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이기적이고 시야가 좁다.

by 앤틱

1 좁은 시야



사람은 시야가 좁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당장의 이익이나,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장기간의 이익을 놓친다. 열심히, 그리고 힘든 일을 한 팀원들에게 시원한 음료 한잔 정도. 물론 숫자로 바라본다면 손해겠지.


하지만, 그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침묵을 유지하다가 팀원의 누군가가 먼저 제안한다.

"오늘 고생한, 그리고 고생할 팀원들에게 탄산음료 한 잔씩 어떤가요 팀장님?"

팀장은 말한다.

"너만 힘든 거 아니야. 우리 모두가 힘들어. 돈 벌잖아? 직접 사 마시는 게 어때?"

그렇게 열정 가득히 1인분을 넘어서 2인분, 어떨 때는 3인분. 그리고 이 팀을 위해 열심히 기여한 한 사람이 상처를 입는다.

그리고 결심한다. 여기에 머물지 않겠다고.


물론, 그는 대체 불가능한 인재가 아니다. 하지만 묵묵히 일하던 그가 그렇게 느낀다는 것은, 다른 이들은 이미 느낀다는 점이고 다른 인재가 나타났을 때, 똑같이 반복되며 그렇게 서서히 팀은 무너진다.

하지만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우리는 모두 어리석기 때문에.


이보다 더 큰 집단에서도 이 같은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프로선수와 구단. 그들은 계약의 형태로 이성적인 약속을 맺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 세상은 이성적인 부분만 있는 게 아니다. 감성과 감정을 무시할 수 없다. 계약이 끝났다고 해서, 그 팀의 레전드 선수를 좋게 보내주지 못한다면? 물론 계약이 끝남으로써 구단이 법적으로 해야 할 일은 다 한 것이겠지만, 많은 이들이 그 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어떻게 자기의 벌이보다 더한 퍼포먼스를 취할 수 있을까? 반대의 경우도 똑같겠지만.


나 또한 시야가 좁다.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시야를 넓히려고 노력한다.

난 매일 깨닫는다. 나는 어리석고, 시야가 좁다는 사실을.


2 이기적인 사람



설거지를 하다가 옛날 생각이 났다. 이기심에 가득 찬 삶. 군대에 있을 때였다. 나는 운전병으로 부대에 갔고, 열심히 군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존감이 높지 않아서 타인의 시선을 많이 신경 썼다. 덕분에 선임이든 후임이든 간부든 모두에게 이미지가 좋았다. '나 자신' 이 없었기 때문에, 사실 많이 힘들었다. 그 힘듦이 타인의 인정으로 잠시 사그라들고, 다시 힘들어지고의 반복이었다. 계속해서 낭떠러지로 떨어지는데, 나뭇가지에 걸려서 잠시 멈춘 것을 나는 올라가고 있다고 착각하며 살았던 것이다.

그렇게 타인의 인정으로 아등바등 살아가던 와중, 의무 운전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생겼다. 의무 운전병을 하던 선임과도 사이가 좋았고, 수송부에서 이미지가 괜찮았기에, 내가 이어받는 것에 이의를 가진 사람은 없었다. 수송관님만 제외하면 타이밍도 괜찮았고, 평판도 좋았기에 거의 내가 받는 것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난 관심이 그렇게 없다며 하면 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라는 스탠스를 취했지만, 내심 기대가 생겼다. 또 어떻게 보면, 크게 관심이 없는 척하며 오히려 상황을 좋게 만들려는 나의 무의식적인 전략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어찌 됐든,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이제 결정이 되어야 하는 시기가 왔다. 하지만 수송관님은 내가 수송부에 남아 배차를 더 맡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셨다.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렇게 수송부에 남고 운전 경험을 더욱 많이 한 것이 나에게 더 좋은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때 당시에는 군 생활을 하면서 수능 공부에 대한 고민도 있었고, 무엇보다 수송부에 남아 있는 것보다 루틴 된 삶이 되기에 너무 매력적이었다. 수능 공부에 대한 고민도 해결할 수 있었고. 하지만 상황은 나의 기대와는 반대로 흘러갔다.

수송관님의 생각은 매우 강경했다. 나를 수송부에 남기고 싶은 마음과, 또 계속 운전을 잘하는 병사를 다른 부서로 보내야 된다는 사실이 마음에 안 드셨다. 이 두 가지가 합쳐져서 수송관님의 생각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나는 너무 속상했다. 열심히 군 생활을 한 나에게 오히려 보상이 아니라 불이익을 주는구나라며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열심히 군 생활을 한 게 의미가 없다면서 말이다. '나 자신'이 없었기에, 그저 나를 위해, 그리고 그냥 인생을 살아가는 태도로써 열심히 그때그때 최선을 다하자가 아니라, 사실은 나도 계속해서 어떤 '보상'만을 위해 열심히 했던 것이다. 그러니까, 이 상황이 힘들었던 거겠지. 그리고, 그때 나보다 좀 더 후임이, 운전을 많이 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 때문에 수송관님이 그 후임을 의무대에 보내려 했던 것이다. 그 상황에 나는, 나의 가득한 이기심으로 후임에게 "나도 너무 의무 운전병이 하고 싶어서, 할 수 있는 대로 노력을 해보려 하는데 이해 좀 해줘"라며 이기심을 부렸다. 또, 다른 선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후임이 운전 실력이 부족한데, 긴급상황이 생기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말을 했었다. 사실은 그 긴급상황이 걱정된 게 아니라, 내가 의무 운전병을 하지 못할까 봐 이런저런 이유를 붙인 것이었다. 뭐,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동의한 의견이긴 했지만, 누가 봐도 이기적인 마음이었다. 결론적으로 그 후임은 의무 운전병으로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이기심을 숨긴 그 걱정들은 쓸모없는 걱정이 되었다.

이런 디테일한 일뿐만 아니라, 나는 매일매일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듯하다. 사랑받고 싶지만, 또 내가 더 사랑하기는 싫은 이기심. 집에 얹혀살며 많은 돈을 아끼고 있지만, 집안일을 나만 하는 사실에 대한 짜증이 드는 이기심 등.. '인생은 혼자야'라는 말이, '사람은 이기적이야'라는 말과 같이 떠올려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사실은 같은 말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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