷 2023-03-03 오후 9.29.34.png

고요도 오후 약속을 생각하니, 아침에 오히려 처리해야 할 것들을 빨리 해버려서 좋았다. 반짝이는 집중력으로 어느 정도 일을 해두니 나들이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추운 동네 송도에 다녀왔다. 삿포로 까마귀 습격에 이어서 줄지어 새우깡을 노리는 갈매기 떼와 만났다. 세상 무서운 것 하나 추가요.


바닷가답게 엄청나게 바람이 많이 불었는데, 쌩쌩 매서운 바람이 부는 동네에서도 길을 찾아가는 철새를 만났다. 네 마리 새가 의젓하게 날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멋지던지. 바람에 흔들릴지언정 길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날 별 2개가 유독 밝아서 UFO다, 무인 정찰기다 농담 따먹기를 했는데 알고보니 금성과 목성이었다고 한다. 갈매기떼, 철새, 금성과 목성. 별거 아닌 목격이지만 이 하루가 너무 행운이란 생각을 했다. 의미는 내가 부여하는거니까.



목요일 : 공공문서의 날

시퀀스 01.gif 라떼는 사장님들이 손으로 도장 파줬었는데...이젠 기계가 전부 대체한다.

목요일은 아침부터 아주 바빴다. 우선 준비중인 지원사업 서류 제출을 해야했고, 계약서 한 건이 최종 승인돼서 업무 착수를 하게 됐고, 또 입찰한 건에 대한 부대 서류를 준비해야했으니까.


먼저 오전엔 지원사업 서류를 최종의 최종의 최종까지 꼼꼼하게 검수한다는 마음으로 고쳐나갔다. 맥과 한컴의 상극 궁합으로 고생스러웠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는 게 느껴져서 한글과 컴퓨터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기로 했다.


서류를 준비하다보니 계약서 한 건이 최종으로 들어와서 새로운 일 타임라인 밑 착수작업을 해야했다. 더불어 또 한 건의 계약 준비건이 관련한 레퍼런스랑 자료들을 많이 보내주셔서 그것도 돌아보고 메일로 회신해드려야 했다.


동시에 입찰한 건에 부대서류가 필요했는데, 인감 도장이 없어서 급하게 동네 도장집과 동사무소를 왔다갔다 해야했다.


이 모든 업무의 정신없는 틈은 고요가 진두지휘 해준 덕에 우선순위가 명확하게 해결됐다. 나는 성격이 너무 급해서 일단 처리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바로바로 끝내야 마음이 편한데, 고요 덕분에 한 텀 쉬고 중요한 일들이 뭔지 우선순위로 나누고 하나씩 해결했다.


덕분에 지원사업 제출과 신규 계약서 건 업무 타임라인까지 정리하고, 입찰한 건 부대서류 준비도 마쳤다. 함께해서 좋다는 말을 매일 해도 될까? 사실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없으면 해낼 수 없는 일들 뿐이다.


조이가 정말이지, 굉장히, 굉장히 바쁘게 (발로도 손으로도) 뛴 날이다. 한정적인 시간 안에 온라인에서 처리해야 하는 작업을 다 하고 오프라인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날아 다녔다. 나는 조이의 큰 무기 중에 하나가 행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해보는 일도 겁없이 하나하나 해결한 덕에 이 날의 투두 리스트를 전부 해냈다!



금요일 : TGIF, 보상의 브런치!


IMG_4243.JPG


금요일은 목업오케이션의 업무를 하루만에 끝내기로 미리 정해둔 날이다. 우리의 달성들을 성취할 겸, 예쁜 곳에서 맛있는 브런치를 먹고나서 함께 업무하기로 했다.


이렇게 함께 오랜만에 브레이크를 거는 것 같아서 생경하기도 했고, 좋기도 했고, 이런 날들을 만들기 위해 더 부지런히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요즘은 미래에 대해서 더 자주 얘기하고, 책을 읽고 감상을 나누며 하루를 더 선명하게 만들어가고 있다. 고요는 조이와의 대화가 우드 카빙을 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떤 형태를 만들기 위해 줄끌로 칼처럼 재단하는게 아니라,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형태를 조금씩 깎아가는 것. 우리가 다듬는 나무가 어떤 모양이 될지는 우리도 모른다. 하지만 이 과정 자체를 사랑하는 것처럼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닮아 있으리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제 다가올 3월은 더더욱 바쁠 일들이 가득하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매일의 감사함을 잊지 않고, 우선순위를 챙기고, 우리의 인생을 프로젝트처럼 잘 꾸려나가기로 했다!




이전 10화2023년 2월 4주차 업무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