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이런사람입니다나는이런상처가있습니다이렇다고요들어보라고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는 사람을 바로보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다르다. 같은 것을 봐도 다르게 느낀다. 이를 다른 말로 '가치관'이라고 한다. 무엇을 중심에 두고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가치관은 강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서로 합의점을 찾아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안 된다. 적어도 내가 느끼기에, 나의 주변에는 '무엇이 옳은가' 또는 '무엇이 더 좋은가'라는 잣대로 가치관을 강요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중, 가장 안 맞는다고 생각한 부분은 '말하기'라고 할 수 있다.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반대의 사람도 있기 마련이다. 말하는 것을 쉽게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렵게 한 마디를 꺼내는 사람이 있다. 나는 후자에 해당한다. 어쩌면 말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편이다. 내가 상처 준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지 않으면 입을 열지 않는다. 이건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서부터 실천하고 있다.
세상에는 수많은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공감할 부분인데, 어떤 것을 선택하든 그 선택에 대해서는 반드시 부정과 긍정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편이다. 내가 아무리 좋은 것을 했다고 하더라도, 욕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고 유익을 끼쳤다고 해도,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해도 뭐라고 하고, 저렇게 해도 뭐라고 하는 게 세상의 문제가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서, 말을 해서 문제가 생길 바에는 말을 하지 않고 생기는 문제를 받아들이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을 가진 내게, 수없이 강요당한 말이 있다.
"왜 말을 안 해?"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솔직히 역겹다. 한두 번 하는 말이었다면 어느 정도 이해하겠지만, 선을 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속으로 '내가 왜 당신에게 말을 해야 하지?'라는 말만 되뇐다.
타인과의 관계에 지친 나 자신을 볼 때마다 안쓰럽다. 말을 하면 해서 문제라고 하고, 그래서 줄이면 왜 말을 하지 않냐고 타박하는 현실 앞에, 체념하기에 이르렀다. 그래, 그냥 감정을 없애자. 표정을 없애자.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이것을 강요하는 사람이 긍정적으로 보일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왜 말을 안 해?"라고 내뱉는 사람을 보면,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자기 자신에 대해 끝없이 말한다는 것.
나는이런사람입니다이런상처가있습니다이렇고요들어보라고제발내얘기좀제대로들어보라고경청하라고그게너와나의관계아니냐고요너는이해할수있지않니.
겉으로는 착해 보인다. 그러나 한 번 말하기 시작하면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사람들이 자기를 어떻게 오해하는지 끝없이 어필하기 바쁘다. 그러다가 상대가 말하기 시작하면,
너가더조심해야한다내가지금충고하는거를들어야한다아무에게나이런얘기해주지않는다왜그렇게선택했니더나은방향이있었겠지.
모든 대답이 교훈, 충고로 가득하다. 그러니, 누가 말을 하고 싶겠냐고. 자신에 대해서 끊임없이 말하는 사람을 보면, 쟤 왜 저럴까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자기가 자기에 대해 말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외부에 있는 것처럼 말하면서 어려움을 토로하는 것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말을 잘하면 사람들이 좋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말을 잘한다는 것'이다. '자기 이야기를 잘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 것, 나를 강조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좋아해 줄 것이라는 착각 속에서 벗어나야겠다. '쟤 왜 저래'의 '쟤'되지 않기 위해서. 그 이야기는 들을 가치도 없는, 띄어쓰기가 전혀 없는, 타인이 들어갈 공간이 전혀 없는, 의미 없는 단어의 나열에 불과할 테니까.
나는이런사람입니다나는이런상처가있습니다이렇다고요들어보라고나는이런사람입니다나는이런상처가있습니
이렇다고요들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