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마음가짐

사소함에서 나오는 지속성

by 앤틱

2025년 10월부터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 예전부터 영어에 대한 욕망이 있었고, '그냥 하루에 30분만 공부하자'라는 마음가짐으로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잘 유지해오고 있다.


집 근처에 늘 가던 카페를 가려다, 발길을 좀 더 멀리 있는 카페로 옮겼다. 프랜차이즈 카페이긴 하지만, '장사가 되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여유롭다. 해외로 떠나 조용한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하는 마음 편한 곳이다.


커피를 주문한 뒤, 자리로 가져다주겠다는 직원분의 말에 대답하고 자리에 앉았다. 노트북을 가방에서 꺼내어 화면을 펼치고, 나만의 플리를 듣기 위해 이어폰을 꽂으려는 순간 영어가 내 귀에 들렸다. 입구 쪽에 가까이 있던 할아버지 두 분. 그쪽에서 영어의 대화 소리가 들렸다. 이어폰을 다시 내려두고, 귀를 기울였는데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하필 할아버지 두 분의 목소리가 작아졌고, 노래의 볼륨소리는 올라간 듯했다. 커피를 받은 뒤, 빨대의 비닐을 버리는 척하며 할아버지 두 분께 다가갔더니 영어로 대화 중이셨다. 그냥 바로 '멋있다'라는 말이 내 안에 울려 퍼졌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하루 30분만 하자는 계획을 지켜나간 지 3개월. 거리가 정말 멀었었던 영어가 내 삶의 일부분에 녹아들었다. 자연스레 나의 안테나가 영어로 향한다.


이전에 '성공하려면 영어를 잘해야지!'라는 거대한 마음가짐으로 얼마나 수없이 시도를 해왔던가. 나란 사람은 오히려 큰 마음가짐을 가지면, 거기에 에너지를 다 뺏겨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인가 보다.


독서와 글쓰기도 그랬다. '성공하려면 독서와 글쓰기를 해야 해!'라는 마음으로 성인이 된 이후, 매번 시도를 했지만 1년에 1권 읽을까 말까였다. 근데, 어느 순간 그냥 책을 펼쳐 읽었다. 그게 벌써 2년이 흘렀다.


러닝도 그랬다. 한국에 러닝붐이 일어나기 전, 나는 여러 시도를 했었다. 그냥, 건강한 삶을 살고 싶은 마음이이었다. 군대에 있을 때, 2주간 그냥 '하루에 30분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뛴 적이 있다. 하필 그때 체력검정이 있었고, 2주간 매일 러닝을 하고 있었으니 나의 실력이 궁금하기도 했다. 그렇게 특급을 받았다. 운동 잘하는 애들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2등을 했다. 만일 '특급체력을 만들자!'라고 마음가짐을 크게 가졌다면, 불가능했으리라.


이뤄놓은 성과는 크게 없지만, 그 사이에서도 사소한 성과들을 돌이켜보면 가벼운 마음가짐이었다. 그 가벼운 마음가짐에서 지속성이 생겼고, 지속하다 보니 점차 목표가 생겼다.


작가로서의 마음가짐도 그렇다. 책을 읽고, 글을 쓰다 보니 자연스레 꿈이 생겼다. 근데 그 꿈이 사실 좀 컸다. 소설을 써서 성공하고 싶고, 전독시 같은 대작의 웹소설을 쓰고 싶고, 뭐 그런 큰 마음가짐이 있었다. 그래서 그저 공책, 아이폰 메모장, 노션이라는 우물 안에서만 글을 썼다. 몇 번씩 블로그나 브런치에 숙제처럼 올릴 뿐이었다.


독서, 글쓰기, 영어, 러닝이 내 삶에 녹았던 방식처럼,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브런치에 글을 자주 올려봐야겠다는 작은 마음가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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