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많은 지하철을 탔다.
아직도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것일지, 정말 내가 착한 것일지는 모르겠으나
매너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뒤로 메고 있던 백팩을 앞으로 멘다. '백팩'인데 앞으로 멘다.
입구 쪽에 자리를 잡고 손잡이를 잡은 채로 서 있었다.
지하철에서 내리기 위해서는 나를 지나쳐야 했다.
나도 이 역에 내린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몸을 옆으로 틀었다.
그러던 와중 앉아 계시던 아저씨의 발을 살포시 찼다.
죄송하다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아니, 사실 내뱉긴 했는데 목소리가 작았던 것 같다.
에어팟으로 듣는 음악의 소리가 너무 커서, 제대로 내뱉었는데 내가 잘 모르는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싶었지만 사실 조용히 내뱉었다는 감각은 내 안에 분명히 있었다.
분명 죄송한데, 무언가 쪽팔려서였을까?
순간적으로 다리를 앞으로 뻗고 계신 당신 탓도 있지 않겠냐는 말을 속에서 흘려보낸 채
용기가 없어서 죄송하다고 크게 외치지 못했다.
용기가 없어서
여기에 글을 씁니다.
죄송합니다. 진심이에요
근데 다음에는 다리 좀 넣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